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신현구 씨의 집

실과 용기.’ 자신의 손발과 아이디어로 직접 집을 만든 신현구(49·자영업) 씨는 전원주택의 성공 요인으로 이 두 가지를 꼽았다. 과감하게 도시 생활을 접고 전원으로 나갈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며 주택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바탕으로 성실하게 관련 정보를 모아야 자연 속에서 나만의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 씨는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나 성인이 된 이후로는 주로 아파트에서 생활해 왔다.“아파트 생활은 매우 편리합니다. 하지만 집에 밭도 좀 있고 잔디를 밟으면서 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었습니다. 특히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사랑의 집짓기(해비타트) 운동을 하면서 목조주택을 짓는 모습을 보고 이 분야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이후 그는 직접 제대로 된 주택을 지어보겠다고 결심했다. 우선 이론을 배워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나무와 삶’이란 건자재 업체가 운영하는 교육 과정을 마쳤다. 이론부터 실무까지 3주간에 걸친 교육을 받고 나니 자신감이 생겼다. 같이 수업을 들었던 동료와 함께 목조주택 설계 프로그램(소프트플랜)을 활용해 직접 집을 설계하는 방법을 배웠다. 또 경기도 용인에 전원주택을 지을 부지도 매입했다. 하지만 바로 공사를 시작하지 않았다. 무려 2년 동안 각종 건축자재 전시회를 쫓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했다. 공부도 더 하면서 착실히 ‘내공’을 쌓아야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집을 지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2003년 초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직접 설계 작업을 한 후 3월 본격적으로 공사를 시작했다. 지하로 1m 정도 땅을 파는 터파기 공사부터 시작해 토대를 깔고 기둥을 세운 후 지붕을 올리고 외벽 공사를 마무리한 뒤 보일러를 설치하기 위해 1층과 2층 바닥에 콘크리트를 타설하고 단열재를 넣었으며 외벽 치장과 창문 설치도 마무리했다. 공정마다 필요한 인부를 불러 공사를 진행했고 자재는 모두 신 씨가 직접 골랐다. 2003년 말께 인테리어 공사까지 마무리해 최종적으로 집을 완성했다. 그의 전원주택은 240여 평 대지 위에 연면적 60평 규모로 건설됐다. 총 건축비는 1억8000만 원 정도 들었는데 기타 부대 비용까지 모두 계산해 보니 2억1000만 원 정도 들어간 것으로 추산됐다. 집을 팔 생각이 없기 때문에 집값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대지 구입비가 평당 55만 원이었는데 현재 90만 원 정도로 가격이 올랐다고 한다.“살아보니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습니다. 집에 들어오는 게 편하고 나무와 숲속에서 출퇴근할 수 있어 너무 좋습니다. 처음 제 집을 방문하는 사람은 나무 냄새가 난다고 말합니다. 천장도 일반 아파트에 비해 높아 시원한 맛이 납니다. 다만 거실이 생각보다 작다는 게 아쉽습니다. 설계도상으로 봤을 때 거실이 꽤 크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건설하고 보니 약간 공간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그는 성공적으로 전원주택을 짓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많이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목조주택에 대한 지식을 많이 갖고 있어야 합니다. 액자 하나를 달더라도 아무렇게나 못을 박으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또 전원생활을 하려면 부지런해야 합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꽃도 돌보고 잔디도 깎아줘야 합니다. 풀도 뽑아줘야 하고 오이도 심고 고추도 심으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아파트 생활에 비해 집에 더 많이 신경을 써야 하지만 도시생활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삶에 대한 만족도는 높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