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 투자 원칙 7계명

물·옵션 같은 파생상품은 주식 거래에 비해 다양한 기법을 활용해 투자할 수 있다. 그러나 파생상품은 ‘양날의 칼’로 불릴 만큼 잘 쓰면 약이 되지만 잘못 투자하면 큰 피해를 볼 수도 있다. 안정된 투자기법을 활용해 주식 투자보다 더욱 장수할 수 있는 것이 선물·옵션 투자임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기본적인 투자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투자 수명은 그만큼 단축될 것이다.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는 가장 일반적 투자원칙 중 하나다. ‘손절매’는 이처럼 중요한 원칙이지만 가장 잘 지켜지지 않는 원칙이기도 하다. 많은 초보 주식 투자자들은 ‘물타기’를 하다 큰 피해를 보곤 한다. 물타기는 극단적으로 말하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요행수를 바라면서 기다리는 것이다. 그렇지만 주식과 달리 선물과 옵션은 단기 싸움이다. 또 선물은 레버리지와 가격 움직임이 크고 빠르다. 따라서 당초 예상한 시장흐름과 맞지 않을 경우에는 서슴없이 빠져나와야 한다. 선물·옵션에서의 물타기는 투자 실패를 눈덩이처럼 부풀리면서 투자자를 압박하게 된다. 지금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손절매를 실행하는 것이 투자 생명을 더 연장해 준다.사업을 하거나 직장생활을 하면서 귀가 얇은 사람은 성공하기 어렵다. 자신의 실패에 대해서도 다른 곳으로 원인을 돌리곤 한다. 주식투자나 선물·옵션 거래 역시 자신만의 거래원칙 없이 주변의 이야기에만 귀를 기울일 경우에는 많은 기회를 놓치게 된다. 그리고 구실을 대지 말아야 한다. 기관투자가의 대량 매매 때문에 큰 손실을 봤다고 불평하는 투자자일수록 자신의 거래 원칙이 불투명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자신만의 진입·퇴장 원칙을 만들어야 한다. 물론 이런 매매 원칙은 하루 만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소위 고수라는 전문투자자는 모두 수많은 오류와 실패를 경험하면서 자신만의 ‘노하우’를 만들어 냈다. 특히 단순하면서도 명료한 투자 원칙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이동평균선을 기준으로 매수·매도 기회를 찾는 방식은 느리지만 손실이 적은 편이다. 그리고 이제 시작하는 초보자라면 아침 개장 전에 하루의 투자 시나리오와 목표 가격대를 미리 정리하는 습관을 가져보는 것도 유익하다. 점차 나만의 매매 원칙이 만들어지는 것을 느낄 것이다.과유불급이라고 했다. 선물·옵션은 제로섬(zero-sum)게임이기 때문에 자신이 얻은 수익은 다른 사람의 손실에서 비롯된다. 자신이 언제나 승자의 편에 서 있을 것이라는 자만심은 시장을 두려워하는 초심을 잃게 만든다. 수익의 일부를 항상 인출해 저축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특히 수익을 모두 재투자해 더 많은 수익을 얻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시장에 대한 판단은 흐려지고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시장이 움직일 것이란 착각을 하게 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손절매를 방해해 투자의 실패를 가져온다. 따라서 항상 몸을 낮춰야 한다. 시장에 대해 겸손해지고 자신의 수익에 대해 항상 감사해야 한다. 이번의 수익이 다음에는 손실로 연결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항상 가져야 한다.바둑 프로기사들은 자신이 놓은 바둑돌의 위치와 순서를 정확하게 복기한다. 복기를 통해 자신의 실수와 상대편의 전략, 그리고 새로운 묘수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선물·옵션 거래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잦은 매매를 하는 투자자일수록 자신의 투자 패턴과 투자 성과에 대해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자신이 세워놓은 매매 원칙을 제대로 지켰는지, 혹시 손절매 시점에서 머뭇거리지는 않았는지, 처음에 생각한 수익 목표치에 도달했는 데도 무리한 매매를 계속하지는 않았는지, 스스로를 비판하고 곱씹어야 한다. 자녀들에게 예습과 복습을 강조하던 자신의 모습을 되새겨 본다면, 투자에 있어 복기는 당연한 습관이다.선물·옵션을 거래하는 투자자의 성향은 대체로 단기적이고 공세적이다. 최근에 장기 투자 문화가 많이 정착됐다지만, 선물·옵션은 짧은 잔존 기간 내에 승부를 가려야 하기 때문에 투자자 역시 주식에 비해 짧은 듀레이션을 갖고 있다. 매매에 있어서는 단기적일지라도 자산운용은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임해야 한다. 즉 운용자산을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과 우량주, 그리고 선물·옵션에 각각 3:3:3으로 배분하는 것이 적절하다. 물론 채권 비중을 더욱 높일 수도 있지만, 대형 우량주에 대한 매매를 통해 주식시장의 펀더멘털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주식에 대한 비중을 유지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리고 선물·옵션 등에서 확보한 수익을 MMF로 관리하고, 규모의 경제를 얻기 위해 정기적(반년 또는 1년)으로 운용자산의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자금운용의 비율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운용 규모를 차츰 늘려가는 것도 성공 투자의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만고불변의 진리다.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것에서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힘들고 오래 걸린다. 주식과 선물·옵션 시장에서 수많은 투자자들이 거래를 하고 있지만, 실제 극복해야 할 것은 다른 투자자들이 아니라 바로 본인이다. 욕심을 이기고 손절매의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귀찮은 복기를 습관화하는 것은 실로 자신과의 싸움이다. 일시적인 슬럼프에 빠진 자신을 다독이고 채찍질할 수 있는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이다. 그런 점에서 시스템 트레이딩은 자신의 의지를 개입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한 보조수단이다. 자신의 매매 원칙을 시스템 트레이딩에 적용해 손절매와 욕심의 함정을 비켜나갈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선물자문업계(CTA)의 수익률 상위 업체를 살펴보면, 80%가 자의적인 마켓 타이밍을 배제한 시스템 트레이딩 기법을 적용하고 있다. 물론 시스템 트레이딩이 만능은 아니다. 시스템 트레이딩을 설계하고 실전에 적용하는 과정에 지난한 노력이 필요하며, 시스템 트레이딩을 통해 얻는 수익이 실망스러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속담이 있다. 손절매로 자신의 투자 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성급하게 다음 매매로 진입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조급한 마음은 시장을 제대로 볼 수 없게 만들며, 연이은 손절매로 매매 리듬을 잃을 수도 있다. 하루의 수익과 손실 목표치를 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정했던 수익을 달성했으면 곧바로 매매를 중단하고 맑은 하늘을 쳐다보는 것이 좋다. 손절매를 3차례 하면 일정기간 매매의 삼진아웃을 자진 실천하자. 시장을 두려워하고 손절매를 좌우명으로 삼고 욕심을 조절할 수 있다면, 비단 선물·옵션 거래에서만이 아니라 인생살이에서도 멋진 성과를 얻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