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 랜드마크자산운용 사장의 성공투자 비결
년 안에 주가 2000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이제 10년 이상을 바라보며 주식을 유산으로 물려주겠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해야 합니다.”적립식 펀드로 새로운 투자 문화를 선도한 랜드마크자산운용의 최홍 사장은 투자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있다. 1등이 되기보다는 상위 30% 안에 드는 실적을 꾸준히 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게 그의 투철한 신념이다. 그래서 그는 수익률 게임에 매달리는 다른 펀드와 달리 1등 경쟁을 하지 말라고 직원들에게 주문한다. 정보와 통계를 바탕으로 꾸준히 성과를 내는 게 진정한 투자라는 믿음을 실천하고 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재무학 박사학위를 받고 월스트리트에서 경력을 쌓은 최 사장은 한국 시장도 선진국과 같은 길을 갈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에 따라 단기 실적에 연연하지 않는 장기적 안목과 분산 투자가 성공 투자의 지름길이라고 역설한다. 그를 만나 투자 철학과 비전, 전략을 들어봤다.-랜드마크자산운용이 좋은 실적으로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2002년 5월 모건스탠리가 국은투신을 인수해 랜드마크자산운용을 설립한 후 2003년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주식형 펀드가 전체 자산운용사 가운데 2위의 실적을 거뒀고 채권형도 4위를 기록했습니다. 주식형과 채권형 모두에서 이런 성과를 낸 것은 드문 일이어서 관심이 컸습니다. 특히 LG카드 사태가 일어났을 때 우리는 리스크 관리를 잘해 LG카드 주식을 단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았어요. 경쟁사에는 기관투자가들이 찾아와 돈을 빼달라고 고함을 치기도 했는데 우리 회사는 너무나 평온하게 지나갔습니다. 오히려 리스크 관리를 잘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새 자금이 유입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업계 최초로 적립식 펀드를 출시해 성공을 거두고 있지요.”-적립식 펀드 상품을 만든 계기를 설명해 주십시오.“지난 1990년대에 판매됐던 재형저축 같은 게 적립식 개념의 투자 상품이라는 얘기가 있지만 본격적으로 펀드 형태를 갖춘 적립식 상품은 우리가 처음 개발했습니다. 지난 2002년이었지요. 90년대에는 이자율이 15%였습니다. 굳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주식에 투자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죠. 그런데 2000년대 들어서면서 금리가 3~4% 대로 떨어졌습니다. 저축만으로는 만족할만한 수익을 낼 수 없게 된 것입니다. 또 90년대 우리 주식시장은 복마전에 가까웠습니다. 이른바 ‘작전’이 횡행했고 계열사 불법 지원과 비자금 조성 등도 비일비재했습니다. 지배구조도 불투명했습니다. 시장의 신뢰를 찾아 볼 수 없었죠.그러나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감독 규정과 회계 규정이 강화됐고 기업 자체도 투명해졌죠. 대형 투신사의 펀드 매니저도 작전에 발을 담그면 망하는 상황입니다. 금리가 낮은 상태에서 주식시장의 투명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사람들은 주식 시장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습니다.”-적립식 펀드를 출시하면서 3~5년을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적립식은 여유 자금이 별로 없는 일반 서민이나 봉급생활자들이 주식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적립식 펀드의 더 큰 의미는 주가 사이클에 상관없이 수익률이 극대화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3~5년 투자를 강조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적어도 경기 사이클을 한 번은 타야 한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1~2년만 투자하면 경기 정점에 샀다가 경기 바닥에 팔아 큰 손해를 볼 우려가 있습니다. 그러나 3년 정도면 적어도 한 번의 경기 순환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3년 이상 투자하면 훨씬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경기 사이클을 조사해봤는데 1900년대 초 중반에는 경기 사이클이 매우 길었습니다. 그러나 90년대에 들어오면서 과잉 공급을 조절할 수 있는 재고관리 시스템이 발달했고 정부의 경기 조절 정책도 발전하면서 경기 순환 주기가 짧아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500~1000의 코스피지수 순환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3~5년을 투자하면 최소한 한 번 이상의 경기 순환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험을 낮추면서 수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이를 실증적으로 증명해 보셨다고요.“실제로 80년 1월부터 2000년 초까지 무작위로 3년 간 투자한 경우를 가정해 봤습니다. 약 280여 개 샘플을 가지고 통계를 내봤더니 연평균 7~8%의 수익률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가장 좋았을 때에는 20% 이상을 내기도 했고 나빴을 때는 마이너스 4%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평균 수익률은 이처럼 안정적이었습니다. 주가가 빠졌을 때도 주식을 사기 때문에 장기 투자를 하면 오히려 매입 단가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3년이면 한 사이클 이상의 경기 순환을 경험하기 때문에 이처럼 수익이 안정적이 됩니다. 또 5년 간 투자에 대해서도 시뮬레이션을 해봤습니다. 결과적으로 가장 낮은 수익을 낸 경우가 연 4.9%였고 가장 높은 수익률은 22%였습니다. 현재 이자율이 4%란 점을 감안하면 무조건 이기는 게임 입니다.”-펀드 성과도 좋았는데 운용 원칙은 무엇입니까.“선진국이 걸어왔던 길을 우리도 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미국 같은 나라의 금융기업 사례를 많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단기적으로 1등을 추구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운용 성과가 좋아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장으로 부임한 후 운용 실적 측면에서 상위 30% 안에 꾸준히 반복적으로 들어가는 회사를 지향한다는 원칙을 밝혔습니다. 시장 초기 단계에는 많은 사람들이 자극적인 것을 원합니다. 1등에 대한 환상도 큽니다. 하지만 어떤 기업도 1등을 계속할 수는 없습니다. 1등을 하려면 극단적인 견해를 갖고 도박을 해야 합니다. 베팅을 했는데 상황이 우호적이면 1등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상황이 비우호적으로 바뀌면 순식간에 꼴찌로 추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1등이란 화려한 자리를 쳐다보지만 그 안에 감춰진 리스크를 잘 보지는 못합니다. 1등에 대한 환상은 이런 함정이 있습니다. 단언하건대 1등을 계속할 수 있는 방법은 절대 없습니다. 소수의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있고, 다수의 사람을 잠시 속일 수는 있지만 다수를 영원히 속일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입니다. 달성 가능한 목표를 표방해야 실행할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십니까.“저는 단기 전망은 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예측 불가능한 데다 돈을 버는 데 별로 도움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언론사들이 시장 상황을 예측하기 위해 여론조사 같은 것을 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를 싫어합니다. 아무도 알 수 없는 주제를 가지고 물어보면 우문우답(愚問愚答)에 그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주식시장은 잘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우리나라 경제의 해외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외부 요인에 의해 장세가 출렁거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조업의 체질이 강화된 데다 외환위기 이후 금융 산업도 성숙했습니다. 또 한국인의 역동성, 자질,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 교육열 등을 감안하면 코스피지수가 2000을 넘어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매년 수익률 변동은 있을 수 있지만 장기 투자만 한다면 연평균 8~10%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금리 수준에 비해 연 4~6%의 초과 수익이 가능한 구조입니다. 적립식 펀드 상품을 내놓았을 때 3~5년을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당시에는 장기 투자 문화가 정착돼 있지 않은 시점이라 이보다 더 긴 기간을 얘기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10년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주식을 유산으로 남겨준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보십니까.“부동산은 유망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소득 수준을 보더라도 부동산 가격은 지나치게 많이 올랐습니다. 자칫 지금 부동산 투자를 했을 경우 꼭지에 사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자본시장을 뺀 재테크는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자본시장을 통해서 재산을 형성해야 합니다. 자식에게 주식을 물려준다는 생각으로 꾸준하게 10년, 20년 이상 투자해야 합니다. 그리고 펀드 운용회사를 고를 때에도 1위보다는 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내는 회사를 고르는 게 좋고 가급적 성격이 다른 두세 개 운용 회사에 분산 투자하는 게 좋습니다. 해외 펀드도 너무 맹신해서는 안 됩니다. 한 지역에 돈을 몰아넣었다가 큰 피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선진국과 개도국 간 분산이 필요합니다.”·분산하고 또 분산하라. 지나친 탐욕은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다.·고수익과 고위험은 항상 같이 다닌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기다림은 큰 수익을 가져온다. 장기 투자는 성공의 기본 조건이다.·위험은 관리의 대상이지 회피의 대상이 아니다 안전만 찾아서는 성공을 기대할 수 없다. ·투자 성과는 다수결 원칙을 따르지 않는다. 대중과 다수가 믿는 길이 정답이 아닌 경우가 많다. 자신만의 논리가 필요하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