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츠 시계’라고 하면 요트 경기나 레가타(조정) 경기를 즐기는 영국 귀족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만큼 남의 나라 얘기처럼 느껴진다는 이야기다. 그나마 우리나라 현실에서 크게 동떨어지지 않은 게 육상경기용 크로노그라프가 달린 시계나 스쿠버 다이빙용 시계 정도.그러나 스포츠 시계를 찬다고 꼭 ‘스포츠맨’이 될 필요는 없다.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스포츠를 표출하거나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하는 다른 방식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실제 다이버 시계를 사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일생에 단 한번도 잠수복을 입지 않는다. 심지어는 바다로 뛰어드는 것도 꺼리는 사람도 있다. 그저 시계를 착용한 자신의 모습과 시계가 가져다주는 막연한 이미지를 즐길 뿐이다. 스포츠 시계는 통상 여러 스포츠 경기에서 시간을 잴 때 필요한 크로노그래프를 비롯해 나침반, 고도계, 심장박동 측정기 등의 기능을 갖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스포츠 시계라고 하면 단순히 이 같은 기능에만 충실할 뿐 스타일은 신경 쓰지 않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많은 시계 업체들이 실용성은 기본으로 챙기고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살리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테면 골프나 조깅을 할 때는 물론 직장에서도 어울릴 수 있는 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런 스포츠 시계를 누가 처음 시작했느냐는 재미있는 논쟁거리다. 까르띠에는 창업자인 루이 까르띠에가 1904년 그의 브라질 친구인 산토스 뒤몽이 비행기를 탈 때 찰 수 있도록 특별 제작한 손목시계가 스포츠 시계의 시초라고 주장한다. 이 시계가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비행기 조종사들은 상의 어딘가에 넣어둔 포켓 시계를 찾느라 애써야 했었다. 이것이 발단이 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 바로 까르띠에의 ‘산토스’ 컬렉션이다. 하지만 롤렉스가 먼저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롤렉스워치컴퍼니의 전신인 윌스도프 앤드 데이비스는 1927년 방수 시계인 ‘오이스터’를 출시한 뒤 영국의 타자수인 메르세데스 글라이츠에게 이 시계를 차고 영국 채널을 건너도록 하는 행사를 벌였다. 15시간15분만에 글라이츠는 무사히 수영을 마쳤고 당시 시계도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다음날 일간지인 ‘데일리메일’ 1면 축하 광고로 화려한 데뷔를 장식한 오이스터는 지금도 롤렉스의 효자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모리스 라크로아 | 폰토스 크로노그래프 발그랑쥬기존 폰토스 커넥션에서 케이스 사이즈가 46mm로 더욱 커졌다. 정면은 빛의 반사를 막아주도록 코팅 처리된 돔 모양의 사파이어 크리스털이 부착됐다. 크로노그래프와 타키미터 기능도 있다. 뒷면에도 크리스털이 부착돼 무브먼트의 움직임을 볼 수 있다. 무브먼트는 오토매틱인 발그랑쥬 A017 칼리버. 200만 원대.롤렉스 | 요트-마스터II 레가타 크로노그래프1992년에 선보인 요트-마스터의 후속 모델. 레가타 선수와 요트 마니아를 위해 레가타때 사용할 수 있는 카운트다운 기능이 들어갔다. 10분 동안 삼각형의 바늘이 ‘0’부터 ‘10’까지 움직이며 푸셔 버튼을 누르면 시작, 정지, 설정 등을 조정할 수 있다. 케이스 지름은 43mm. 숄더(크라운을 감싸는 부분)로 보호된 트리플록 크라운이 있다. 파워 리저브 72시간. 18캐럿 옐로 골드 3000만 원대.브라이틀링 | 수퍼오션 헤리티지 461957년 첫선을 보인 잠수부 전용 시계인 ‘수퍼 오션’이 50주년을 기념해 다시 나왔다. 스틸과 알루미늄 소재로 테두리에 120개의 작은 돌기로 이뤄진 베젤은 한 방향으로 돌아간다. 덮개는 사파이어 크리스털. 지름은 38mm와 46mm 두 가지가 있다.불가리 | 디아고노 프로페셔널 스쿠바 크로노이탈리아 디자인과 스위스 기술이 만나 탄생한 전문 스쿠버 다이버 시계. 시간을 나타내는 인덱스는 야광 처리됐으며 반사를 막는 크리스털이 덮어져 어두운 곳에서도 시계를 선명히 볼 수 있다. 불가리에서 직접 제작한 오토매틱 와인딩 무브먼트 칼리버 B224가 달렸다.오리스 | TT3 크로노그래프 세컨타임존자동차 경주 대회 F1(포뮬러1)에서 100회 이상 승리한 영국의 윌리엄즈 팀을 기념해 제작된 모터스포츠 시계. 다이얼은 F1 자동차 몸체 소재로 들어간 카본을 채택했다. 이와 대조되는 골드 베젤과 인덱스가 돋보인다. 크로노그래프와 듀얼타임도 있다. 200만 원대.까르띠에 | 산토스 100러버기존 ‘산토스 100라인’에 러버 밴드를 가미한 새 모델. 스틸 케이스에 블랙 러버가 함께 주조된 스틸 베젤, 깎인 블랙 러버가 위에 덮여진 크라운이 특징. 베젤에 박힌 금속 스크류와 형광 시계 바늘은 비행기 몸체에 작은 못처럼 박힌 리벳을 형상화한 거다. 반투명한 실버 다이얼, 긁힘 방지 사파이어 크리스털. 기계 무브먼트인 칼리버 049. 100m 방수 가능.오메가 | 스피드마스터 브로드애로우 1957브로드애로우의 상징인 넓은 핸즈(시침과 분침)는 간직한 채 무브먼트와 디테일이 달라졌다. 무브먼트는 팔을 흔들면 자동으로 태엽이 감기는 칼리버 3313. 기계적인 마찰을 줄여 정확도를 높인 코엑시얼 기능도 갖고 있다. 파워 리저브는 52시간. 케이스 지름은 42mm. 18캐럿 레드골드 3500만 원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