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대 재산가에 포트폴리오 훈수 - 문경신 하나은행 PB부장

처기업을 창업해 자수성가한 한용화씨(38)는 재테크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재산을 운영해 왔다. 그의 전체 재산은 총 50억원이고 이 가운데 강남 핵심지역 아파트를 포함한 부동산에 30억원, 금융자산에 20억원을 운영해 왔다. 금융자산 가운데는 은행권의 정기예금에 10억원, 만기가 2년인 국민주택1종채권이 편입돼있는 신탁상품에 5억원, 국내 주식형 펀드에 3억원, 머니마켓펀드(MMF)에 2억원을 예치해 뒀다.정기예금은 연 3.9% 정도의 수익을 내고 있었고 지난해 주가 상승으로 주식형 펀드는 20%대의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주식형 펀드에 가입한 이유는 주식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었던 점도 있지만, 주식에 대한 투자는 과세가 이뤄지지 않아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을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국민주택채권 투자의 경우 세후 수익률이 연 2.8%로 낮은 수준이었지만 이자소득에 대한 분리과세가 이뤄지기 때문에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회피할 목적으로 가입한 것이다. 긴급 자금 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MMF는 연 3.6% 정도 수익률을 냈다.그는 금융소득 종합과세의 부담을 줄이면서 자산의 일정 비율을 주식에 분산 투자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비교적 안정적이면서도 고수익을 올리는 포트폴리오를 운영해 왔다. 그러나 연초부터 주가가 급락하면서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악화됐다. 또 정기예금과 국민주택채권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전반적인 금융자산 포트폴리오의 재조정이 필요했다. 고심 끝에 한씨는 문경신 하나은행 대치동골드클럽 PB부장을 찾았다.문 부장은 서강대 MBA(경영학석사)과정을 졸업하고 하나은행 해외이주유학센터 팀장 등을 거쳐 고객 자산관리 분야에서 7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베테랑 PB다. 특히 하나은행 우수 PB로 7년 연속 선정됐고 2005년에는 단 한 명에게만 수여되는 최우수 하나은행 PB 대상을 수상하는 등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문 부장은 한씨의 포트폴리오부터 분석했다. 전반적으로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면서도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회피하기 위한 상품을 고르는 등 전반적으로 잘 짜여진 포트폴리오로 볼 수 있다는 게 문 부장의 판단이다. 그러나 최근 상황변화로 인해 포트폴리오의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문 부장은 무엇보다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매우 커졌기 때문에 이를 반영하는 새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 이자소득에 대한 과세부담을 줄이기 위한 전략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그는 우선 은행 정기예금에 들어 있는 10억원에 대해 조정 작업을 벌였다. 만기가 돌아오는 정기예금 10억원 가운데 5억원은 시중은행의 특판예금에 가입하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은행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2월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 조치로 4.8% 수준의 수익을 내는 특판예금이 나왔기 때문에 이전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문 부장은 이어 정기예금에 들어있던 10억원 가운데 나머지 5억원은 해외 펀드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유했다. 국내 증시는 지난해 급등한 이후 올 초 본격적인 조정장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실제 문 부장은 작년 말부터 국내 주식의 비중을 줄이라고 고객들에게 권해왔다.대신 상대적으로 국내 주식시장보다는 해외 증시의 성장 가능성이 더 높다고 강조했다. 문 부장은 5억원 가운데 이머징 마켓을 대상으로 투자하는 ‘펀드 오브 펀즈’에 2억원을 투자하고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 오브 펀즈’에 2억원을 투자하라고 권했다. 인도나 중국 브라질 동유럽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펀드 오브 펀즈는 급성장하고 있는 신흥 시장에서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인 만큼 개별 펀드보다 훨씬 분산이 잘 돼 있어 안정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문 부장은 이머징 마켓의 펀드 오브 펀즈의 기대 수익률이 20% 정도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 선진국 시장의 경우 이머징 마켓에 비해 수익률이 다소 낮지만 이머징 마켓보다 변동성이 작기 때문에 포트폴리오의 일정 비율은 선진국 펀드에 편입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선진국 시장 펀드 오브 펀즈의 기대수익률은 10% 정도다. 두 펀드 오브 펀즈 모두 해외 주식시장에 30%, 채권 시장에 70% 정도를 투자하는 상품 가운데 10년 이상 안정적인 수익을 낸 펀드를 고르는 게 좋다고 문 부장은 설명했다.문 부장은 1억원을 일본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라고 권했다. 일본 엔화가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어 일본 내 수출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작년 닛케이 지수가 올랐다 하더라도 올해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게 그의 전망이다. 일본 펀드 투자 시 환 위험을 헤지할 수도 있는데 안정성을 선호하는 한씨의 성향을 감안, 환 위험을 헤지하는 일본 펀드가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만기가 돌아온 국민주택채권 투자신탁의 경우 5억원 가운데 3억원을 부인에게 증여하라고 문 부장은 권했다. 배우자에게는 10년 간 3억원을 세금부담 없이 증여할 수 있기 때문에 3억원을 증여해 부인 명의로 재산을 관리하면 종합과세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문 부장은 부인에게 증여한 3억원을 인도 중국 일본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실크로드 펀드에 투자하라고 권했다. 그는 투자신탁 해지자금 가운데 부인에게 증여하고 남은 2억원과 현재 MMF에 있는 2억원 가운데 1억5000만원을 합한 3억5000만원을 국민주택1종채권을 편입한 특정금전신탁에 맡겨놓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 신탁상품은 분리과세가 이뤄지고 세금을 낸 후 수익률도 연 3.5%여서 비교적 높다고 그는 밝혔다.문 부장은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했던 3억원을 전액 인출해 원금 보장이 되는 변액연금보험에 투자하라고 권고했다. 이 보험을 10년 이상 가입하면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고 원금도 보장되면서 주식시장이 상승할 경우 투자 수익도 올릴 수 있다.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지만 길게 보면 대세 상승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장기간 투자하는 변액보험도 상당히 매력적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한씨의 경우 벤처기업을 통해 안정적인 수입과 배당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유입되는 현금흐름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돼 긴급한 자금 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MMF 규모를 현재 2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문 부장은 “국내 증시가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해외 자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게 좋고 절세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찾아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며 “금리가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자산의 일정 부분은 특판 예금에 예치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