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민차의 자존심

차 문을 열자 운전석부터 뒷자리까지 길게 펼쳐져 있는 문라이트 글라스 루프가 가장 눈에 띈다. 루프 문을 열자 자연 채광이 뒷자리까지 환하게 펼쳐진다. 이 시스템은 원터치 전동식 방식이며 에어컨 기능까지 장착돼 있어 탑승자가 원하는 대로 자연채광의 강약을 조절할 수 있다.최신 보시 멀티플렉싱(Bosch Multiplexing) 기술이 적용돼 우천 시 후진 기어를 넣으면 뒤 유리 와이퍼가 자동으로 작동된다. 올림픽대로에서 시승한 날 때마침 함박눈이 내렸다. 노면이 약간 결빙돼 있는 데다 눈이 펑펑 내려 앞을 분간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앞뒤 와이퍼에 인공지능 센서가 부착돼 있어 주행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결빙 구간에서는 계기판에 ‘결빙 주의(Notice Ice)’라는 표시등이 떠 안전 운전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이뿐만 아니라 이 차는 속도에 맞춰 오디오 볼륨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6단 팁트로닉 변속기는 차를 부드럽게 움직이며 전륜-중립-후륜 기어로 바꿀 때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도 돼 변속하기가 편리하다.307SW HDi는 기존 해치백 모델보다 앞뒤 길이를 10cm 이상 더 늘려 내부가 넉넉하다. 뒷자리 시트 3개는 각각 독립식으로 돼 있어 편의에 따라 탈·부착할 수 있다. 중간에 위치한 시트를 3열에 설치할 수 있어 공간 활용이 유리하다. 그러나 각 시트의 크기는 작아 다소 갑갑하다는 느낌도 든다. 트렁크 크기는 동급 최강 수준으로 길이만 2m2cm에 달한다.계기판은 매우 단순하다. 야간에는 주황색 불빛이 들어오고 주간에는 흰색이 바탕색이어서 깔끔하다는 느낌을 준다. 공기 방출구, 오디오, 에어컨 시스템, 기어박스 등이 일자로 길게 뻗어 있어 조작이 매우 편리하다.그러나 오디오 시스템 주변에 차량 상태를 점검하는 각종 장치들이 밀집해 있어 다소 혼란스럽다는 느낌도 든다. 내비게이션은 터치스크린 방식이어서 리모컨 없이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에어백만 6개가 설치돼 있으며 한층 강화된 보디 구조와 충격을 흡수하는 크럼플 존(Crumple Zone)은 사고 시 탑승객을 안전하게 지켜준다.무엇보다 307SW HDi의 장점은 가격이다. 이 차는 판매 값이 3500만 원으로 동급 자동차에 비해 500만~1000만 원가량 싸다. 더군다나 이 차는 디젤엔진으로 연비도 높다. 한불모터스가 밝힌 공식 연비는 리터당 14.4km. 한번 주유로 서울~부산 간 왕복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