차범석 ‘산불’, 뮤지컬 ‘댄싱 섀도우’로 부활

작가 고(故) 차범석 씨의 1주기를 맞아 그의 대표작이자 6·25 전쟁을 배경으로 한민족의 애환을 담은 ‘산불’이 연극과 뮤지컬로 잇달아 선보인다. 특히 창작 뮤지컬의 부진 속에 8년간 기획한 야심작 뮤지컬 ‘댄싱 섀도우’에 거는 기대가 크다. 댄싱 섀도우는 오는 7월 8일부터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뮤지컬 댄싱 섀도우는 1999년 첫 기획을 시작해 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준비된 작품이다. 극작가 아리엘 도르프만(Ariel Dorfman), 작곡가 에릭 울프슨(Eric Woolfson)의 창작의 힘은 희곡 산불을 희망적인 현대적 우화로 거듭나게 했다. 시공을 초월한 전쟁의 아픔과 폐해, 전쟁으로 파괴된 인간성에 대한 회복이라는 주제의식은 그대로 두고 뮤지컬적인 유머와 희망의 엔딩이라는 스토리를 추가했다.특히 이번 작품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영국 웨스트엔드 현지 배우들의 워크숍을 거쳐 작품을 가다듬었다. 또한 실력 있는 배우들을 선발하기 위해 공연 시작 1년 전에 오디션을 진행해 김성녀 배해선 김보경 신성록 성기윤 등의 수준급 배우들을 선발했다. 가장 주목 받고 있는 배우는 ‘마마 아스터’ 역의 김성녀. 그녀는 극작가 아리엘 도르프만 작품의 전문 배우로도 유명하다. 그녀는 이번 작품으로 3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서 관객들을 맞게 되며, 그녀의 결혼식 주례를 맡았던 고 차범석 씨와의 인연을 뮤지컬로 이어간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뮤지컬 댄싱 섀도우는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 일어난 세 남녀의 사랑과 배신, 상처, 그리고 남편과 자식을 전쟁에 모두 잃어버린 과부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전개한다.원작인 산불의 극중 인물들의 관계를 재정리해 양씨와 점례, 최씨와 사월 이 두 집안의 대결 구도를 조상들의 영혼이 살고 있는 ‘영혼의 숲’을 수호하려는 나쉬탈라와 도시에 대한 동경으로 숲에 대한 중요성을 잊어버린 신다, 그리고 그녀의 어머니 마마 아스터의 대립과 갈등으로 만들어 갈등의 밀도를 높였다. 또한 점례와 사월의 남자이자 인텔리인 규복은 목수 솔로몬으로 설정해 숲을 파괴하는 사람으로서 나쉬탈라, 신다와의 러브스토리의 깊이를 부각시켰다.무엇보다 신비로우면서도 고급스러운 세미 팝 클래식의 뮤직 넘버는 공연 내내 관객의 귀를 부드럽게 어루만져 준다. 그중에서도 나쉬탈라와 솔로몬의 사랑의 듀엣 곡 ‘너를 보면’은 아름다운 멜로디로 관객들의 감성을 포근하게 감싸주고 작품의 주제곡인 ‘그림자와 춤을’은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멜로디로 기억될 것이다. 여기에 현대무용 발레 탱고 포크댄스 등 다양한 춤의 세계가 녹아 있는 다채로운 안무로 구성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공연일정 : 7월 8일~8월 30일공연시간 :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일·공휴일 오후 3시, 오후 7시 30분공연장소 :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티켓예매 : 1588-7890, 1544-1555, 1566-1369김지연 기자 jykim@money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