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중순 이후 다소 안정을 보이던 국제 유가가 8월 들어 다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란 핵문제, 이스라엘-레바논 사태 등 지정학적 불안 요인이 지속되는 가운데 BP사의 알래스카 유전에서의 공급 차질 우려가 겹쳐졌기 때문이다. 지정학적 요인들이 단기간 내에 해결되기 어려우며 허리케인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감도 상존하고 있어 국제 유가의 고공 행진을 억제할 수 있는 요인은 당분간 없어 보인다.특히 이라크를 제외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10개국의 7월 생산량이 4개월 연속으로 OPEC의 쿼터(2700만 배럴/일)를 밑돌았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이는 지정학적 위험뿐 아니라 산유국의 공급 능력 제약이 고유가의 원인이 되고 있으며, 따라서 OPEC의 신규 생산 능력이 확충되기 전까지는 고유가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결국 생산 능력의 제약과 지정학적 불안정으로 인한 대규모 공급 차질 우려가 국제 유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요의 하향 안정만이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다. 최근 미국 경제가 정점을 지났다는 신호가 세계 경기의 둔화로 이어지고, 이것이 세계 석유 수요의 감소로 연결될 경우 국제 유가는 안정세를 보일 수 있다. 중국 정책 당국도 경기 과열에 대한 우려로 긴축 조치를 취하면서 석유 수입 물량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즉, 세계 경제의 조정 국면 진입이 국제 유가 하향 안정의 전제조건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