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수어드의 아이스박스’라는 얘길 들어본 적이 있으신지? 수어드는 1867년 미국이 제정 러시아로부터 지금의 알래스카를 720만 달러에 사들였을 때 그 결정을 주도했던 국무장관의 이름(William .H .Seward)입니다. 당시 미국인들은 “수어드가 거금을 들여 쓸데없이 거대한 냉장고를 사들였다”며 알래스카에 이렇게 조롱 섞인 별명을 붙였다고 합니다.그 아이스박스가 지금은 미국의 골드 박스가 됐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작년 이맘때는 스티븐 펄스타인이라는 칼럼니스트가 워싱턴포스트에 “알래스카를 러시아에 되팔아 쌍둥이 적자를 해소하자”는 글을 게재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펄스타인은 추정 매각가격으로 1조 달러를 제시했는데 이는 매입가격의 약 14만 배에 해당합니다. 물론 미국 정부로서는 그 가격에도 팔 리가 없겠지만 말입니다.이 예화가 주는 교훈은 ‘통찰력의 중요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숨겨진 가치를 내다보는 통찰력입니다. 수어드가 들끓는 반대 여론을 설득하기 위해 내세운 논리도 바로 ‘숨겨진 가치’였습니다. 알래스카가 단순히 얼음덩어리 땅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미국에 매우 중요한 지역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지요. 실제로 당시 미국은 캐나다 지역을 지배하고 있는 영국을 견제할 필요가 있었는데 알래스카의 매입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물론 나중에 그 견제의 대상이 소련으로 바뀌고 원유 등 엄청난 가치의 지하자원이 발굴된 것은 수어드도 내다보지 못했던 일이긴 합니다.우리들이 재테크를 하는데 있어서도 가장 큰 힘은 숨겨진 가치를 찾아내는 통찰력일 것입니다. 주식이건 부동산이건 예술품이건 당장은 인정받지 못하지만 언젠가 그 가치를 드러낼 투자대상은 늘 있게 마련입니다.MONEY 편집진이 항상 염두에 두는 것도 독자 여러분이 이런 통찰력을 갖도록 도움을 드리는 것입니다. 이번 11월호에 커버스토리로 다룬 지하철 9호선 주변 지역의 부동산 기사나 스페셜 섹션의 사진투자 얘기 등이 그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아울러 이번 호에는 팝스타 마이클 잭슨 등 한때 막대한 부를 일궜다가 지금은 실패해 버린 사람들의 사례를 분석한 기사도 실었습니다. 독자 여러분이 재산을 유지하고 키워나가는데 이들의 실패 사례가 반면교사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