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주씨의 ‘부동산재테크’실전투자 노하우
설회사 팀장인 강이주씨(43·가명)는 대학 때부터 재테크에 관심이 많았다.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행정학을 전공한 강씨는 대학에 다니면서 고시공부와 주식투자를 병행했다. 강씨가 부동산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90년대 중반. 회사가 있는 서울 강남 인근의 아파트를 주로 노린 게 주효해 적지 않은 돈을 모았다. 거의 맨손으로 시작한 재테크지만 10년 만에 10억원 규모의 자산을 손에 거머쥐게 됐다.강씨는 졸업 전 누나에게 적지 않은 도움을 받았다. 누나가 그의 이름으로 청약저축 통장에 가입한 뒤 졸업할 때까지 꼬박꼬박 납입금을 대신 내줬던 것이다. 강씨가 취직한 후엔 자신이 부담했지만 부동산에 문외한이던 그에게 아파트 투자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엔 충분했다. 강씨는 90년 결혼과 동시에 송파구 잠실동에서 13평형 아파트를 얻어 신혼살림을 시작했다. 당시 전세 값은 2500만원. 그렇지만 결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문제가 생겼다. 당초 예상보다 빨리 부모님을 모셔야 할 상황이 연출된 것.집을 넓혀가야 했고, 아파트 밀집지역 중 전세 값이 비교적 싼 곳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발품을 팔던 중 과천이 눈에 들어왔다. 과천 주공아파트 고층 27평형을 전세 값 6000만원에 계약했다. 1년이나 살았을까. 집주인이 무조건 집을 비워달라고 요구했다. 적금을 해약해 인근 고층 32평형을 6500만원에 전세로 들어갔다. 부모님을 모시고 매번 이사 다니기가 여간 번거롭지 않았다. 어찌됐건 집을 한 채 장만해야겠다는 생각이 굴뚝같았다. 96년 강씨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용인 수지지구의 아파트가 대거 미분양됐던 것이다. 정보에 밝은 ‘선수’들 사이에선 수지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적지 않은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었다. 24평형 아파트를 4400만원에 분양받았다. 대출은 1200만원까지 받을 수 있었다. 모자라는 돈은 처가에서 빌렸다. 수개월 만에 수지 아파트에 프리미엄이 붙기 시작했다. 강씨는 다급한 마음이 들었다. 500만원의 프리미엄을 주고 같은 평형 아파트 한 채를 더 구입했다. 부모님을 모시고 살기엔 24평형 아파트가 너무 비좁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판·검사 등 유력 인사들이 수지에 땅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결국 이 지역이 지속적으로 개발될 것이란 미확인 정보가 파다하게 퍼져 있었다. 돈이 부족했기 때문에 은행 빚을 많이 져야 하는 부담이 있었지만, 맞벌이였던 덕분에 이자를 갚아나가는 데는 그다지 무리가 없었다. 수지 아파트 두 채를 매입한 뒤 입주할 때까지 계속 보유했다. 강씨 부부와 부모님은 입주 후 3년이 될 때까지 이 아파트에서 실제로 거주했다.강씨 부부와 부모님이 수지 아파트에서 3년가량 살았던 이유는 양도소득세 때문이었다. 3년 동안 보유할 경우 양도세를 한푼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강씨는 두 채를 각각 9000만원과 9200만원에 매도했다. 그는 수지 아파트 두 채를 팔기 전 인근 죽전택지지구에 대형 평형(52평형) 아파트를 새로 분양받았다. 택지지구여서 기반시설이 잘 갖춰지는 데다 분당과 붙어 있어 신도시 프리미엄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향후 중대형 평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당시 죽전의 경우 분당 등 다른 신도시 청약 때와 달리 채권입찰제가 적용되지 않았다. 청약 때의 자금 부담이 훨씬 덜했던 것이다. 8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는데, 부인 이름으로 가입했던 청약예금 통장이 약발을 보여 당첨됐다. 52평형 분양가는 1억8000만원. 99년 입주해 지금까지 살고 있다.강씨가 대형 평형에 청약했던 이유는 상승률에 대한 예측 외에 부모님과 함께 살아야 하는 상황 때문이었다. 넓은 아파트에 살아야 제대로 모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국 큰 평형의 프리미엄이 많이 뛰었으니 항상 부모님께 감사하고 있다. 강씨의 아파트 가격은 현재 7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강씨는 건설회사에 다니면서 얻은 노하우가 몇 가지 있다. 수도권 남부지역의 투자가치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과 택지지구는 절대 투자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중대형 평형의 프리미엄이 높다는 것 등이다. 2000년대 초 강씨가 다니던 회사가 택지지구인 파주 금촌지구에서 분양한 아파트가 대거 미분양됐다. 회사 측은 사원들에게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해 줄 것을 독촉했다. 회사를 도와줄 뿐만 아니라 택지지구이기 때문에 투자가치가 높을 것이라 생각하고 과감하게 아파트를 한꺼번에 세 채나 분양받았다. 모두 30~40평형대다. 가격은 37평형 기준으로 2억4000만원.전매 제한 때문에 팔 수 없는 사정도 있었지만, 강씨는 이들 아파트를 입주 후에도 계속 보유하고 있다. 이들 아파트에는 월세를 놓아 매달 고정수입을 얻고 있다.하지만 강씨는 아파트 추가 투자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투자가치가 높은 미분양 아파트를 찾기가 여간 쉽지 않은 데다 강씨가 갖고 있는 주택 수가 너무 늘어날 경우 관리하기가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강씨는 지금까지 부동산 투자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왔지만, 아쉬운 점도 꽤 있다. 첫 번째 청약저축 통장을 수년 전 예금통장으로 전환한 것이다. 청약통장은 15년 이상 부어오던 터였다. 오래 부은 청약저축 통장이 지금처럼 ‘금값’이 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지난 2000년엔 일생일대의 큰 기회를 날려버리기도 했다. 당시 잘 알고 지내던 소위 부동산 전문가가 강씨에게 대치동 은마 아파트 매입을 권유했다. 31평형 가격이 1억6000만원이던 때였다. 강씨가 갖고 있던 죽전의 대형 평형을 팔면 은마 아파트 두 채를 살 수 있었다. 죽전 아파트 가격이 당시 3억5000만원쯤 했으니까. 당시 그 부동산 전문가는 무조건 은마 아파트로 갈아탈 것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강씨는 교회 때문에 멀리 이사 갈 수 없었다. 현재 은마 아파트 31평형 한 채 가격이 8억원 선임을 감안하면 강씨는 큰 투자 기회를 놓친 셈이다. 하지만 조금도 마음에 두지 않고 있다. 강씨는 90년대 중반 상계동 18평형 아파트를 매입할까 고민했던 적이 있다. 당시 아파트 가격이 7000만원 정도였는데, 부동산에 대해 어느 정도 ‘안목’이 있던 누나가 영 탐탁지 않아 했다. 잘 모르는 동네였던 데다 가격도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란다.강씨는 향후 죽전과 파주 아파트를 모두 정리할 생각이다. 교회 때문에 어차피 멀리 이사 갈 처지가 아닌 만큼 강남 인근 주택으로 아파트 포트폴리오를 단순화할 작정이다. 강씨가 말하는 투자 원칙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팔자’ ‘아는 종목을 골라 장기 투자한다’ 등 지극히 평범하다. 하지만 실천하기 쉽지 않은 원칙들이다.강씨는 이런 원칙으로 주식투자에 나서 적지 않은 돈을 벌기도 했다. 특히 매번 주식 시세판을 쳐다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보면 정석 투자를 해야 실패하지 않는다는 게 강씨의 설명이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시장을 정확하게 보기 위해 경제신문을 항상 꼼꼼하게 읽는 것은 기본이다. ·아는 곳에 투자하라·대출은 무리하지 않게·최소 3년 이상 장기투자·아파트는 택지지구 골라야·수도권 남부 투자가치 높다·중대형 평형이 더 오른다·주변사람 예기 귀 기울여야·경제신문 매일 챙겨라©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