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와 럭셔리세단의 만남-‘M-클래스’

람의 선입견이라는 게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흔히 벤츠라고 하면 럭셔리 세단을 연상한다. M-클래스를 타기 전까지는 세 개의 꼭짓점으로 된 트리플 포인트는 왠지 E-클래스나 C-클래스, S-클래스 등의 세단에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트리플 포인트가 세단보다 더 크고 선명한 M-클래스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는 생각 때문인지 왠지 어색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선입견은 M-클래스의 운전석에 앉는 순간 여지없이 깨졌다. 다소 투박해 보이는 듯한 외관은 요즘 SUV 트렌드와는 거리가 있었지만 가속력만큼은 동급 최고 수준을 자랑했다. M-클래스는 유럽보다 미국에서 더 잘 팔린다. 메르세데스-벤츠가 미국 시장을 겨냥해 야심 차게 마련했다는 말이 허언은 아닌 듯싶다. 그렇지만 M-클래스는 정통 SUV가 아니다. 축적된 세단 기술을 기본으로 설계된 크로스오버 차량에 가깝다. M-클래스는 세단의 편안한 느낌을 주기 위해 모노코크 방식(차량에 쓰이는 철재를 하나의 틀로 찍어내 만드는 방식)이 적용됐으며 메르데세스-벤츠의 자랑인 프리세이프도 장착됐다. 외관은 곡선미보다는 근육질의 ‘마초’ 분위기가 주로 강조되고 있다. 이는 안전성을 강조하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자동차 철학이 그대로 반영된 모습이다. 하지만 실내는 여성스러움이 물씬 풍겨난다. 에어컨과 오디오가 배치돼 있는 센터페이시아는 작동하기 쉽고 첨단 설비 역시 운전자의 편의에 맞춰져 있다. 가속 페달을 밟아보니 V6 가솔린 엔진의 힘이 느껴졌다. 이 엔진은 272hp에 100km당 11.5리터의 연료만을 소모하면서 소음은 일반 세단 수준으로 낮다. 자동 7단 변속기 역시 조종석 옆에 있는 다이렉트 셀렉트 변속 레버를 통해 손쉽게 조작할 수 있었다. 차량의 적재량에 따라 앞뒤 서스펜션의 높낮이는 조절하는 에어매틱도 편안한 주행에 큰 도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