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 ‘집중과 선택’전략
북구 삼선동에 사는 김석원(60) 씨는 8월 말에 있을 판교신도시 2차 동시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바뀐 제도를 숙지하고 지난 3월에 있은 1차 동시분양 결과를 분석하는 것은 기본이다. 김 씨는 이번 판교신도시 대형 평형 분양이 턴키방식(시공과 시행을 같은 건설회사에서 진행하는 사업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판교신도시 2차 분양은 대형 평형으로 구성돼 있어 고급주택 수요의 바로미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강남으로 대표되는 고급 주택 시장의 수요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택 당국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강남과 분당의 중간 지점에 있다는 점 때문에 판교신도시는 부동산 투자 ‘0순위’ 후보지였다. ‘판교당첨=고액 웃돈’이라는 등식이 성립될 정도로 판교신도시는 부동산 투자에 있어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우선 판교신도시는 경부고속도로를 중앙에 두고 좌우로 도시가 개발되며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하기에도 편리하다. 여기에 서울~용인 간 고속화도로와 분당과 수원을 잇는 분당선이 건설되면 사실상 서울 강남 생활권으로 편입된다. 금토산, 운중천이 있어 주거 환경이 쾌적하며 분양가도 저렴해 추후 높은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이번 분양은 중·대형 평형 분양이 주를 이룬다. 전용면적 25.7평 이상인 물량 중 민간분양이 4993가구, 공공임대가 397가구 공급되며 25.7평 이하는 1774가구가 분양된다. 각 건설사들은 이번 2차 동시분양에 최고의 주택 시공 기술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판교신도시라는 상징성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태영 홍보팀 송철수 팀장은 “수익률을 따지기보다는 판교라는 곳에 아파트를 짓는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있다”면서 “랜드마크로 삼을 수 있는 최첨단 아파트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판교 1차 분양은 2차를 준비하는 청약자들에겐 반면교사다. 당초 예상보다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지난 1차 결과를 면밀하게 분석한 뒤 2차에 도전하는 게 상책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판교신도시 중·소형 평형 분양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게 분양된 이유를 △10년 전매 제한에 대한 부담 △예상보다 비싼 분양가로 요약한다. 하지만 이번 2차 분양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전매 제한 기간이 5년으로 줄고 분양가는 인근 시세의 90% 선에서 결정된다. 업계에서 예상하는 평당 분양가는 1800만 원 대. 이 정도면 분당 정자동 평당 매매가(2000만 원 대)보다 훨씬 저렴하다. 그러나 청약 열기는 차분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분양권이 주택 수에 포함되는 데다 내년부터는 1가구 2주택자에 한해 양도차익의 50%가 세금으로 부과되기 때문에 다주택에 대한 부담이 늘어난다. 투기적인 성격으로 접근하기에는 정부의 규제가 만만치 않다. 물론 판교신도시 2차분은 다주택자도 청약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어떤 단지에 청약자들이 많이 몰릴까. 지난 1차분에서는 동판교 지역에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를 구성한 풍성주택이 가장 인기를 끌었다. 풍성주택 33A평형은 75가구 모집에 무려 15만5509명에 몰려 2073 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따라서 이번 청약에도 단지수가 가장 큰 곳에 청약자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되며 주변 주거 환경을 잘 활용해 쾌적한 단지를 구성한 곳에 신청이 많을 전망이다. 평면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단지도 청약경쟁률이 높았다. 발코니 확장으로 30평형대 아파트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은 대광 23A평형은 141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시공 능력이 뛰어난 대형 건설사들이 시공사로 참여하는 이번 2차 분양에는 지난 1차 때보다 더 혁신된 신평면이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내부 마감과 단지를 어떻게 꾸미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입지 여건만 놓고 보면 동판교에서는 금호건설이 주도하는 A21-1블록이 가장 많은 관심을 끌 것으로 전망된다. 이 블록은 분당신도시와 가장 가깝고 판교역 역세권에 있으며 중심상업지구도 바로 옆에 있다. 단지 내 초·중·고교가 모두 있는 것도 장점이다.서판교에서는 현대건설의 주도로 건설되는 A13-1블록이 입지 면에서 가장 좋다. 금토산이 단지를 감싸고 있고 바로 옆에 고급 빌라촌이 형성돼 있어 조망권이 잘 형성된다는 평가다. 남서울CC와 가까운 A6-1블록은 34평형 단일 평형으로 구성돼 있으며 서울~용인 간 고속화도로가 단지 바로 옆에 있어 교통 여건이 편리하다. 다만 총부채상환비율(DTI) 제도를 적용받는 것이 변수다. 6억 원 이상 아파트를 대출받을 때는 대출자의 소득 수준에 따라 금액을 제한받는다. 예전에는 분양가의 60% 선에 분양받았지만 지금은 소득 수준에 따라 분양가의 최저 20% 수준으로 대출 한도액이 줄어든다. 따라서 자금 계획을 어떻게 수립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이번 2차 분양이 지난 1차 때와 다른 것은 채권입찰제가 시행된다는 점이다. 채권입찰제가 시행되면 청약자들은 아파트 분양 시 인근 아파트 시세의 90%에서 분양가를 뺀 나머지 금액만큼 채권을 구입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분양가와 시세의 차익은 정부가 환수하게 된다. 표준건축비와 택지비를 합한 분양가는 1200만~1400만 원으로 여기에 채권가를 더하면 평당 분양가는 1800만 원 대다. 은행을 통해 채권을 구입하면 추후 양도세를 낼 때 채권 값은 공제받는다. 그렇다면 청약 전략은 어떻게 수립해야 할까. 이번 청약은 청약예금 가입자에게만 기회가 주어진다. 전용면적 25.7~30.8평의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서울 거주자는 청약통장에 600만 원 이상을 예치해야 한다. 전용면적 30.8~40.8평 이상의 아파트에 청약하기 위해서는 1000만 원을 예치해 둬야 한다. 물론 예치금을 높여 희망 평형을 변경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럴 경우 변경 신청 1년 후부터 청약이 가능하다. 다만 반대로 예치금을 낮춘 뒤 청약하는 것은 가능하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5월말 현재 25.7~30.8평 아파트를 청약할 수 있는 청약예금 1순위 가입자 수는 전국적으로 87만5580명인데 비해 30.8~40.8평 청약이 가능한 청약예금 1순위 가입자 수는 46만932명이다. 물론 40.8평 청약이 가능한 통장 가입자 수는 전국적으로 21만6933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아무래도 평형대가 커질수록 경쟁률은 낮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최근 청약통장 개편안을 마련해 3자녀 이상을 둔 가구를 공급 물량의 10%인 특별 분양 대상에 포함했다. 3자녀 이상을 둔 가구주는 일반 분양보다 우선권을 부여하는 특별 분양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이번 판교신도시에는 전용면적 25.7평 이하 공공분양 아파트도 1774가구나 분양된다. 지난 1차 동시분양에서 탈락했다면 재도전의 기회다. 이 밖에 민간이 짓는 임대아파트는 397가구가 공급된다. 이들 아파트는 25.7평 이상으로 지어지며 청약예금 가입자만 청약할 수 있다. 하지만 10년 후 분양 전환되며 임대료가 월 70만~80만 원 대여서 경쟁률은 상당히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차 분양에서도 임대아파트는 미분양이 속출했었다. 청약통장 없이 판교 입성하기자산가들 중 주로 전문직이나 임대 수익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몇몇은 판교신도시에 공급되는 상업용 택지에 관심이 많다. 상업용 택지는 경부고속도로 오른 쪽의 동판교와 맞은편 서판교 지역에 골고루 분포돼 있다. 동판교 지역 단독주택 필지는 중심상업시설 및 전철역과 가깝다는 점이, 서판교의 경우 녹지공간이 풍부해 주거 환경이 꽤적한 점이 장점으로 꼽혀 투자자들의 문의가 꾸준하다. 현재 판교 일대에서 나돌아 다니고 있는 일명 ‘딱지’는 전부 프리미엄만 주고받고 거래되는 불법적인 형태이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먼저 이주자 택지에 대해 우선 정확하게 알아보자 현재 공람공고일(2001년 10월 17일) 1년 전인 2000년 10월 17일 전부터 판교에 집을 가진 원주민에게 주어지는 80평 크기의 이주자 택지에 이미 4억~4억3000만 원 정도의 웃돈이 붙어 있다. 이주자 택지는 평균 80평 크기의 758개 필지로 용적률 150% 이하, 3층 이하로 음식점 등 점포를 들인 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다. 공급가격은 조성원가(평당 743만 원)의 80% 선인 5억 원 정도로 예상된다. 이주자 택지의 공급가격이 80% 이상 웃돈이 형성된 것은 10억 원 이상 나가는 비슷한 규모의 분당 점포 겸용 단독택지 시세까지 오를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자자가 80평의 이주자 택지를 매입했을 때 대략 프리미엄을 포함해 9억~9억3000만 원 정도의 자금이 들어간다. 이주자 택지는 건폐율을 60%로 잡고 1층에 상가를 짓고 2, 3층에 집을 지을 수 있다.협의양도인 택지는(1340필지, 평균 70평) 1000㎡ 이상의 토지를 소유한 원주민에게 주어지는 택지이며 용적률 80% 이하의 2층 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다. 2층 이하 주거전용 단독주택만 건립할 수 있는 협의양도인 택지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어 8월 현재 8000만~1억 원가량의 웃돈이 형성돼 있다. 또한 6, 8평짜리 상업용 딱지도 투자자들의 관심권에 있는데 프리미엄만 6000만~8000만 원 정도 붙어 있다. 최소 6, 8평짜리 상가 딱지 30개 정도를 모아야 지하 3층, 지상 6층 정도의 건물을 지을 수 있다. 물론 평당 1200만 원 정도의 상가 택지 값을 따로 지불해야 한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