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전후로 ‘인터넷 붐’이 강타했다. 인터넷을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선보이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겼다. 하지만 ‘인터넷 버블’이 꺼지면서 관련 기업들은 혹독한 추위를 견뎌야 했다. 살아남은 기업들은 시장 지배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철강 관련 B2B(기업간 전자상거래)기업인 이상네트웍스(사장 조원표)도 그런 기업 중 하나다. 전자상거래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정착시키기까지 험난한 시련을 이겨내야 했다.2006년 국내 B2B시장 규모는 400조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상네트웍스는 시장의 키 플레이어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하반기 이후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고 외국인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철강에서 제약 등으로 B2B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 조원표 사장은 “B2B는 아직 초기 단계인 블루오션 시장”이라며 “많은 플레이어들이 참여해 시장 파이를 키우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매년 100% 이상 성장해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B2B e마켓플레이스 시장 개척자이상네트웍스는 2000년 2월 애니스틸닷컴으로 출발했다.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막연한 기대심리로 수많은 B2B 업체들이 탄생하던 때였다. 당시 철강 전문 B2B 업체만도 50개 이상 난립했다. 인터넷 버블기였던 2000년과 2001년은 B2B 인프라 부족으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그 중에서도 결제 서비스 부족이 가장 심각했다. 모든 기업 간 거래는 외상 결제로 이뤄지고 있었기 때문에 인터넷상에서 마음 놓고 외상 거래를 할 수 있는 결제 시스템을 구비하지 않고는 B2B 전자상거래 자체가 불가능했다.이상네트웍스는 2001년 한국 최대 보증기관인 신용보증기금(KCGF)과 함께 국내 최초로 B2B 보증 서비스를 구축했다. 인터넷 거래를 위해 신용보증기금이 회원사에 B2B 신용카드를 발급, 판매자가 채권 회수에 대한 불안 없이 거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 후 거래 체결 모델은 견적 방식, 공동구매 방식, 경매 방식, 더치경매 방식 등 다양화됐다. 이후 대형 제강사인 현대제철 현대하이스코 한국철강 비앤지스틸 등과 대형 제지사인 한솔제지 무림제지 등이 회원사로 가입하면서 이상네트웍스는 성장 가도를 달렸다.2005년 9월에는 B2B 업체 중 최초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상장사 중 비슷한 업종의 기업이 없고 장외에서도 라이벌이 없어 사실상 독점 상황을 누리고 있다. 신용보증기금은 보증 한도금액을 늘렸고 내년 상반기 중 기술신용보증기금도 전자결제 서비스에 참여할 예정이어서 B2B 거래는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이상네트웍스의 비즈니스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또 다른 이유다.B2B 전자상거래시장의 선도업체로 부상전자상거래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인터넷상에 개설된 사이버 상점(장터)을 통해 실시간으로 상품을 거래하고 이에 대한 지불 배송 등 일련의 과정을 전자적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크게 B2B(기업간) B2G(기업과 정부) B2C(기업과 개인간) 거래로 구분되며 이상네트웍스는 이중 B2B 전자상거래 전문 업체다. B2B 전자상거래는 B2C와는 달리 초기 시장 형성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일단 e마켓플레이스를 중심으로 시스템 간 연계가 이루어진 후에는 시간이 경과할수록 시장 지배력이 강화돼 초기 선점 효과가 매우 크다. 따라서 일정 수준의 네트워크를 구성한 선발 업체는 후발 업체에 비해 매우 높은 경쟁 우위를 확보하게 되는 게 특성이다. 실제로 이상네트웍스는 선발 업체로서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최대 철강업체 바오산강철 자회사인 동방강철전자유한공사 및 중국 최대 정부조달전문회사인 비드링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글로벌 전자무역 업체로 변신을 시도 중이다.철강에서 제지 제약 등으로 사업 영역 확대B2B시장 중 중개자 중심 기업간 전자상거래시장은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2003년 24.5% 성장한 데 이어 2004년 42.8%, 2005년 28.6%로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네트워크형 B2B’ 형태의 전자상거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이상네트웍스는 초기 철강 업종에서 시작해 제약 제지 자동차부품 건자재업종 등으로 사업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2003년 7월과 2004년 11월 각각 제약과 제지 업종으로 사업 분야를 확대, 310개 제약 업체와 472개 제지 업체가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상네트웍스의 전체 회원수 및 거래대금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05년에는 회원수 4180개 사, 거래대금 2조1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43.5%, 21.1% 증가했다. 2006년에는 회원사 5700개 사와 거래대금 3조1000억 원이 목표다. 주력인 철강 B2B시장에서 이상네트웍스는 2006년 6월말 기준 현대제철 BNG스틸 등 4406개 사를 회원사로 확보하고 있다.2005년 2분기에 사상 최대의 분기 실적을 기록했던 이상네트웍스는 그해 9월 코스닥에 상장된 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급감, 실적 침체 우려가 강하게 제기됐다.실적 호조 속 외국인도 관심하지만 회원사 증가, 거래대금 확대 등에 힘입어 4분기부터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세로 돌아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특히 2006년 2분기에는 사상 최대의 분기 실적을 경신하며 실적 전망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갖게 하고 있다. 3분기에도 매출 73억 원, 영업이익 11억 원을 기록하며 시장의 기대에 부응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73억 원으로 2005년 전체 매출인 137억 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도 22억 원으로 전년 실적(16억 원)을 웃돌고 있다. 2006년 매출은 270억 원 선으로 추정된다. 2007년엔 500억 원 매출에 이익도 7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이상네트웍스는 2006년 9월 50%의 무상증자를 실시, 발행주식수가 540만 주로 증가했다. 주요 주주별 지분율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36.2%, 소프트뱅크코리아 4.2%, 타이거펀드 3.7% 등이다. 특히 2000년 4월 직접 투자 형태로 자본 참여했던 일본 소프트뱅크가 여전히 지분을 보유(국내 주주에 포함)하고 있는 데다 최근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 중 20만 주(3.7%)를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미국 타이거펀드가 블록딜 형태로 매입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이와 관련, “인터넷 관련 비즈니스 업체간 인수·합병(M&A)이 주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며 “타이거펀드 등이 추가 매입할 경우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