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퀸즐랜드 골드코스트
주는 해외에서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다. 많은 호주 사람들이 홍콩이나 방콕, 뉴욕과 같이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도시를 부러워한다고 하니, 인구밀도가 높은 땅에서 살아가는 우리로서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하지만 넓고 푸른 자연에 묻혀 살기에, 반대로 도시생활에 대한 동경심이 크다는 얘기를 들으면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호주 사람들의 동경은 복에 겨운 소리처럼 들리는 게 사실이다. 가까운 바다와 드넓은 숲에 둘러싸인 코란코브 리조트 같은 곳을 들러보면 더욱 그렇다.호주 북부 퀸즐랜드주의 골드 코스트는 호주에서도 손꼽히는 해변 휴양지다. 희귀 산호초 군락지인 대보초(Great Barrier Reef)를 비롯한 아름다운 해변은 맑고 온화한 날씨와 어우러져 골드 코스트를 남태평양 최고의 휴양지로 만들었다. 코란코브 리조트는 골드 코스트에서 바닷길을 따라 20여 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바다와 열대 우림의 정취가 가득한 섬은 세상과의 단절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지상낙원이다. 푸른 바다를 헤치고 배가 떠나는 순간부터 지상낙원으로의 여행은 시작된다.46만 평의 넓은 지역에 조성된 코란코브 리조트는 언뜻 보기에는 동남아시아의 수상 가옥을 떠올리게 한다. 멋스러운 선으로 지어진 객실과 스포츠 센터, 수영장, 스파, 레스토랑, 액티비티 센터 등이 섬 곳곳에 세워져 있다. 코란코브 리조트는 숲의 원형을 보존하기 위해 일정 거리를 두고 객실과 편의 시설들을 건립했다. 코란코브 리조트의 설립자는 호주의 육상 스포츠 영웅 론 클락이다. 세상과 동떨어져 있으면서 가장 호주다운 자연을 만끽하는 휴양 리조트를 만들겠다는 그의 철학(에코투어리즘)이 코란코브 리조트 곳곳에 깃들어 있다.코란코브 리조트의 객실은 숲과 해안지대 등에 세워져 있다. 숲 속의 별장 ‘에코 캐빈’을 비롯해 3~4개의 침실을 함께 둔 2층 구조의 ‘비치 프런트 라지’와 ‘브로드워터 빌라’ 등 320여 개의 다양한 객실이 섬 곳곳에 있다. 작은 마을이라는 리조트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으면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외관은 단출하면서도 현대적으로 디자인했다. 내부는 고급 전원 빌라의 느낌이 나도록 설계됐다. AV 오디오 시스템을 비롯한 객실 내 설비들은 최첨단 기능을 갖춘 것들이어서 세련미를 더해 준다.바다와 숲의 중간에 위치한 ‘브로드워터 빌라’는 개인 요트 정박장까지 별도로 마련해 놓고 있어 특히 유럽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코란코브를 찾는 여행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객실은 수상 방갈로를 떠올리듯 객실 바로 아래 바다가 출렁이는 ‘마린 아파트먼트’다. 코란코브를 소개하는 각종 자료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마린 아파트먼트’는 목재로 외관을 지어 마치 오래된 통나무집을 연상케 한다. 모던 스타일을 강조하고 있는 이 집은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다. 여기에는 인공적인 손길을 최대한 자제하려는 클락의 의도가 숨겨져 있다. 가장 독성이 적은 페인트를 사용할 만큼 자연과 식생을 거스르지 않으려 했던 것 역시 마찬가지다.코란코브의 또 다른 매력은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골프 퍼팅, 인공암벽등반, 야구, 농구, 배구, 볼링 등을 야외에서 즐길 수 있다. 호주 육상 영웅인 설립자의 뜻에 따라 심박동 체크와 기록 측정이 가능한 육상 트랙까지 갖춰놓고 있다. 서프 비치라고 불리는 섬 반대편 해변은 호주 최고의 인기 레포츠인 서핑과 제트스키를 즐기기에 그만이다. 별도의 해양스포츠 센터도 두고 있어 요트 바다낚시 패러세일링 등 다양한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리조트에서의 즐길거리들을 일일이 챙겨볼 욕심이라면 1주일도 부족하다. 자전거가 이동 수단으로 애용된다. 자전거를 무료로 대여해 줘 이동에 불편함이 없다. 단순한 이동 수단으로서의 가치를 넘어서 일행들과, 혹은 이곳에서 친구가 된 낯선 이들과 어울려 하이킹을 즐기는 이들에게도 제격이다.섬 속의 섬이라 불리는 ‘스파 아일랜드’는 리조트의 풍경을 더욱 독특하게 만든다. 스파 센터에서는 해조류와 천연 꽃 추출물 등을 이용한 다양한 마사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산소방울을 뿜어내는 하이드로 테라피 욕조에서의 목욕은 일상의 찌든 흔적까지 말끔히 씻어 준다. 이곳 스파 프로그램에서는 명품 브랜드인 아베다사(社)의 테라피 용품이 사용된다. 스파 센터에서는 천연 식물에서 추출한 성분만이 사용되는데, 리조트 전반에 걸쳐 흐르는 친환경적인 컨셉트는 이곳에서도 여전하다. 가족들과 함께 짧게는 1주일, 길게는 한 달에서 수개월까지 리조트에서 머무르는 것이 서구인들의 휴가 스타일이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일상을 위해 매일 투숙객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그림교실과 키즈 캠프, 액티비티 투어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여기에 일정 기간별로 상설 전시가 열리는 아티스트 스튜디오가 있어 여느 리조트에서는 맛볼 수 없는 예술의 정취까지 더해준다.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센터와 다양한 의류, 배낭, 생활 용품 등을 구입할 수 있는 기념품 숍도 마련돼 있다.리조트에서 짬짬이 골드 코스트와 리조트를 수시로 오가는 페리를 이용하면 골드 코스트 시내를 둘러볼 수 있다. 시내 관광이나 쇼핑을 비롯해 테마파크를 들러보거나 카지노에서 갬블링을 즐기는 것도 좋다. 리조트 내에서의 활동 모두가 자연 속에서 시작되고 끝을 맺는다는 것이 코란코브의 가장 큰 매력이다. 리조트 안을 오가는 모든 차량은 전기로만 움직이고 정해진 곳을 벗어나서 함부로 담배를 피워서는 안 된다. 그 대신 리조트는 사람들에게 풍성한 산소를 내뿜는 열대의 푸른 숲과 맑은 바다를 선물한다.아침을 먹기 위해 레스토랑을 향하던 길에 겪었던 즐거운 충격은 지금도 생생하다. 나무를 가지런히 짜 놓은 데크를 걸어오다 저만큼 서 있는 누군가를 발견했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누군가’는 사람이 아닌 야생 동물임을 알게 됐다. 그것은 호주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캥거루과에 속하는 동물인 ‘왈라비’였다.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않는 야생동물들이 객실 앞을 서성이다 사람들과 맞닥뜨리는 곳. 자연과 인간이 함께 공존하는 코란코브는 그래서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