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국내외 주식 가격이 자주 급등락하는 현상을 보이자 주식 펀드보다 좀 더 안전한 리츠 펀드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리츠(REITs)’란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의 약자로 흔히 부동산 투자 펀드, 혹은 줄여서 부동산 펀드라고 불린다. 자산운용회사들이 만드는 부동산 펀드는 투자자들이 맡긴 자금을 부동산에 투자한다. 투자 방식은 다양하다. 직접 부동산을 구입하는 펀드도 있지만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는 회사의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도 있다. 대부분의 경우는 부동산 투자를 주로 하고 관련 기업의 주식이나 채권 투자를 부수적으로 한다.국내 자산운용회사들은 대개 해외에서 건설 관련 사업을 직접 수행할 만한 전문성과 경험이 부족하다. 따라서 국내의 해외 리츠 펀드는 해외의 자산운용회사들이 만든 리츠에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렇게 펀드에 투자하기 위해 만든 펀드를 ‘재간접 펀드’ 또는 ‘펀드 오브 펀즈(fund of funds)’라고 한다.최근 국내외 펀드 수익률 현황을 살펴보면 국내 주식 펀드가 연초 대비 3.71%로 해외 주식형 펀드보다 나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국내 주가가 신고가를 돌파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주식 펀드는 연초 대비 수익률이 2.09%로 국내 주식 펀드보다 저조한 상황이다. 이에 반해 해외 리츠 펀드의 수익률은 고공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해외 리츠 재간접 펀드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무려 8.31%에 달한다. 작년 1년간 수익률을 보더라도 해외 리츠 재간접 펀드의 수익률이 27.53%나 된다.국내 부동산 펀드는 전체 수탁액의 81%가 부동산 건축자금을 대출해 주는 대출형으로 구성돼 있다. 대출형 펀드를 프로젝트 파이낸싱형이라고 부르고 있다. 대출형 부동산 펀드의 수익률은 지난 1년간 7.55%로 거의 시중 대출금리와 유사하다. 이에 비해 임대형 부동산 펀드의 지난 1년간 수익률은 4.72%로 좀 더 낮다. 경매형 부동산 펀드는 지난 1년간 5.2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통상 투자 이론에 따르면 부동산은 주식보다는 수익률이 낮고 채권보다는 수익률이 높은 특성을 가져야 정상이다. 즉, 부동산 펀드는 위험 구조상 주식보다는 안전하고 채권보다는 위험한 투자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해외 리츠 재간접 펀드의 수익률이 주식 펀드보다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해외 리츠 재간접 펀드들이 주력으로 투자하는 동남아 국가들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렇다면 리츠가 가장 발달된 미국의 투자 대상, 투자 수익률, 위험은 어떤 상황인가. 미국의 리츠는 임대형(equity REIT), 모기지형, 혼합형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리츠 자산 중 91%가 임대형 리츠다. 임대형 리츠의 지난 5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24.18%로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10년, 30년간 연평균 수익률도 15%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 10여 년간 전 세계적으로 급등한 부동산 자산 가치에 힘입은 바 크다. 하지만 이렇게 지나치게 높게 상승한 리츠의 수익률은 최근의 부동산 가격 하락에 의해 크게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해외 부동산 펀드의 장점은 주식, 채권과는 가격 변동의 상관성이 떨어져 분산 투자 대상으로 활용하기 좋다는 점이다. 해외 부동산 펀드들이 대부분 세계 각국의 대도시 중심지에 있는 상업용 빌딩에 투자해 임대 수입을 고정적으로 확보해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해외 부동산 펀드가 모든 위험으로부터 회피돼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 소개돼 있는 해외 부동산 펀드들은 대부분 해외 주식시장에 상장된 리츠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들이다. 그래서 리츠의 거래량이 급격히 줄어들 때 환금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 펀드의 주식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인 해외 부동산 펀드를 환매하면 펀드 운용사는 펀드에서 투자하고 있는 해외 부동산 펀드의 자산(주식)을 매각해야 하는데 증권시장에서 거래량이 부족해 제때에 환매할 수 없을 수도 있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는 셈이다. 국내에 소개된 일부 해외 부동산 펀드들은 상업용 부동산을 취득한 후 임대 수입으로 투자자들에게 배당을 주는 임대형 펀드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상당수의 펀드들이 부동산 회사들의 주식을 직접 매수하는 방식을 병행해서 운용하기도 한다.또 부동산 펀드도 실적배당부 상품이므로 높은 수익률을 반드시 달성한다고 미리 예단해서는 안 된다. 지난 몇 년간 전 세계의 부동산 가격이 자산 가격의 버블이라고 불릴 정도로 급상승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과거처럼 높은 상승률을 보일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부동산 펀드도 과거 수익률만 보고 투자하기보다는 철저하게 분산 투자의 차원으로 이용해야 한다.그렇다면 현명하게 해외 부동산 펀드를 활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자신의 자산을 주식 채권 부동산 현금 등 4가지 자산 집단으로 나누어 투자하는 기본 원칙을 지켜야 한다. 해외 부동산 펀드는 주식 투자 자금 중 일부분을 투자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적합하다. 둘째 과거 수익률만 보고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 대신 투자 지역, 투자 대상, 운용 전략 등을 살펴보고 나서 투자해야 한다. 주식 펀드와 달리 부동산 펀드는 워낙 투자 지역과 투자 대상이 다양하므로 반드시 이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 셋째 해외 부동산 펀드들은 대부분 증권시장에 상장돼 거래되므로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변화할 수 있다. 올 들어서만도 중국과 미국의 증시 급락 여파로 부동산 펀드도 1주일 새 5% 이상 수익률이 하락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따라서 해외에 투자하는 자금 중 일부분만을 투자하는 분산 투자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해외 부동산 펀드는 세계적인 부동산 가격 동향에 의해 수익률이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베트남 중국 인도와 같은 국가들의 경제성장률이 높다고 예상되더라도 지나치게 높은 부동산 가격은 언젠가는 조정을 받는다는 것이 경제 법칙이다. 경제성장률이 높은 지역일수록 가격 등락이 심하게 나타나는 위험한 이머징 마켓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라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