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의 자랑 플래그십 모델 S 600L

600L은 메르세데스-벤츠의 자동차 기술이 집약된 S 클래스의 최고급 모델이다. S 600L이 독일 현지에서 선보인 지 6개월 만에 국내에 전격 출시된 것은 국내 고가 자동차 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국내에서 판매된 배기량 5000cc 이상 대형 승용차는 총 585대이며 이중 메르세데스-벤츠가 490대를 기록해 전체 판매량의 83.8%를 차지했다. S 600L이 출시되기 전까지 최고급 플래그십(Flagship) 모델이었던 S 600과 S 500은 각각 61대 413대나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다.S 600L이 전격 출시되자 BMW와 폭스바겐이 최고급 세단인 BMW 750i 익스클루시브 라인과 페이톤 V8 4.2 롱휠베이스(LWB)를 각각 출시해 S 600L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고급자동차=벤츠’라는 소비자들의 생각은 쉽사리 깨지지 않을 것 같다. 메르세데스-벤츠에서는 S 600L 출시를 계기로 한국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산이다.S 600L이 속해 있는 뉴 S-클래스는 지난해 9월 전 세계 첫선을 보인 후 8개월 만에 5만 대를 돌파하는 등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톱클래스 브랜드다. 뉴 S-클래스는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세계 고급 세단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S 600L은 바이터보 V12 엔진이 장착돼 517마력의 강력한 힘을 자랑하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를 4.6초에 도달할 정도로 가속력이 뛰어나다. 최대 토크는 84.6kg·m로 이전 모델인 S 600(81.6kg·m)보다 한 단계 향상됐다.나이트 뷰 어시스트 시스템은 S 600L에 첫선을 보이는 기능이다. 이 시스템은 헤드램프에 적외선 카메라를 설치해 헤드램프로 식별할 수 없는 부분까지 볼 수 있게 한 획기적인 기술이다. 적외선 카메라로 찍은 이미지는 계기판에 표시돼 운전자는 계기판의 화면을 보고 어둠 속에서 물체의 유무를 판단한다. 계기판 화면은 마치 TV화면처럼 선명해 돌발 상황에서도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속도도 표시돼 계기판만 보고도 운전이 가능하다. 이 시스템은 핸들 왼쪽에 있는 버튼을 눌러 실행시키며 반드시 하향 전조등을 켜야만 작동된다. 시속 15km 이상에서만 시스템이 작동되고 그 이하에서는 화면이 자동으로 꺼진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나이트 뷰 어시스트 시스템의 개발로 야간 운전의 위험도가 크게 떨어졌다면서 ‘자동차 기술의 혁명적 장치’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이 시스템은 헤드램프보다 가시거리를 50% 이상 높일 수 있어 사고 위험도를 크게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편의장치도 대폭 개선된 S600 L은 차체의 절반을 하이테크-스틸 합금으로 만들어 중량은 낮추고 강도는 최고 수준으로 높였다. 보닛과 프런트 윙, 트렁크 덮개는 알루미늄으로 제작해 주행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정지상태에서의 비틀림 강성이 기존 모델보다 12% 향상 되는 등 안전도가 대폭 개선됐다.길이는 S600에 비해 43mm 길어진 5210mm이며 휠베이스는 80mm가 길어진 3165mm. 너비는 16mm, 높이는 29mm이며 뒷좌석의 길이를 52mm나 늘려 비행기 일등석 수준의 편안함을 제공한다.뒷자리에 최고급 음향 시스템을 설치한 것도 특징이다. 무려 14개의 스피커를 설치한 하만 카돈 시스템은 S600 L 오디오의 결정체다. 이전까지 스피커는 문, 우퍼는 뒤쪽에 장착하는 것이 관례였지만 S600 L의 스피커는 통합 프로세서에 의해 개별적으로 작동한다. 이 시스템을 개발한 독일의 저명한 오디오 엔지니어 헨스겐스는 “S600 L은 인간의 귀와 가장 근접한 시스템.”이라면서 하만 카돈 시스템의 우수성을 자랑했다.혁신적인 자동차 운영 시스템은 커맨드 시스템과 커맨드 컨트롤러가 장착됐고 최첨단 ABS 제어장치가 있어 안전도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변속기어에는 S(스포츠), C(컴포트), M(중립) 모드가 별도로 있어 도로의 상태나 운전자의 취향에 따라 자동차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으며 열선 및 통풍 전동, 4구역 개발 자동 온도 조절 시스템 등은 전 좌석에 설치돼 있다. 설치된 에어백만 8개다.2000년대 접어들면서 메르세데스-벤츠가 강조하고 있는 점은 ‘안전도’다. ABS와 커맨드 시스템은 유사시 승객의 안전을 최대한 보장하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자동차 철학을 그대로 반영한 시스템이다. 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의 ‘안전 사랑’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메르세데스-벤츠만이 보유한 독특한 안전 시스템인 프로세이프(Pro-Safe)는 운전자의 운전 습관을 자동으로 인식하는 것과 동시에 사고 발생 가능성을 다방면으로 분석해 실제 상황에서 한 박자 먼저 안전장치를 실행시킨다. 이 시스템은 S 600L 외에 S 350L, S 500L 등에 모두 적용되고 있다.이 밖에 다이렉트 컨트롤과 액티브 보디 컨트롤 서스펜션은 최상의 승차감을 맛보는데 도움을 준다.언덕 출발 시 미끄럼을 방지해 주는 어댑티브 브레이크 시스템과 사고 시 탑승자의 머리를 보호해 주는 ‘Neck-프로 헤드레스트’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지향하는 ‘사고 없는 운전(Accident-free Driving)’을 실현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이 밖에 S 600L에는 국내 최초로 블루투스(Blue tooth)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 장착돼 무선으로 모든 시스템을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S 600L의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2억6600만 원이다. 이 모든 시스템들이 결합돼 만들어진 S 600L은 그래서 주저할 것 없이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 자동차로 손꼽힌다.지난 3월 개봉된 짐 캐리 주연의 영화 ‘뻔뻔한 딕&제인’에는 이런 장면이 나온다. 출근을 위해 집을 나서는 딕(짐 캐리 분)은 평소에 감정이 좋지 않았던 옆집 남자가 새 차를 장만한 모습을 보고 “차 샀어?”라고 묻는다.남자는 “벤츠 S 500이야. 독일에서 특별 주문했지.”라고 말했고 그러자 딕은 “차 어때?”라고 다시 묻는다. 그러자 남자는 기다렸다는 듯 “벤츠잖아.”라며 딕의 자존심을 마구 짓밟아 놓는다. 딕은 자신의 자동차인 BMW를 보며 쓴 웃음을 지으면서 벤츠에 당한 굴욕감을 되새기는 장면이 나온다. 단순히 S 500만 가지고도 이러는데 만약 S 600L이 영화에 사용됐다면 어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