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를 찾아서… 변기원 변한의원 원장

등학교 4학년생 자녀를 두고 있는 김윤수씨(37·가명)는 얼마 전 아이 담임교사의 전화를 받고 황급히 학교에 달려갔다. 아이가 수업시간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고 진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선생님의 설명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학교를 다녀온 것도 벌써 여러 차례다.김씨의 아이는 간단한 영어 문장을 자유롭게 읽어내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학습능력이 뒤떨어져 있다. 그러면서도 주위가 산만해 꾸지람을 듣기 일쑤다. ‘혹시 아이의 지능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해서 여러 차례 지능(IQ)검사를 받았지만 아이의 지능은 오히려 또래 아이들의 평균치보다 높게 나타났다. 최근 학습장애 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이 학습장애의 일종이다. ADHD는 부주의하고 충동적이며 과잉행동을 벌이는 행동발달장애로 신경학적, 유전적, 환경적 요인에 따라 나타난다. ADHD와 같은 두뇌행동발달장애를 단순 질병으로 생각하고 방치하면 추후 우울증, 비행장애 등 2차 질환으로 발전하며 상황이 악화할 경우 학습장애, 언어장애로도 이어질 수 있다. 학습능력이 떨어지고 주위가 산만한 것을 부모의 관심이나 지도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무작정 아이를 몰아치기 전에 한번 아이의 상태를 관찰해 본 뒤 지능검사상 문제가 없는데도 어딘지 집중력과 학습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든다면 한번쯤 학습장애를 의심해 봐야 한다. 특히 어려서 외상이나 뇌신경 계통의 질환으로 뇌손상을 입었다면 그 확률은 더욱 높아진다. 학습장애는 지능의 문제가 아니라 뇌기능의 결함, 발육지연 등이 원인이 돼 생기는 ‘장애’일 뿐이다. 따라서 학습 등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질환이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서울 서초동에 있는 변한의원(www.okbyun.co.kr/02-3487-0900)은 이러한 학습장애를 전문적으로 진단하고 치료하는 한의원이다. 이곳에 방문하면 일반 한의원과는 달리 어린이 환자들을 많이 보게 된다. 한의원을 찾는 어린이들 중 상당수는 학습장애를 앓고 있는 경우다. 때문에 타 병원의 어린환자들처럼 아파서 떼를 쓴다거나 우는 모습은 보기가 힘들다. 대신 병원 안을 활발하게 뛰어다니거나 옆에 있는 아이들과 장난을 치고 쉴 새 없이 재잘거린다. 언뜻 보면 ‘주위가 참 산만한 아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 병원의 변기원 원장은 “학습장애란 정상적인 또는 정상 이상의 지능지수를 갖고 있고 정서적으로나 환경적으로도 문제가 없으면서도 학업 성취도가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정상적인 학업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지능, 학습능력, 정서적 안정, 그리고 집중력이라는 4가지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이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집중력”이라며 “일반적으로 지능이 좋으면 학습능력은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지만 공부는 집중력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만약 집중력이 부족하다면 아이의 타고난 학습능력은 제대로 발휘될 수 없다”고 말한다. 변 원장은 집중력 다음으로 “아이의 정서를 안정시켜 우울이나 불안감이 없는 안정된 상태로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 두 가지만 잘 관리해 준다면 아이의 학습능력은 놀랄 만큼 진전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한다. 변 원장은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들의 학습 장애나 집중력 저하는 바로 뇌의 기능적인 불균형과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논문들을 보면, 좌뇌와 우뇌가 불균형을 이루고 있을 때 뇌에 의해 수행되는 몸의 자율신경과 운동신경 등 여러 기능에 이상이 생기게 돼 학습장애나 집중력 저하 등의 부작용을 낳게 된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뇌의 불균형을 해결하면 자연스럽게 학습장애를 고칠 수 있다. 주로 뇌신경 계통의 질환이나 외상으로 인한 뇌손상, 정신적인 충격을 받게 되면 왼쪽 뇌에 열이 쌓이게 된다. 왼쪽 뇌기능에 문제가 있을 경우 사건이나 정보를 언어적으로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해석하는 기능이 떨어지게 되는데 이로 인해 읽기, 셈하기, 표현하기 등을 제대로 할 수 없다. 변 원장은 “학교 수업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들이라면 검사를 통해 뇌의 이상을 확인한 다음 좌뇌와 우뇌의 균형을 잡아주는 치료를 하면 학습능력을 높일 수 있다”고 치료원리를 설명한다.이 병원에서는 치료 전 객관적인 진단결과를 얻기 위해 몇 가지 검사를 한다. 검사를 통해 아이의 뇌 상태와 체질, 자율신경계, 중추신경계의 이상 여부 등을 확인하고 나면 그에 맞는 탕약을 처방한다. 탕약 처방은 열을 식혀주는 생지황(生地黃), 기를 가라 앉혀주는 침향(沈香), 기의 순환 및 진정시켜 주는 야국(野菊) 등을 기본으로 해 체질에 따라 여러 약재들을 첨가한다. 탕약으로 뇌의 균형을 잡아주면서 동시에 손발의 경혈을 침으로 자극해주면 뇌세포가 활성화된다. 치료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좌뇌 활동에 관련이 있는 신체 오른쪽 부위의 기능을 자극하기 위한 생활치료를 실시하는 것이 좋다. 후각을 제외하고 우리 몸의 우측에서 받아들이는 감각은 반대편인 좌뇌, 좌측의 감각은 우뇌로 간다. 따라서 신체의 오른쪽에 TV나 오디오를 두어 눈과 귀를 자극하고 습관적으로 일체의 사물이나 컴퓨터 모니터, 책을 볼 때는 시선을 오른쪽을 향하도록 한다. 동시에 앨범 보기, 블록 쌓기 등 놀이학습을 통해 시간 및 분석기능이 손상된 좌뇌를 자극하면 금세 효과가 나타난다. 학습장애는 이같이 탕약과 침 치료, 뇌 교정 운동 등을 병행하면 보통은 1~2개월, 심하면 3~4개월이면 해결할 수 있다.변 원장은 “학습장애는 환경과 학습 수준이 변하는 새 학년, 새 학기에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아이가 학기 초 학교생활에 문제는 없는지 또는 공부를 할 수 있는 여건인지 등에 대해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혹 아이에게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전문의를 찾아 상담하고 체계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