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레포츠 승마의 세계
5일근무제가 확산되면서 승마 인구가 늘고 있다. 예전엔 승마를 동화 속 이야기쯤으로 생각하던 사람들도 이젠 “한번 타 볼 수 없나요.” 또는 “어디 가면 말을 탈 수 있나요.”라고 묻는 경우가 많다. 이런 수요를 맞추기 위해 농가 승마장, 산악 승마장, 해변 승마장 등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승마가 귀족 스포츠에서 대중 스포츠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승마의 매력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푸른 초원에서 말과 한 몸이 되어 달리는 체험 자체가 쾌감을 느끼게 한다. 또 승마를 하면 신체 각 부분의 평형감각과 유연성을 기를 수 있고 장운동을 도와준다. 웰빙 스포츠로 손꼽을 만하다.승마 장비는 바지, 부츠, 헬멧을 포함해 30만 원에서 40만 원 선이면 마련할 수 있다. 말은 수천만 원을 호가하지만 컬렉터가 아니라면 마장에서 빌려 타면 된다. 요즘은 승마 동호회나 사설 클럽 등을 통해 단체로 회원권을 구입해 저렴하게 승마를 즐길 수 있다. 쿠폰을 끊어서 탈수도 있다. 보통 한 시간 정도 말을 탈 수 있는 1회 쿠폰의 가격은 4만~5만 원 선이다.말을 직접 구입해 타고자 한다면 먼저 말이라는 동물에 대해 상세히 파악해야 한다. 말과 사람도 궁합이 있기 때문이다. 승마용 말의 종류는 보통 세 가지로 구분된다. 먼저 ‘아랍(Arab)’ 종은 아라비아가 원산지며 가장 오래된 품종이다. 체구는 그렇게 크지 않지만 경쾌한 운동을 하는 아름답고 멋진 혈통이다. ‘스루브레드(Throughbred)’ 종은 가장 빠르고 늘씬한 몸매를 가졌지만 지구력과 질병에 약하다. ‘앵글로아랍(Anglo-Arab)’ 종은 프랑스와 영국에서 아랍과 스루브레드를 교배해 사육한 승마용 혈통이다. 말의 나이도 중요하다. 말은 태어난 해를 ‘이어링(yearing)’이라 하고, 그 다음해 한 살이 되는 것이다. 말의 자연수명은 20세, 경제수명은 15세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말 6세는 사람 20세, 말 11세는 사람 40세에 해당된다. 성장은 2세까지 끝나고 5~6세 때가 원기 왕성하다. 말의 나이는 이빨의 마모 상태로 감별할 수 있다.승마는 말을 잘 다루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말의 걸음(보법·步法)은 크게 평보·구보·속보로 나뉜다. 평보는 아주 느리고, 구보는 아주 빠르다. 속보는 그 중간 보법이다. 어느 보법에서도 보폭(보도·步度)을 늘리거나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빈틈없는 동작을 명령할 때는 수축 보도를, 긴 시간을 연속해 나갈 때는 보통 보도를, 급하거나 강한 운동을 할 때는 신장 보도를 사용한다. 초보자는 평보와 속보를 익힌 뒤 구보를 배운다.말 타기가 익숙해지면 마장에서 야외로 나가서 외승에 도전할 수 있다. 초보자는 30분∼1시간 정도 돌아올 수 있는 코스를 정해야 한다. 야외에서는 말 역시 해방감으로 설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안전한 승마를 위해 헬멧과 턱 끈을 반드시 착용하자. 날씨가 춥더라도 몸놀림이 편한 얇은 옷차림이 좋다. 여름철에도 몸이 긁히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소매가 긴 옷을 챙겨 입자. 속옷은 땀이 잘 흡수되는 소재를 선택하는 게 좋다. 장갑은 추위를 막아주고 손이 고삐와 마찰하지 않도록 보호해 준다. 신발은 평소에 신는 편한 것이 좋다.말을 소유하고 있다면 ‘대부도 베르아델 승마클럽’처럼 부지가 큰 경마장에 회원으로 등록하고 이용하면 된다. 이때 정회원권은 5000만 원 정도다. 대부도 베르아델 승마클럽은 2만 평 부지에 지름 84m의 대형 돔 경마장인 ‘골든 돔’, 110개의 마방, 55필의 독일산 고급 승용마, 1만5000평의 잔디 외승 코스, 고급 펜션 6개 동을 갖춘 국제적 경마 시설이다. 수시로 경마 스쿨과 아카데미를 열고 있으니 이를 잘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승마 중에서도 최근 특히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외승(外乘)’이다. 외승은 일종의 승마 투어라고 보면 된다. 외국에서는 일종의 ‘승마 트레킹’이라 하여 자연주의 여행으로 인기가 높다. 몽골이나 중국의 초원지대에는 말몰이꾼과 함께 캠핑 장비를 가득 싣고 일주일 이상씩 승마 트레킹을 하는 유럽인을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이런 승마 트레킹이 인기를 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외승을 하려면 보통 승마장에서 최소한 한달 정도 트레이닝을 받아야 한다. 말과 친해지는 요령에서부터 안장에 오르는 법 등 기본기를 먼저 배운다. 외승을 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자연 풍광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서울 인근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서해안은 일몰 무렵을 최고로 친다. 역광을 받으며 갯벌을 질주하는 모습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여기서는 누구나 관운장이 되고 애마부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경기도 포천에 있는 ‘운악승마클럽’도 외승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곳에서는 거의 매주 외승 투어를 나가는데 산악 승마는 포천 명성산에서 이뤄지고 해변 승마는 화성군 어도와 태안군 신두리 해안에서 주로 이뤄진다. 보통 1박 2일 외승 투어 비용은 산악 승마는 15만 원, 해변 승마는 20만 원, 연간 회원권은 335만 원 선이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