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 부동산 경매 성공투자 5계명
동안 주춤했던 경매 시장이 올 2분기를 시작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2002년 9월 이후 최고치인 91.2%를 기록했고, 다세대·연립은 뉴타운, 재개발·재건축 등 각종 개발 호재에 힘입어 80% 대를 돌파하는 등 일반 거래 시장과는 달리 경매 시장은 활황세를 기록하고 있다. 아파트는 강남권을 비롯한 버블세븐 지역과 2차 분양 중인 판교신도시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연립·다세대주택은 개발 호재가 많은 서울 강북 인천 부천 등을 중심으로 낙찰가율이 평균치 이상을 웃돌고 있다.반면 주거용 부동산을 제외한 상가나 오피스텔 공장 숙박시설 등은 여전히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지난해 90% 대를 웃돌았던 토지도 7월 현재 80% 대 초반까지 뚝 떨어졌다. 주거용과 비주거용 부동산, 개발 호재가 있는 물건과 그렇지 않은 물건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다.낙찰가율은 점점 더 오르고 있고, 입찰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매 투자자들은 어떻게 접근해야 투자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까. 또 어떤 물건을 중점 공략 대상으로 접근해야 할까.첫째, 요즘 가장 낙찰받기 어려운 물건이 아파트다. 아파트를 취득하고자 한다면 매수 타이밍을 조금 앞당길 필요가 있다. 지금 경매 시장에 나오고 있는 물건은 길게는 지난해 말, 짧게는 올해 초에 감정된 것들로, 최근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강보합세를 보인 것을 고려한다면 감정가가 시세에 미치지 못하는 물건이 대다수라고 할 수 있다. 이들 물건이 경매에 나올 경우 1회 또는 2회 유찰을 기다렸다가는 올해가 다 가도록 한 건도 낙찰 받을 수 없을 지도 모른다.감정가를 맹신하지 말고 정확한 현장 시세 조사를 통해 시세가 감정평가액을 상회하고 있다고 판단된다면 3회 차 입찰에 참여할 것을 2회 차에, 2회 차에 입찰할 것은 1회 차(신건)부터 참여하는 것이 좋다. 특히 가격 상승폭이 컸던 버블세븐 지역을 비롯한 주요 지역 아파트에 대한 매수 타이밍 조절은 좀더 적극적이어야 한다.둘째, 비인기 지역의 물건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 많기 때문에 굳이 인기 지역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최근 낙찰가율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물건은 아파트와 개발 호재 지역의 연립·다세대이다. 물론 낙찰가율이 높고 입찰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은 그만큼 인기가 있다는 것이지만 요즘 같은 장세에서는 낙찰받더라도 큰 수익을 내기 어렵다.반면 상가나 숙박시설의 경우 상당히 오랫동안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아 왔기 때문에 낙찰가율이 50% 내외에 머무르고 있고 입찰 경쟁도 그리 심하지 않다. 따라서 상당히 경쟁력 있는 가격에 물건을 취득할 수 있다.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한다면 향후 경기 회복에 따른 자산가치 상승으로 투자 이익 실현이 가능하고, 그간의 임대 수익도 누릴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낙찰 후 단 기간 내 매매를 원한다면 저렴한 가격에 취득한 만큼 일반 거래가보다 상당히 경쟁력 있는 가격에 매각하면 된다. 소외된 지역, 소외된 물건이라고 거래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사는 곳이면 수요는 항상 있게 마련이다. 개발 호재가 없는 지역 내 중·소규모 아파트나 연립·다세대에 투자해 투자 수익을 적게 가져가고, 회전율을 높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셋째, 뉴타운, 재개발, 경전철 등 각종 개발 정보는 발표되기 수개월 전부터 벌써 지역신문이나 지역의 주민들 사이에 오르내리게 마련이다. 입찰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개발 정보도 남보다 한발 앞서가야 하기 때문에 지역개발 정보와 이 지역에 해당하는 경매 물건의 출현 여부를 지속적으로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개발 정보를 한발 앞서 입수하고 선발 투자그룹에 합류한다면 낮은 경쟁을 통해 우량 물건을 확보할 수 있지만, 개발계획 발표 후의 후발 투자그룹은 여간해서는 치열한 입찰 경쟁에서 살아 남기가 어렵다. 그것은 곧 그간 넘쳐나는 물량으로 홀대를 받아 왔음에도 불구하고 인천과 부천 및 강서 지역의 연립·다세대에 꾸준히 투자했던 투자자와 재개발·재건축 호재로 낙찰가율이 치솟고, 입찰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출발한 후발 투자자 간 투자 우위를 비교하는 것과도 같은 이치다.넷째, 가격이 비정상적이라 할 만큼 큰 폭으로 떨어진 물건도 눈여겨보자. 경매 물건을 검색하다 보면 유찰 횟수가 4~5회 이상 돼 최저 매각가가 감정가의 30% 이하로 떨어진 물건들이 수두룩하다. 물론 유찰이 거듭되는 물건은 그럴만한 사유가 있게 마련이다. 예컨대 선순위 임차인이 배당 요구를 하지 않아 그 보증금을 낙찰자가 인수해야 하거나, 유치권이 신고돼 있어 낙찰 후 유치권에 대한 분쟁이 있거나 법정지상권이 성립할 여지가 있는 등의 ‘하자물건’일 가능성이 많다.이러한 ‘하자 물건’은 각각의 권리자가 주장하는 금액을 비용으로 고려해 입찰한 후 인수하게 될 보증금이나 유치권 금액, 법정지상권 소멸비용, 즉 하자치유비용을 최소화하는 만큼 이득을 얻게 된다. 유찰이 거듭돼 가격이 폭락한 상가 중에는 한 개 층 또는 그 이상이 전체로 경매에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이들 물건을 취득해 하자를 처리한 후 리모델링을 통해 임대나 분양으로 투자 수익을 누릴 수 있는 여지가 있다.주로 층별로 구분 소유돼 있거나 층 일부가 경매로 나왔지만 규모가 비교적 크게 구획된 주상복합 상가나 오피스(텔)상가, 근린상가 등이 대상이다. 하자 처리 과정이나 비용 및 권리관계에 대한 분석은 전문가에게 자문해야 한다.다섯째, 맹지에 관심을 가져 보자. 맹지는 비록 도로에 접하지 않은 토지이지만, 의외로 우량한 물건들이 많다. 토지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도로에 접해 있느냐 하는 것이다. 차량 통행이 가능한 도로에 접한 반듯한 토지는 경쟁이 치열해 낙찰받기가 쉽지 않으나, 맹지는 개발로 수용되는 것이 아니면 대부분 투자자들에게 외면당하기 쉽기 때문에 입찰 경쟁도 적고 낙찰가율도 비교적 낮은 편이다.맹지 중에서도 개설 중인 도로에 인접한 토지, 주변 토지를 매입하거나 교량을 개설해 인근 도로와 연결이 가능한 토지, 지적도상에는 도로에 접해 있으나 인접한 다른 토지 소유자의 무단점유로 맹지처럼 보이는 토지, 반대로 지적도상에는 도로가 없어 경매정보에도 그렇게 나와 있으나 최근 도로가 개설돼 도로에 접하게 된 토지 등이면 금상첨화다.이상 요즘 다소 과열된 경매 시장에서 낙찰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투자 방향을 나름대로 설정해 봤지만 제시한 투자전략이라든가 이에 따른 투자 종목은 부동산 가격 변동, 정책, 경매 동향에 따라 변할 수 있고,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변해서는 안 될 불변의 원칙이 있다. 바로 현장 조사다.시간에 쫓겨 입찰하는 경우 경매 정보에 의지해 현장 조사를 소홀히 하게 되는데, 경매 정보가 현장 조사를 대신할 수는 없다. 개발 정보를 앞서 입수하고, 시세 평가를 통해 매수 타이밍을 조절하는 것은 물론 하자처리비용도 계산해야 한다. 맹지의 투자성 여부를 확인하는 일련의 과정이 모두 현장 조사와 결부돼 있는 만큼 현장 조사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틈새 투자 전략이나 투자 종목을 제시한들 한낱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