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와 싸워 이길 수는 없나 봅니다. 정부가 잇따라 쏟아내는 강경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쪼그라드는 느낌입니다. 국제 유가의 고공 행진에다 북한 미사일 사태가 상징하는 ‘컨트리 리스크’로 주식 시장도 이렇다할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지금부터 지루한 ‘시간과의 싸움’을 벌여야 할 판입니다.이런 게걸음장에선 투자자들이 착시 현상에 빠지기 쉽다고 합니다. 고가 제품에는 눈길을 주지 않고 저가에 시선을 맞추곤 합니다. 등락을 거듭하거나 급락하는 장에선 선뜻 고가에 손길을 뻗치기가 쉽지 않죠. 그러나 이런 데서 투자자들이 함정에 빠지기 쉽다고 고수들은 말합니다. 싼 맛에 덥석 ‘사자’에 나섰는데 결국 ‘싼 게 비지떡’이 되기 십상이라는 얘기입니다. 난초는 외면한 채 잡초를 사들일 수밖에 없는 이른바 ‘투자자의 굴욕’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죠. 요즘 개발 재료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제주도에는 투자 열기가 끊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맹지, 공동 등기, 개발 규제 등으로 아예 못쓰는 땅을 사들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하는데 모두 싼 것을 찾다가 빠지는 함정이라고 합니다. 예컨대 해발 200~600m의 중 산간 지역은 싸다고 덤벼들었다간 큰 낭패를 볼 수 있답니다. 땅값이 표고 차에 따라 들쑥날쑥한 데다 일부 지역은 아예 개발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땅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각은 분명 다릅니다. 같은 지역이라도 가치가 다르지요. 처음 서울이 개발될 때는 주로 가난한 서민들이 강변에 몰려 살았습니다. 생활용수를 구하기 쉬운 데다 생리욕구 해결도 용이했기 때문이죠. 물론 높은 곳에는 부자들이 살았죠. 요즘 대도시에는 평지의 인기가 훨씬 높습니다. 주식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미인주’는 시대 상황에 따라 바뀝니다. 이 때문에 “수시로 바뀌는 시장 상황을 쫓아다니는 것보다 종목을 탐구하는 게 더 낫다”는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사장의 투자철학이 많을 걸 생각하게 합니다. 어디엔가 숨어 있는 난초 대신 잡초를 선택하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그 어느 때보다 투자의 섬세함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이번 호 커버스토리로 꾸민 ‘꿈의 집을 지으세요’를 통해 여러분의 투자 높이를 가늠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