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더멘털 튼튼…하반기 주가 1600 넘어요”
신성호동부증권 리서치센터장(상무)고려대 통계학과고려대 대학원 통계학과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신성호(51)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장(상무)은 증권가에서 알아주는 정통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그는 1981년 증권계에 입문, ‘애널리스트 사관학교’로 통하는 대우증권에서 대표 애널리스트로 활약했다. 대우증권 투자전략 부장을 거쳐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을 지냈고, 작년 9월부터는 동부증권 리서치센터를 이끌고 있다.신 상무가 결정적으로 명성을 날린 것은 지난 2000년 초. 코스닥 열풍으로 증시가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릴 때 그는 “상승세는 끝났다. 이제 짐 싸들고 증시를 떠나야 할 때”라고 폭탄 선언했고 이후 증시는 대폭락을 시작했다. 그의 예측이 적중한 것. 그의 ‘족집게 예측’은 ‘북핵 쇼크’ 때도 진가를 발휘했다. 작년 10월 9일 북한의 전격적인 핵실험 발표로 당일 주가가 무려 32.60포인트나 급락했다. 하루 사이 증시 시가총액도 21조5170억 원이 허공에 날아갔다. 거의 대부분의 투자 분석가들이 비관론에 빠졌지만 그는 오히려 “지금 주식을 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예측처럼 주가는 2~3일 요동친 후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그는 요즘도 ‘대세 예측’과 시장 판독에 여념이 없다. 중국 증시의 급락으로 빚어진 지난 2월 28일 ‘검은 수요일’에도 “냉정하게 대처하되 추가 조정 시 매수하라”는 의견을 낸 신 상무에게서 향후 시장 전망과 전략을 들어봤다.중국 증시가 세계 증시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 배경은 무엇이며 전망은 어떻습니까.“그동안 중국 증시가 너무 가파르게 올라 조정 빌미를 찾던 와중에 금리 인상과 위안화 절상 가능성 등이 불거지면서 세계 증시가 동반 급락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금리 인상 등은 큰 그림에서 보면 그리 큰 사안이 아닙니다. 중국 증시의 급락도 경과성 이벤트에 그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세계 증시가 중간 중간에 조정을 받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작년 이후 세계 증시의 상승세 속에도 한국 증시는 거의 오르지 못했습니다. 대다수 증시 전문가들도 세계 증시 동조화 현상에서 한국 증시만 유독 ‘왕따’ 당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제 생각은 다릅니다. 한국 증시가 지난해부터 글로벌 증시의 강세에서 소외됐다고 흔히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한 나라의 주가는 크게 두 가지 요인에 좌우됩니다. 바로 주가의 방향성과 등락 진폭의 차별화입니다. 주가의 방향성은 세계 주가와의 연동성을 의미합니다. 세계 주가는 세계 경제 상황과 글로벌 금리 수준 등에 의해 결정됩니다. 등락 진폭의 차별화는 국내 요인입니다. 국내 요인은 국내 경제 상황, 금리 수준, 기업 실적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요인 중 가장 중요하고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기업 실적입니다. 기업 실적은 등락 진폭 차별화를 보여주는 최종 성적표입니다. 국내 기업의 이익이 2년 연속 감속했는 데도 코스피지수가 2005년 54%, 작년 4% 상승한 것은 그나마 세계 증시와의 동조화 덕분입니다.”그렇다면 향후 세계 증시 전망은 어떻습니까.“향후 5년 동안 세계 경기가 상승세여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가도 계속 오름세를 탈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부터 2011년까지 세계 경제성장률은 1983년부터 1999년까지 미국 다우지수가 10배 올랐을 때보다 더 높은 연 4.7~4.9%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이는 1970년부터 2006년까지 세계 경제성장률 연간 평균치인 3.8%보다 훨씬 높은 수치입니다. 게다가 물가 압박이 심하지 않고 실제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을 밑돌고 있는 것도 고성장 기대감을 키우고 있습니다.”그렇다면 한국 증시도 좋아질 가능성이 높겠군요. 세계 증시와 국내 증시로 나눈다면 올해에는 어느 쪽 상황이 더 나을 것 같습니까.“작년을 기점으로 해외 펀드 투자 붐이 거셉니다. 올 들어서도 중국 인도 등 이머징 시장의 상황이 여전히 우호적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국내 증시를 더 낙관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코스피 200 종목 기준으로 올해 국내 기업들의 이익 증가율이 14.2%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국내 증시가 중간에 기술적인 조정을 겪긴 하겠지만 1분기에 바닥을 치고 상승 국면에 접어들면 하반기엔 코스피지수가 1600을 넘어설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주가가 조정받을 때마다 저가에 분할 매수하는 전략을 꾸준히 지켜 나간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주가가 올라도 ‘개미’들은 재미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투자 전문가로서 개인 투자자들을 위해 몇 가지 조언을 해 주십시오.“먼저 시장의 큰 흐름을 파악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의 가치를 냉정히 평가해야 합니다. 한 종목을 오래 갖고 있다면 그 종목이 얼마나 장기적으로 믿을 만한지 따져보라는 것입니다. 작은 이익을 버릴 줄 아는 과단성도 필요합니다. 작은 이익에 연연하면 오히려 시장의 큰 흐름을 놓치기 쉽습니다. 또 절대 단타를 하지 마십시오. 단타 매매의 중독성은 심각합니다. 매매가 잦아지면 조급해지고 욕심이 더 생겨나 냉정을 잃게 됩니다.”특정 금융 상품을 꼽으라면 어떤 것을 추천하겠습니까.“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단기간 변동성은 여전하기 때문에 개인이 직접 투자로 수익을 얻기는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굳이 직접 투자를 하겠다면 업종별로 대표 종목을 골라 포트폴리오를 짜놓고 시장을 따라가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점에서 주식에 대한 지식과 시간이 부족한 일반인들에겐 인덱스 펀드가 아주 유효한 재테크 수단입니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서 집계된 수십 년간의 펀드 운용 실적 통계를 보더라도 인덱스 펀드가 다른 펀드에 비해 더 나은 실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저도 인덱스 펀드 신봉자입니다. 4년 반 전부터 거치식으로 가입한 인덱스 펀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수익률은 125%에 달합니다. 대세 상승기에는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이 일반 펀드의 수익률보다 더 높습니다. 펀드 수수료가 아깝다면 ETF(상장지수펀드)에 가입하십시오. 운용은 인덱스 펀드와 유사하지만 수수료가 적어 일반인들에겐 그만한 상품도 드뭅니다.”신 상무께서는 부동산 시장 예측에도 정통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요즘 시장이 약세이긴 하지만 강남 아파트에 대한 관심은 여전합니다. 향후 강남 집값은 어떨 것 같습니까.“최근 5년 기준으로 측정하면 가계소득 증가보다 집값이 더 많이 올랐습니다. 하지만 측정 기간을 좀더 길게 20년으로 하면 결과는 다릅니다. 근로자 소득이 1986년 100원이었다면 2006년에는 761원으로 증가했습니다. 즉 7배가 늘어난 거지요.반면 같은 기간 전국 주택 가격은 2배, 강남 아파트 가격은 5배 올랐습니다. 특히 폭등했다는 강남 아파트의 상승률도 지난 20년간 10배 오른 채권 투자 수익률에 비교하면 절반에 불과합니다. 마이클 스펜서 도이치뱅크 그룹 아시아 태평양 리서치 대표도 이런 주장에 동조하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 집값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고 말하는데 이것도 근거가 희박합니다. 통계를 보면 한국 집값은 미국 캐나다 중국 호주 프랑스보다 덜 오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결국 한국 주택 가격은 일부 전문가의 주장처럼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오른 것이 아닌 셈입니다. 따라서 부동산 경기가 다시 상승세를 타면 집값은 다시 큰 폭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