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트렌드 살짝 엿보기
마 전까지 ‘인테리어 트렌드’하면 앤티크(고가구)나 미니멀(최대한 장식을 줄이고 단순하게 디자인), 모로칸 스타일(유럽, 이슬람 문명이 혼합된 북아프리카 모로코 디자인) 등 규격화한 트렌드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한 가지 정해진 트렌드보다는 여러 스타일이 한 공간에 다양하게 공존하는 ‘믹스&매치’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믹스&매치의 예로 스칸디나비아 식의 단순한 형태에 따뜻한 느낌을 주는 나무 가구와 차가운 느낌의 금속재 등을 사용하는 등 서로 다른 재료를 한 공간에 모아놓는 것이 있다. 또 클래식한 가구에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의자 시리즈를 배치해 무겁고 딱딱한 느낌에서 벗어나 공간에 생기를 불어 넣어 주는 것도 좋은 예다.또 다른 트렌드로는 ‘네오 클래식’을 들 수 있다. 오랫동안 짙은 컬러의 마루와 고상한 패턴의 수입 벽지, 앤티크 가구와 소품으로 집을 장식하는 ‘앤티크 스타일’이 꾸준히 인기몰이를 해 왔지만 최근 보편적인 ‘앤티크 스타일’은 ‘네오 클래식’으로 변하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수도권 곳곳에 있는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가면 네오 클래식의 진수를 맞볼 수 있다. 장식 몰딩 사이즈가 커지고 화려해지며 대리석과 타일, 실크와 벨벳 등 패브릭으로 마감해 고풍스러운 느낌을 주는 것도 네오 클래식의 특징이다. 가구 역시 예전보다 웅장한 느낌의 선이 굵은 가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최근 몇 년 동안 젊은층에게 러스틱 화이트(Rustic White:원목 재질 느낌이 나는 흰색 가구) 스타일의 화이트 가구와 전원풍의 소녀적인 감성을 지닌 정크 스타일이 유행했다. 올해도 젊은층에게는 여전히 섀비 시크(하얀색 가구 겉이 거칠게 벗겨진 모습)와 로라 애실리 스타일(화려한 꽃무늬)이 유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화이트 일색의 가구에서 집안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몇 개의 가구는 오래되고 다듬어지지 않은 듯한 고가구와 소녀풍의 하얀 레이스와 고급스러운 컬러의 벨벳, 실크 등의 패브릭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꾸며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 역시 ‘믹스&매치’의 좋은 예라고 볼 수 있다.이러한 컨셉트대로 집안을 꾸미기 위해 많은 예산을 들일 필요는 없다. 믹스&매치의 범위와 개념은 특별히 규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간단한 소품들을 적절히 사용하면 믹스&매치의 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다. 가령 어머니, 할머니가 사용하던 오래된 반닫이, 재봉틀, 레이스 뜨개 용품, 낡은 한복지 등을 가지고도 믹스&매치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이밖에 와인 박스, 오래된 기름 랜턴과 우리가 늘 보던 백열전구도 훌륭한 소품이 될 수 있다.뽀얗게 먼지가 쌓인 할머니, 어머니의 소품을 한번 꺼내보고, 옛 기억을 되짚어 보며 어릴 적 한 땀 한 땀 인형 옷 만들던 솜씨로 여러분의 공간을 멋있게 스타일링 해보자. 거창한 인테리어 소품을 활용하기보다는 조그만 변화만으로도 집안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며 이것이 실내 인테리어의 기본이자 시작이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