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리츠투자 수익률 매력 만점
일본 부동산 펀드가 각광받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움츠렸던 일본 부동산 시장이 다시 꿈틀대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펀드 투자 열기는 일본 현지에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TSE) 리츠 지수는 작년 말까지만 해도 2000대에 머물렀지만 올해 3월 13일에는 종가 기준으로 2340.95까지 상승하는 등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다. 이는 중국발 위기론과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 등으로 세계 증시가 동반 급락한 가운데 이뤄낸 성과여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이에 따라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일본 부동산 관련 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해외 투자팀 펀드매니저는 “거품 취급받았던 일본 부동산시장이 작년 말부터 제 가치를 찾아가고 있다”며 “자산운용사들도 일본 주식형 펀드보다 수익성이 높은 리츠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현재 국내에서 일본 리츠 등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는 대략 20여 개. 이중 투자 대상이 일본 부동산에 국한된 상품은 모두 4개다. 국내 자산운용사 인력 중 일본 부동산 전문가가 드물어 현재는 빌딩 등 실물 투자를 하지 못하고 시장 수요만큼 관련 펀드를 늘리지 못하고 있다. 대신 리츠 등 재간접 투자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삼성투신운용의 ‘삼성Japan Property재간접’ ‘삼성J-REITs종류형재간접1-A’ ‘삼성J-REITs종류형재간접1-B’와 한화투신운용의 ‘Japan REITs재간접1’ 등이 대표적인 펀드다. 이들 펀드들은 올 들어 지난 2월말 현재 수익률이 20%에 육박해 투자자들의 시선을 모았다.이 같은 수익률은 다른 일본 주식형 펀드보다 2~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일본 주식 펀드(역내) 중 가장 수익률이 좋은 프랭클린템플턴운용의 ‘템플턴재팬주식형’ 펀드의 연초 후 수익률은 6%대에 그쳤다. 주식형 펀드에만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 중 성과가 가장 양호한 펀드는 SH운용의 ‘Tops JAPAN재간접1’로 연초 후 수익률이 8.1%인데 반해 리츠와 함께 투자한 푸르덴셜운용의 ‘일본주식&리츠재간접1’펀드 시리즈는 10%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글로벌 증시의 동반 하락으로 현재 일본 리츠 관련 펀드의 수익률은 다소 주춤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주식형 펀드에 비하면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펀드평가회사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3월 15일 현재 ‘삼성 Japan Property재간접’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2.49%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일본 펀드 중 최고를 기록했다. 한화투신운용의 ‘Japan REITs재간접’ 펀드도 10.41%의 만만치 않은 연초 이후 수익률을 보였다.일본 리츠 관련 펀드의 우수한 성과는 단기간에 그치는 게 아니다. 3월 15일 현재 한화투신운용의 ‘Japan REITs재간접1’의 1년 수익률은 무려 34.39%에 달했다. 설정일(2005년 3월 16일) 이후 수익률은 거의 50%에 육박하고 있다. 운용기간이 채 1년이 안된 삼성운용의 ‘Japan Property재간접’은 최근 6개월 수익률이 30.61%를 기록하고 있다.100% 일본 부동산에만 투자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 부동산 시장을 포함, 세계 주요 리츠에 분산 투자하는 글로벌 리츠의 운용 성적도 선전하고 있다. 일본 미국 등 선진국 부동산 리츠 시장을 고루 투자하는 6개 ‘맥쿼리IMM글로벌리츠’ 재간접펀드의 6개월 수익률은 20% 안팎이다. 토종 자산운용사인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미래에셋맵스AP부동산리츠하이브리드재간접1(C-A)’의 6개월 운용 수익도 23.82%로 수익률 측면에선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상품을 압도하고 있다.수익률이 높다는 장점이 알려지면서 투자 자금 유입도 급증하고 있다. 3월 15일 현재 17개 해외 부동산 공모 펀드(50억 원 이상 1개월 이상 운용 펀드)의 설정액은 모두 3조8587억 원에 달한다. 이는 연초에 비해 무려 2.8배나 급증한 규모다.일본 리츠에 돈이 몰리고 수익률이 높아지는 배경으론 세계적으로 상업용 빌딩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리츠에 대한 투자 증가로 주가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점이 꼽힌다.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미국 라살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스탠리 크라스카 공동대표는 “글로벌 부동산 펀드의 최근 5년 수익률은 연평균 24.3%로 같은 기간 글로벌 주식형 펀드 수익률 7.7%를 압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정태진 한국펀드평가 펀드 애널리스트는 “일본 리츠 펀드의 역사는 짧지만 2004년 후 쾌속행진하고 있다”며 “최근 3년간 누적수익률이 70%대로 전 세계 리츠 수익률 60%대보다 10%포인트가량 높다”고 말했다. 그는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는 일본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부동산 시장에 반영된 결과”라며 “향후 일본 리츠의 지속 성장 여부는 주식시장 등 경기 회복 실적이 실제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일본 부동산에 대한 기대감은 리츠뿐만 아니라 리츠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다양한 간접 투자 상품 출시 경쟁에도 불을 댕기고 있다. 한국증권은 최근 닛케이225지수와 일본 리츠지수인 TSE REIT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한 ELS(주가연계증권)를 내놓았다. 이 상품은 3년 만기 6개월 단위 조기 상환형이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선보인 대신증권의 ‘투스타-6-찬스’ ELS도 닛케이 225지수와 TSE REIT지수에 연동해 수익이 결정되는 같은 구조의 상품이다.ELS를 펀드 형태로 만든 ELF(주가연계펀드)도 도입되고 있다. SH자산운용은 일본 부동산 및 중국 주가지수에 연계된 ‘톱스 아시아2스타 파생상품투자신탁1호’ ELF를 선보였다. 이 상품은 홍콩 증권거래소의 항셍 중국 기업지수와 TSE REIT지수에 연계돼 수익이 결정된다. 펀드 가입 후 6개월마다 돌아오는 중간 평가일에 중국 기업지수와 TSE REIT 두 지수 모두 기준 지수 이상인 경우 연 10.0%의 수익률로 조기 상환된다. 유리자산운용의 ‘유리글로벌투스타파생상품’도 이와 유사한 구조다. 조기 상환은 6개월마다 결정되며 조기상환 수익률은 연 12.0%다.하지만 가파른 수익률 상승에 따른 우려도 제기된다. J리츠펀드를 운용하는 배현주 삼성투신운용 펀드매니저는 “리츠는 주가나 채권과 상관관계가 적고 안정적인 수익도 가능해 분산 투자용으로 좋은 상품이지만 최근 리츠 회사들의 주가가 너무 오른 측면도 있어 덩달아 투자 부담도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나상용 맥쿼리IMM자산운용 마케팅팀 리츠담당부장도 “아직은 일본 리츠의 높은 배당수익률은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수준이지만 일본 리츠 시장과 한국 주식시장은 상관관계가 낮기 때문에 리츠 펀드를 투자 포트폴리오에 포함해 분산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