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1가구 1펀드’ 시대가 열렸다. 펀드의 투자 대상도 주식과 채권 일변도에서 벗어나 부동산 원자재 에너지 등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펀드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올 들어 일본의 제로금리 포기 정책에 대한 가능성과 원화 절상에 따른 수출 기업의 실적악화 우려 등으로 국내 주식시장의 조정 장세가 지속되면서 적립식을 중심으로 한 자금 유입도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고객의 운용자산 분산을 위한 다양한 투자상품들이 나와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이런 가운데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라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에 투자하는 해외 투자 펀드가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원자재 에너지 등의 상품 가격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기보다는 중국과 인도의 산업화 등에 따른 수요 증가에 기인한 현상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원유의 경우 2003년 배럴당 30달러 수준의 원유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2005년 여름 70달러를 뚫은데 이어 올 들어서도 60달러를 넘나들고 있다. 원유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전 세계 에너지 매장량의 35%를 차지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와 러시아를 포함한 비OPEC 국가의 에너지 생산 가능 매장량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자동차 냉장고 냉방기구 등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제품의 소비가 대폭 증가하는 추세다. 1000명당 자동차 보유 대수는 중국의 경우 현재 14대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미국 783대, 독일 585대, 한국 272대 수준이다. 향후 경제 성장으로 중국의 자동차 보유 대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면 세계적 에너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이런 이유로 에너지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면 최대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에 투자하는 에너지 펀드는 매력적인 투자 대안이다.우리은행이 최근 판매에 나선 ‘월드에너지펀드’는 원유와 천연가스 등 전 세계 에너지 관련 선도 기업 40~50곳의 주식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이다. 세계적 증권사인 메릴린치에서 운용한다. 투자 기간은 6개월과 1년 중 선택할 수 있다. 개인이나 법인에 관계없이 2500달러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월드에너지 펀드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이 펀드를 운용하는 메릴린치투자신탁은 4명의 지질학자를 포함한 세계 최대의 천연자원 운용팀을 갖추고 있다. 또 전문가의 지식을 바탕으로 철저한 현장 방문을 통해 시장을 조사하고 에너지 가격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기업에 투자한다. 지난 2001년 4월 설정 이후 지속적으로 펀드 규모가 증가해 현재 50억달러를 넘었으며 연 16.74%의 높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이 펀드도 해외 투자인 만큼 국내 주식이나 채권 투자에 일반적으로 따르는 위험과는 또 다른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다. 해외 유가증권에 투자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노출된다. 이 펀드 역시 에너지 가격 변동에 따른 투자 유가증권의 가치 변동과 아울러 미국 달러화 변동 위험이 있다. 하지만 필요할 경우 환헤지(리스크 회피)를 통해 환율 변동 위험을 사전에 제거할 수도 있다.또 해외 펀드는 국내 펀드들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이 상품은 선취 판매 수수료로 납입 금액의 1.5%를 떼고 운용 보수는 순자산 가치의 1.75%다. 아울러 국내 주식형 펀드의 경우 주식 매매 이익에 대해선 세금을 물리지 않지만 해외 펀드의 경우 채권 주식투자 모두 15.4%의 이자소득세를 물어야 한다. 실적배당 상품이므로 최악의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