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원마련 10계명

많은 사람들은 노후 대비와 연금 재테크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 재원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게 주된 이유다. 상당한 연봉을 받는 직장인들도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불평한다. 하지만 찾아보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조금만 신경 쓰면 적정한 재원 마련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본인의 노후를 스스로 준비하려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걸림돌은 사교육비다. 자녀에 대한 교육열이 지나치게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다른 무엇보다도 사교육비에 대한 지출 규모가 엄청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05년 조사에 따르면 1자녀를 둔 가정의 평균 자녀교육비는 생활비의 23.8%, 2자녀인 경우에는 59%, 3자녀의 경우에는 무려 63.8%를 나타냈다. 가계에 심각한 부담이다.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이른바 ‘에듀테크’가 필요하다. 자녀가 원하지 않는 데도 억지로 학원을 보내는 것부터 줄여야 한다. 학기 중이라면 학교 수업과 학원 수업에 대해 스스로 복습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학원 수업을 조절해야 한다. 스스로 복습하려면 1~2개 정도가 적당하다. 또 온라인 교육 등 저렴하면서도 질 높은 대안을 찾을 수도 있다. 한의사이자 수험생 컨설턴트인 황치혁 원장은 “과도한 교육 투자는 돈을 낭비할 뿐만 아니라 책 읽는 습관이나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떨어뜨려 결국 장기적으로 자녀에게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고 지적한다. 살다보면 이리 저리 새나가는 돈이 많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렇게 새어나가는 돈을 막기 위해서는 지출의 규모를 먼저 결정한 다음 소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비하고 남는 것을 저축하려면 아무리 연봉이 많아도 늘 돈에 허덕이기 쉽다. 미리 저축할 돈을 떼어 놓고 꼭 지출해야 할 부분만을 사용한다면 불필요하게 새나가는 돈도 잡을 수 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어머니는 ‘숙제하고 나가 놀아라.’라고 이야기한다. 어느 어머니도 ‘나가서 실컷 놀다가 그 다음에 집에 돌아와 숙제하라.’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돈도 마찬가지다. 먼저 저축이나 투자를 하고 나서 소비해야 한다. 지출부터 먼저 하고 저축하면 적자 인생을 면할 길이 없다. 친구나 친지를 통해 보험을 한두 개 이상 들지 않은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보험의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고 자신의 상황에 적합한 보장이 들어있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연령에 따라, 가정 상황에 따라 보장 내용은 계속 달라져야 한다. 보험을 한 번 가입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보험을 잘 설계하면 지금보다 보험료를 훨씬 줄이면서도 더 알찬 보장을 받을 수 있다. 보장성 보험료는 소득의 7~10%가 적당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적정한 보험 리모델링을 해야 한다. 지갑에 지나치게 많은 신용카드를 갖고 다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신용카드가 많아지면 소비 욕구가 커진다. 하지만 카드는 요술방망이가 아니라 내가 갚아야 할 부채다. 신용카드는 1~2개만 전략적으로 사용하고, 일반적으로 지출할 때에는 통장에서 바로 돈이 빠져나가는 체크카드를 사용해 과소비를 억제하는 게 좋다. 또 신용카드는 확실한 포인트 혜택이 있는 주유나 영화 관람 등에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나머지 일반적 지출은 통제가 훨씬 더 잘 되는 체크카드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월급통장이 대부분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보통예금으로 되어 있다 보니 그 잔액에 대해서는 이자가 거의 붙지 않는다. 고작 0.1%가량의 이자만 붙을 뿐이다. 하지만 봉급통장을 바꾸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일례로 증권사의 CMA로 바꾸어 놓으면 높은 이자에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다.CMA는 언제든 돈을 넣고 찾을 수 있는 은행의 보통예금과 같은 계좌다. 다른 점은 그 돈을 국공채나 CP, RP 등에 투자해 연 3~4%의 수익을 올린다는 점이다. 또한 신용카드 대금 결제와 공과금 납부, 인터넷 뱅킹, 공모주 청약자격 부여 등 다양한 혜택을 볼 수도 있다. 또 거래실적에 따라 현금으로 바꿔 쓸 수 있는 마일리지도 적립해 준다. 수수료도 싸다. 마이너스 통장을 잘 활용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각종 공과금, 보험료, 통신요금, 대출금 등을 마이너스 통장으로 자동이체해 놓으면 설령 잔고가 없더라도 결제할 수 있어 연체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흔히 돈이 급하게 필요할 때 신용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곤 한다. 그러나 현금서비스의 대출이율과 마이너스 통장의 대출이율을 비교해 보면 다시는 현금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다. 최소한 10% 이상 이자가 차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이너스 통장을 사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자칫 곶감 빼 먹듯 마이너스 통장을 사용하다 한도까지 다 써버려 연장을 되풀이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정액 이상 사용액을 넘기지 않도록 관리할 능력이 없다면 마이너스 통장은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또 신용으로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기보다는 이자가 훨씬 싼 예·적금 담보 마이너스 통장을 만드는 게 좋다. 현대 사회에서 신용은 생명이다. 신용 정보는 대출금 이자를 갚거나 신용카드 결제대금을 결제하거나 세금을 내는 기록들이 모여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이 신용 정보는 상거래 활동에 있어서 거래 상대방에 대한 식별, 신용도, 신용거래 능력 등의 판단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가 된다. 게으름 등으로 신용에 흠집이 생기면 대출 이자를 더 물어야 한다. 국내 금융사들의 휴면계좌에 남아있는 예금이 3500억 원에 육박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휴면계좌에 무관심하다는 얘기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금융사는 휴면계좌를 잡수익으로 처리하고 환급하지 않아도 된다. 수고스럽더라도 신분증을 들고 은행이나 증권사를 방문하면 어렵지 않게 돈을 찾을 수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의 휴면예금 조회 시스템(www.sleepmoney. co.kr)을 이용할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은 대출할 때 금리를 매우 중시한다. 하지만 이보다 대출 상환 계획을 먼저 세워야 한다. 전체 지출 계획을 고려해 감당할 수 있는 원리금 상환 금액을 정한 다음 대출 기간과 금액을 정해야 한다. 또 은행 이외에 다른 금융사의 대출 상품도 폭넓게 알아봐야 한다. 금융에 대한 공부가 되어 있는 사람은 연금 상품을 가입할 때 본인에게 적합한 상품이 어떤 것인지를 안다. 적합한 상품에 가입한다는 것은 그만큼 보험료를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뜻이다. 금융 공부에 가장 좋은 교과서는 경제 신문이나 재테크 잡지다. 신문이나 잡지를 본 다음 필요한 부분은 가위로 오려 놓고 수시로 읽어야 한다.돈은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소모성 돈과 투자성 돈이 그 것이다. 소모성 돈은 먹고 마시면서 사용하는 돈이다. 이런 돈들은 무조건 아껴야 한다. 소모성 돈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경제 신문을 사 보는 돈은 투자성 돈이다. 이런 돈은 지금 당장은 지출로 보일지 모르지만 한 달 뒤, 1년 뒤, 5년 뒤에는 투입된 돈의 열 배, 백 배를 벌어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