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템통합(SI)과 네트워크통합(NI)이 주력 사업인 포스데이타(대표 유병창)는 한때 ‘무거운 주식’으로 꼽혔다. 외형은 컸지만 수익이 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회사는 최근 몇 년 동안 주력 분야 재점검과 신성장 동력 개발에 나선 덕분에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 바로 ‘휴대인터넷(와이브로·Wibro)’과 ‘통행료자동징수시스템(ETC)’이라는 ‘블루오션’을 찾아 나선 것이다. 블루오션을 향한 항해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회사의 체질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포스데이타는 정보화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지난 1989년 설립된 정보시스템 전문 업체다. 포스코그룹 계열사들의 정보기술(IT) 인프라 구축에 앞장섰다. 매출의 60% 정도가 그룹의 새로운 시스템 구축 및 기존 시스템의 유지 보수에서 발생하고 있다. 그룹 프로젝트가 실적의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포스데이타는 포스코의 IT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생긴 철광 관련 정보 시스템 구축 노하우를 적극 활용했다. 특히 포스코가 추진한 ‘프로세스 이노베이션(PI)’ 1, 2기의 성공적 가동에 기여함으로써 철강 정보화 부문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 인도 태국 등 해외 철강 업체의 생산관리 시스템 구축에도 활발하게 참여했다. 또 인도네시아 중국 미국 일본 이집트 등의 정보화 사업에 진출해 정부 기관을 대상으로 한 전자정부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국방 관련 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공군의 C4I가 대표적이다. C4I는 전장을 한눈에 보면서 육·해·공군의 전력을 입체적으로 운용해 최소한의 희생으로 전쟁에서 승리하도록 하는 통합 전장 관리 체계다. 이밖에 도로교통 철도 등의 정보화 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코스닥시장에는 IT 버블이 붕괴된 2000년 11월 상장했다.국내 SI 업체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생기면서 갈수록 경쟁이 심화됐다. 덤핑과 저가 수주가 횡행하면서 대부분의 SI 업체들이 고사 위기에 빠져들었다. SI 업체들이 헐값에 프로젝트를 따낸 뒤 하청 업체에 다시 헐값에 떠넘기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급기야 지난해 국내 1위 SI 업체 매출이 1조5000억 원을 웃돌았지만 경상이익은 100억 원 선으로 매출의 1%에도 못 미칠 정도로 실적 부진에 허덕였다.포스데이타도 마찬가지였다. 외형은 커졌지만 수익성은 크게 떨어졌다. 지난 2004년 매출이 3425억 원에 영업이익 161억 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매출 3201억 원에 영업이익이 99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게 절체절명의 과제였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움직이는 인터넷’인 와이브로가 그 대안 중 하나로 부상했다. 이와 함께 그동안 노하우를 쌓아 왔던 ETC도 전략적으로 접근했다.포스데이타가 와이브로 사업에 뛰어든 것은 이 분야가 블루오션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포스데이타는 신규 사업으로 와이브로를 정한 이후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 와이브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삼성전자와 함께 와이브로 시스템 공급 업체로 선정됐다. KT와 SK텔레콤의 사업자로도 선정됐다.와이브로 서비스를 위한 기지국 제어국 칩셋 단말기 등을 개발하고 있는 포스데이타는 연구개발 일정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자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국내외 마케팅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초 MP3플레이어 ‘아이리버’ 제조업체인 레인콤과 와이브로 단말기 사업을 협력키로 했다. 이에 따라 포스데이타는 와이브로 통신 칩셋을 개발·공급하고 레인콤은 와이브로 망에 접속해 온라인게임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내려 받아 즐길 수 있는 단말기를 개발하게 된다. 이번 제휴는 와이브로 원천기술을 보유한 포스데이타가 기존 주력 시장에서 과감히 탈피, 차세대 통신 설비 및 휴대형 단말기 분야에 진출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특히 최근에는 인텔과의 제휴를 통해 IEEE802.16e 표준 기반 와이브로 및 모바일 와이맥스 기지국, 제어국 등을 비롯한 시스템 개발을 위해 상호 협력키로 했다. 또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공동 마케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같은 활동으로 포스데이타에 대한 해외 업체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현재 30여 나라와 와이브로 관련 시스템 공급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며 내년 상용 장비를 해외에 본격 공급할 계획이다. VoIP 등 특화된 솔루션 제공으로 제품 차별화에도 나설 방침이다.ETC는 전국 고속도로로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ETC는 고속도로 톨게이트에 하이패스 시스템을 설치하고 차량에 단말기를 탑재하는 것이다. 올해 일부 발주가 시작되고 내년에 단말기 공급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내년 초 고속도로 영업소 17개소에서 ETC를 개통하고 차량 20만 대 정도의 단말기를 탑재할 것이란 게 회사 측 관측이다. 회사 측은 이달 말께 상용화가 예상되는 와이브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올해 예상 매출 중 300억 원 정도를 와이브로 관련 분야에서 창출할 계획이다. 칩셋을 단말기 제조업체에 공급하고 기지국 제어국 관련 인프라 장비도 공급에 나설 예정이다.포스데이타는 IT 시장의 테스트 베드인 국내 시장이 와이브로를 해외에 소개하는 발판으로 생각하고 있다. 일단 국내시장 공략이 우선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내년 국내 와이브로 시장 규모는 단말기와 기지국 장비 등을 포함, 1조 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의 경우 내년 이후 시장이 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회사 측은 올해 매출 목표액을 4150억 원으로 잡고 연구개발비에 382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대신증권은 올해 이 회사가 매출 4287억 원과 영업이익 145억 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했다.하지만 최근 주가는 조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가 강세 배경이 와이브로와 액면분할이었다면 최근 약세 배경은 다시 와이브로라는 지적이다. 본격 상용화가 좀더 늦춰지고 이에 따라 매출 발생도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와이브로 기대감에 주가가 고평가돼 있는 게 사실”이라며 “언제 어떻게 실적으로 반영될지 기다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가의 최대 변수인 와이브로 상용화 및 실적 기여가 관심을 끌고 있다”며 “단기 급락에 따른 가격 메리트를 보고 투자하는 것보다는 중·장기적으로 IT 선두 업체로 바뀌는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