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1986년 한 경찰관이 찾아와서 무조건 땅을 사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자금이 얼마나 있느냐고 물었더니 ‘딱 100만원이 있다’고 말합디다. 자세히 물어봤더니 이 경찰관은 화전민의 자식으로 땅에 대한 소유욕이 컸습니다. 그래서 100만원으로 살 수 있는 땅을 수소문한 끝에 전남 G지역에 1만1000평을 사줬습니다. 물론 그는 10년도 지나지 않아 큰 돈도 벌고(평가차익) 포만감도 느끼게 됐지요.”언론에 단골로 등장하는 정광영 한국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땅 예찬론자’입니다. 땅 만큼 정직한 게 없다고 입버릇처럼 되뇝니다. 그는 퇴직 후 10~20년 후를 대비하려는 사람에게 땅 만큼 적합한 상품이 없다고 강조하죠. 장소 불문이고, 특히 높고 외진 곳도 괜찮다는 게 정 소장의 주장입니다. 훗날 그런 곳의 잠재 가치가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는 또 투자자금이 1000만원을 넘으면 안 된다고 말하는데, 그 이상이면 그냥 묻어두는 데 애로사항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고도 성장기에나 가능했던 일이라고 반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 소장처럼 땅을 투자 1순위로 꼽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평생 재테크’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죠. 평생 재테크 시대에는 땅처럼 멀리 보는 투자가 빛을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멀리 보는 재테크가 땅뿐일까요. 보유해서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데다 시세 차익까지 바라볼 수 있는 투자 수단은 얼마든지 더 있습니다. 보석, 미술품, 클래식 카, 술, 분재 등 명품 투자는 구매를 결정하는 과정이 재미있고, 제품을 사용하면서 완상의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습니다. 4월호는 명품 투자의 모든 것을 해부했습니다. 한국 경제가 선진국 형으로 진입할수록 명품 재테크는 광채를 더 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동산 투자에서 이런 경험이 있습니다. 강남에 미리 입성한 투자자들은 돈도 벌고, 그에 따라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시장이 기지개를 켤 때 선점하는 자가 최후의 승자가 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