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0조 원 팔린 변액보험 A to Z
망보험과 질병보험,그리고 투자실적에 따라 노후연금 지급까지.’보험과 펀드의 장점을 골고루 섞은 변액보험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고령화·저금리 기조가 굳어지면서 보험과 투자 상품에 대한 수요가 동시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생명보험사의 변액보험 판매액(수입보험료 기준)은 2003 회계연도(2003년 4월~2004년 3월)에 8000억 원에 불과했지만 2004년에는 2조4000억 원, 2005년에는 8조4000억 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생보사가 판매하는 보험 가운데 변액보험의 비중은 2004년 4.4%에서 2005년엔 13.6%로 급증했다.특히 PCA생명 메트라이프 알리안츠 등 외국계 생보사의 변액보험 판매 비중은 무려 22~50%에 이른다. 변액보험이 보험의 주류로 등장하고 있는 셈. 이런 추세라면 생보사들의 변액보험 판매액은 올해 10조 원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외환위기 이후 종신보험의 열풍을 변액보험이 그 바통을 이어받고 있는 셈이다.변액보험의 인기 비결은 뭘까. 보험 고유의 위험보장 기능뿐만 아니라 재테크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다양한 위험 보장에 대한 고객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저(低)금리 시대가 고착화하면서 투자형 보험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변액보험은 말 그대로 ‘액수가 변하는’ 보험. 고객이 낸 보험료로 보험사가 펀드를 만들어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해 그 운용실적을 보험금에 더 얹어주는 방식이다. 적립식 펀드와 보험이 결합된 퓨전 상품이다. 예를 들어 주계약 1억 원짜리 일반 종신보험에 가입하면 사망시 1억 원만 받게 되지만 변액종신보험은 최저 사망보험금 1억 원 외에도 펀드의 투자수익에 따라 보험금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펀드 운용 실적이 마이너스가 되더라도 최저 보험금은 받을 수 있다.변액보험의 종류는 보장 목적에 따라 크게 4가지가 있다. 노후연금을 목적으로 하는 변액연금, 사망보험금이 목적인 변액종신보험, 치명적 질병(CI:Critical Illness) 보장을 위한 변액CI보험, 보험료 납입과 인출이 자유로운 변액유니버설보험 등이다. 또 각 상품마다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채권형과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주식형, 주식과 채권에 분산 투자하는 혼합형 등 펀드투자 형태가 다양하다. 가입 기간 에 고객이 펀드 형태를 수시로 바꿀 수도 있다. 특히 변액유니버설보험은 보험료 입출금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종합자산관리 기능을 갖춤으로써 지금과 같은 고령화·저금리 시대에 적합한 최첨단 금융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변액보험은 실적배당형이며 매월 일정액을 납입한다는 점에서 적립식 펀드와 비슷하다. 하지만 두 상품에는 큰 차이점이 있다.우선 적립식 펀드는 고객이 불입한 금액 전부를 펀드에 넣어 투자하지만 변액보험은 그렇지 않다. 변액보험은 초기 7~10년 동안 고객이 낸 보험료 가운데 20%가량을 사업비(설계사 수당 지급이나 보험 유지 등에 들어가는 비용) 및 최저 사망보장을 위한 보험료 명목으로 떼고 나머지 80%를 펀드에 투자한다.그래서 변액보험을 단기간에 해약하면 납부한 보험료에 훨씬 못 미치는 환급금을 돌려받을 수밖에 없다.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가입 2년 이내에 해약할 경우 원금의 절반 이상을 포기해야 한다.변액보험의 경우 초기 7~10년까지 보험료의 80% 정도만 펀드에 투자하므로 얼핏 생각하면 적립식 펀드에 비해 훨씬 불리하다고 여길 수 있다. 하지만 7~10년 정도가 지나면 반드시 그렇지 않다. 이 때부터는 월 보험료가 전부 펀드에 투자되기 시작한다. 펀드운용 수수료도 연간 0.5~ 0.8% 정도에 불과하다. 일반 적립식펀드(주식형)가 연간 평잔의 2.5%가량을 수수료로 떼는 것에 비하면 훨씬 저렴하다. 때문에 투자 기간이 길수록 변액보험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진다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이 “변액보험은 최소 10년 이상 장기로 가입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또 변액보험은 10년 이상 계약을 유지하면 보험 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이런 장·단점을 종합하면 투자 기간을 10년 이내로 잡을 경우 적립식 펀드가 유리하고,10년 이상의 장기 투자와 노후자금이 목적이라면 변액보험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변액보험은 실적배당이어서 원금 손실을 볼 수 있지만 상품과 옵션에 따라 펀드 운용성과에 관계 없이 최저 보증이율(최저보험금)이라 해서 보험사가 소정의 이율을 보장해준다. 예를 들어 변액연금의 경우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되더라도 연금이 지급되는 시점까지 계약을 유지하면 고객이 이미 납입한 주계약 보험료는 전액 보장한다.변액종신보험도 계약 체결시 정한 기본 사망보험금을 보증한다. 변액유니버설보험은 상품 설계 방법에 따라 기본 사망보험금 또는 기납입 보험료를 최저 보증하지만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것도 있으므로 꼼꼼히 살펴보고 가입해야 한다.변액보험은 1년에 보통 2회 이상,최대 12회까지 펀드를 바꿀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즉 주식시장의 전망이 좋을 때는 주식형 펀드로 운용하다가 증시 침체기에는 채권형이나 MMF형,또는 해외 펀드로 변경이 가능하다. 그만큼 금융시장의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상품 설계 능력뿐만 아니라 주식과 채권 시장의 흐름을 잘 파악하고 펀드 변경에 대해 적절히 조언해줄 수 있는 전문 설계사를 선택해야 한다.변액보험 가운데 가장 각광받고 있는 상품은 노후 보장이 적합하도록 설계된 변액연금보험과 변액유니버설보험이다. 변액연금은 연금개시일 이전까지의 펀드운용 성과에 따라 보험금을 연금 형식으로 지급해주는 상품. 변액유니버설은 변액보험에 수시입출금 기능(유니버설보험)이 가미된 것이라고 보면 된다. 다시 말해 가입자가 납입한 보험료 일부로 펀드를 조성해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해 그 투자수익(실적배당)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변액보험과 보험료 납입 및 적립금 인출이 자유로운 유니버설보험의 장점만 결합해 만든 이른바 ‘은행예금+보험+투자’가 어우러진 상품이다.그렇다면 두 상품 가운데 어느 쪽이 유리할까. 노후 보장이라는 측면만 놓고 본다면 안정적으로 운용되는 변액연금이 더 좋다. 변액연금은 반드시 채권형 펀드에 보험료의 50% 이상을 넣어야 한다. 반면 변액유니버설보험은 주식형 펀드에 50% 이상 투자하는 등 공격적으로 운용된다.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위험도 그만큼 높다. 그래서 대체로 젊은 층은 공격적인 변액유니버설보험, 장년층은 변액연금보험이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최근 들어 변액유니버설보험이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보장은 물론 투자, 저축 기능까지 겸비하는 등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 우선 중도 인출이 가능해 긴급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은행 적금이나 자산운용사 펀드의 경우 만기 전에 돈을 찾으려면 반드시 해지 또는 환매를 해야 한다.이 때 고객들은 해지 위약금을 내거나 환매수수료를 부담한다. 이에 반해 변액유니버설보험은 가입 후 일정 기간(회사별로 1개월~2년)이 지나면 최소 비용(최대 2000원)으로 해약 환급금의 50% 범위 내에서 연간 12회까지 중도 인출을 할 수 있다. 물론 이 경우 계약은 해지되지 않고 지속적인 투자가 가능하다.또 자금 여유가 생기면 추가로 돈을 더 납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의무 납입 기간 이후에는 고객의 자금 사정에 맞게 보험료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가령 자금사정이 나빠져 몇 개월 정도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보험이 해지되지 않는 것이다. 주식시장이 대세 상승기라면 추가 납입을 통해 투자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고 대세 하락기에는 보험금 납입을 중단할 수 있다.10년 이상 유지할 경우 비과세 혜택과 함께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돼 절세 상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변액유니버설의 장점이다.전문가들은 그러나 변액유니버설보험 가입시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왜냐하면 변액연금은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되더라도 이미 납입한 보험료는 보장하지만 대부분의 변액유니버설보험은 원금 보장의 의무가 없다. 따라서 변액유니버설은 향후 10년 이상 고정적인 소득을 예상할 수 있는 직장인 가운데 중장기 투자를 통해 목돈 마련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또 기업인이나 자영업자도 보험료 추가 납입이나 중도인출 기능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변액보험에 가입할 때는 일단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보험사를 선택해야 한다. 변액보험은 10년 이상 장기투자 상품이므로 고객의 자산을 운용하는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건전성 지표 가운데 지급여력 비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지고 있는 각종 채무 이행 능력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척도이기 때문에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예정사업 비율도 꼼꼼히 확인해봐야 한다. 사업 비율이 높을수록 보험료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생명보험협회 홈페이지에서 회사별 사업비를 비교해보고 가급적 사업 비율이 낮은 상품을 고르는 게 원칙이다. 또 예정 이율도 보험료 책정에 영향을 미치므로 회사별로 비교해 보는 것이 좋다. 예정 이율이 높을수록 보험료는 저렴하다.펀드를 어느 자산운용회사에 위탁 관리하는지도 확인해야 할 사항이다. 대부분의 보험사는 변액보험의 펀드 운용을 외부 자산운용사에 맡긴다. 따라서 가입하고자 하는 상품의 펀드를 어느 자산운용사에서 관리하는지, 그 회사의 펀드운용 실력은 어느 정도인지도 따져보는 게 좋다.보험상품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은 가입 목적이 무엇이냐 하는 점이다. 변액보험은 다른 상품에 비해 분명 ‘고위험-고수익’ 상품이다. 따라서 확정적인 보장을 원하면 일반 연금이나 보험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대로 어느 정도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한다면 변액보험이 그 해답이 될 수 있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