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카란 자동차 경주에 출전하는 레이싱카 수준의 성능을 갖춘 양산형 자동차로 엔진 최고 출력이 500마력, 최고 시속이 300km에 이르는 최고급 자동차를 말한다. 슈퍼카는 당대 최고의 자동차 기술이 총망라돼 있어 자동차 기술의 현주소를 가늠하는 데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이 때문에 각 자동차 메이커들은 기술 장치를 개발하는 데 수만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뒤 탑재 여부를 결정하며 탑재된 장치는 수년 후 일반 양산형 모델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관례다. 슈퍼카는 모든 공정이 수작업으로 진행되며 한정 수량만 제작돼 희소성이 크다는 것이 특징이다.차 값만 해도 대당 수십억 원을 호가하기 때문에 슈퍼카는 어지간한 재력을 갖고 있지 않고서는 구입하기가 어렵다. 해외 유명 인사들 사이에서 슈퍼카를 몇 대나 갖고 있는지가 재력 평가의 중요한 잣대로 사용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그러나 속도가 빠르다고 해서 모든 자동차가 슈퍼카로 불리진 않는다. 슈퍼카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을 충족시켜야 한다. 우선 출력과 속도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차량 섀시다. 엄청난 속도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가볍고 날렵한 섀시를 만들어야 하는데 여기에 슈퍼카의 노하우가 담겨 있다. 대표적인 슈퍼카로 불리는 맥라렌은 엔진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자동차 섀시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회사다. 맥라렌이 만든 섀시는 고출력 엔진만 장착하면 그 어떤 자동차도 슈퍼카로 변신시키는 마력이 있다. 1990년대 중반까지 제작한 맥라렌 F-1은 맥라렌이 제작한 차체에 BMW 엔진을 장착한 모델로 현재 국내에는 4대 정도 수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값은 2~3년 전만 해도 15억원 선을 웃돌았지만 지금은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인기가 높다. 요즘 제작되는 맥라렌 SLR는 메르세데스벤츠 엔진이 장착된 모델이며 국내에는 10여 대가 수입된 상태다.6월 5일부터 10일까지 6일간 대구 전시컨벤션센터(EXCO) 1층과 야외 전시장에서 열린 ‘2007 슈퍼카 페스티벌’에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비싼 차인 부가티 베이론(시속 408km, 35억 원)을 비롯해 엔초 페라리, 맥라렌 SLR,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마세라티 MC12 등 슈퍼카 7대와 페라리 F430, 포르쉐 996 GT2,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등 준 슈퍼카 17대를 합쳐 총 24대가 전시됐다. 부가티 베이론은 이번 모터쇼 기간 중 관람객들의 관심을 가장 높게 받은 슈퍼카다. 지난 2000년 프랑스 파리 모터쇼에서 모습을 보인 부가티 베이론에는 아우디 A8엔진을 두 개 연달아 붙인 W16기통 8.0리터급 엔진이 장착돼 있고 터보차저가 4개나 달려 있다. 부가티 베이론은 최고 출력이 1001마력, 최고 속도는 시속 407km를 기록해 현존하는 자동차 가운데 가장 빠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3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14초에 불과하다. 공기를 잘 가를 수 있도록 딱정벌레 같이 납작한 유선형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효과적인 방열을 위해 엔진, 배기구가 외부에 드러나도록 설계됐다. 최고 속도로 30분 이상 주행하면 타이어가 다 타버릴 정도로 폭발적인 가속력을 내기 때문에 부가티는 최고 속도로 15분 이상 주행하면 자동으로 속도가 떨어지도록 자동차를 설계했다.부가티 베이론은 1년에 딱 50대만 생산하고 있으며 판매가는 35억~40억 원선이다. 국내에는 약 2대가 수입됐으며 이 중 1대는 지난해 10월 모 변호사가 구입해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는 2도어 2인승 스포츠 쿠페로 지난 2001년 람보르기니 전설의 스포츠카인 디아블로 후속작으로 개발됐다. 흡배기 가변 타이밍을 사용한 이 차의 엔진은 최고 출력 571마력, 최대 토크는 66.4kg·m이다. 무르시엘라고는 엔진 냉각기 온도가 허용치를 넘거나 주위 공기 온도가 섭씨 32도를 넘으면 측면 흡기구가 자동적으로 움직여 고속 주행 시 엔진에 무리가 덜 가도록 설계됐다.후미등 사이에 있는 자동 조절형 리어 스포일러는 시속 130km까지는 닫혀 있다가 시속 130~220km에 50도로 열리며 시속 220km를 넘어서면 70도로 벌어진다. 국내에는 8~10대가량이 수입돼 있다.엔초 페라리는 페라리의 슈퍼카를 대표하는 모델이다. F-1 경주용 차량에 채택된 기술을 적용해 만든 이 차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30초 만에 도달하며 최고 시속은 348km다. 2002년 파리 모터쇼에 처음 발표될 당시는 차 값이 64만3320달러였으나 단종된 이후 실시된 지난 2005년 소더비 경매에서 127만4229달러에 팔리는 등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3년 전 국내 수입가는 12억 원이었으며 현재 7대가 수입돼 있다. 모 그룹의 오너 2세와 의사, 변호사, 부동산 개발업자 등이 이 차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번 모터쇼에서는 마세라티 MC12도 공개됐다.마세라티 MC12는 엔초 페라리를 바탕으로 설계됐지만 외관은 마세라티의 고유한 미를 그대로 살려 디자인됐다. 보닛(후드)은 가운데를 향해 굽어지며 모여드는 라인으로 개성을 살렸고 폭포처럼 떨어져 내리는 두 개의 공기 배출구가 있다. 보닛 양쪽 홈은 노즈 흡입구에서 들어온 공기를 위로 뿜어내기 위한 것으로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실내는 카본과 티타늄, 가죽, 직물을 파란색으로 통일해 전체적으로 날렵함을 강조했다. 마세라티에 장착된 V12 6.0X엔진은 7500rpm에서 630마력의 강한 힘을 내고 5500rpm에서 66.5kg·m의 최대 토크를 뿜어낸다. 최고 시속 330km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3.8초다. 첨단 복합 소재와 알루미늄이 차체 무게를 줄이고 강성을 높였다. 차 값은 대당 18억 원이다. 맥라렌 SLR는 메르세데스벤츠 산하 AMG가 S클래스를 엔진을 바탕으로 만든 스포츠카 모델이다. 이 차에는 5500cc급 V8기통 엔진을 얹어 최고 시속 334km까지 낼 수 있다.포드 GT는 F-1 자동차 GT40을 기본으로 제작된 자동차로 포드자동차 설립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됐다. 알루미늄으로 프레임과 차체를 구성했고 일부 장치는 강화플라스틱을 사용했으며 보닛에 카본 파이버 재질을 사용해 차체를 가볍게 한 것이 특징이다. V8 5.4리터 엔진이 장착돼 있으며 최대 500마력, 시속 320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엔진을 투명 커버로 덮어 시원스럽게 들여다 볼 수 있다. 이 밖에 포르쉐 959는 현재 2대 정도 수입됐으며 국내 모 재벌과 개인 사업자가 각각 한 대씩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최근 들어서는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도 슈퍼카 제작에 뛰어들고 있다. 일본 최초의 슈퍼카인 혼다 NSX는 세계 최초로 보디와 서스펜션을 알루미늄으로 제작했으며 VTEC엔진(3.0L V6 DOHC)이 장착됐다. VTEC엔진은 넌터보(Non-Turbo) 자연 흡기 방식 엔진으로 280마력을 넘나드는 엄청난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NSX는 1990년 판매를 시작해 총 1만8000대 이상 판매됐으나 세계 각국의 환경 안전 규제를 충족시키기 어려워 지난 2006년 단종됐다. 1992년 선보인 닷지 바이퍼 RT 로드스터 모델도 슈퍼카로 분류되는 모델이다. V10 OHV엔진을 장착했으며 최대 출력은 450마력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4.1초, 최고 속도는 시속 309km로 탁월한 성능을 자랑한다. F-16 전투기와의 경주에서 0.8km를 18초 만에 주파해 전투기를 꺾은 차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슈퍼카 구입방법현재 국내 판매되고 있는 슈퍼카는 한국 법인(슈투트가르트 스포츠카)이 설립된 포르쉐가 유일하다. 페라리, 마세라티는 작년까지 쿠즈플러스가 독점 판매해 왔으나 올해 초 판매권을 이탈리아 본사에 반납해 공식 수입의 길이 사실상 막혔다. 람보르기니, 부가티, 맥라렌 등은 아직 국내에 공식적으로 수입되지는 않고 있으며 현재 시중에서 볼 수 있는 차는 대부분 소유자가 해외에서 직접 공수해 온 것들이다. 해외에서 슈퍼카를 구입하면 배기량에 따라 자동차 값의 일정 부분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국내에 수입된 자동차는 일단 충남 천안에 있는 자동차 성능연구소에서 안전 테스트를 받으며 여기에서 합격 판정을 받으면 번호판이 발급된다. 정식 번호판은 자동차에 있어서 주민등록증과 같은 역할을 하는데 간혹 배기 가스구 방향, 차고 등이 국내 기준과 미흡해 통과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슈퍼카 소유자들 가운데는 일반 도로가 아닌 정식 레이싱 경기장에서만 차를 타기 위해 정식 번호판을 신청하지 않기도 한다. 한편 슈퍼카는 희소성이 커 투자 가치가 매우 높다. 부가티 베이론이나 엔초 페라리는 매년 1억 원 이상씩 값이 뛴다.슈퍼카는 누가 타나그렇다면 슈퍼카들은 주로 언제 어느 코스에서 자주 나타날까. 사실 일반인들이 평상시 슈퍼카를 직접 목격하기는 쉽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슈퍼카 마니아들은 고속 주행을 즐기기 때문에 늦은 밤이나 새벽 시간을 이용해 드라이빙을 즐긴다. 이들이 주로 선택하는 코스는 인천국제공항까지 연결되는 신공항고속도로. 이용 차량이 많지 않아 남의 이목을 끌 염려가 없어서다. 이들은 주행 시 항상 BMW7 시리즈나 아우디 A8과 같은 자동차들의 안내를 받으며 이동하는데 이들 차량에는 수행 비서나 전문 카레이서가 타 드라이빙 전반을 책임진다. 최근 들어 슈퍼카 소유자들 사이에 동호회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새벽 시간대 올림픽대로에서 포드 GT40, 엔초 페라리, 맥라렌 SLR가 동시에 등장하는 경우가 종종 목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