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중산층들은 여전히 서울 강남지역에 대한 선호도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아파트를 구입한다면 어느 지역을 선택하겠는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3.6%가 강남권 빅3인 강남 서초 송파를 선택했고 분당 용인 판교 등 경기 남부권이 17.4%, 일산 파주 남양주 등 경기 북부권이 13.6%로 그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대중교통 여건, 직장과 거주지가 가까운 지 여부는 따로 묻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주택을 선택하는 모든 요소들이 다 결합돼 얻어진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정부가 강남지역 집값을 잡기 위한 각종 ‘충격 요법’을 다 동원하고 있지만 강남에 대한 수요층은 여전히 두껍고, 이러한 수요가 줄기 전에는 강남 집값 안정은 여전히 풀기 어려운 숙제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강남으로 대표되는 특정 지역에 편중된 수요를 어떻게 분산하느냐가 부동산 정책의 최우선 목표라는 점은 이번 조사를 통해 얻어낸 중요한 결과다. 특히 강남에 대한 선호도 조사에서 강남권 거주자들(60.2%)이 비 강남권(25.6%)을 크게 앞지른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강남에 사는 사람들이 강남을 떠나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때문에 이 지역에 매물이 적게 나올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비 강남권 거주자들은 살고 싶은 지역으로 강남 외에 경기 남부권(16.2%), 경기 북부권(15.0%), 대전 부산 등 지방(10.6%) 등을 골고루 선택했다. 노원 성북구 등 서울 북동지역도 9.1%나 호감을 나타냈다. 이는 아예 강남으로의 진출을 포기하고 기타 지역으로 거주지를 넓게 보는 경향으로 해석된다. 부유층으로 대표되는 서울 강남권 거주자들 중 희망 거주지 비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곳은 서울 강남(60.2%)과 경기 남부권(10.6%)에 불과하다. 이들 두 곳은 지난 몇 년 간 국내 부동산 시장을 쥐락펴락했던 곳이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이미 값이 오를 대로 오른 강남과 경기 남부권은 강남 거주자로 대표되는 부유층들이 ‘그들만의 리그’를 벌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 지역은 지난 2년 간 서울 수도권의 아파트 값 오름세를 이끌어왔다. 경기 남부권의 경우 평당 분양가만 해도 2000만원을 훌쩍 넘는 등 여전히 열기가 뜨겁다. 분당과 일산 거주자들은 대체적으로 해당 거주지에 대한 만족도가 컸다. 일산에 사는 응답자들 중 일산 파주 등 경기 북부권을 희망거주지로 선택한 경우는 47.1%를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분당에 사는 응답자들은 80%가 분당 용인 등 경기 남부권을 선택했다. 특히 분당 거주자들은 서울 강남과 경기 남부권을 제외하고는 단 한명도 다른 지역을 선택하지 않은 게 특징이다. 강남에 대한 선호도는 연립 빌라 거주자(38%), 39세 이하(36.8%) 계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거주 형태로 보면 55평 이상 대형 평형의 수요층들 중 43.3%가 강남을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강남 선호 현상이 뚜렷해 월 500만원 이상을 버는 소득층에서 강남에 살고 싶다고 응답한 경우가 전체 39.4%로 나타났다. 이는 대형 평형에 사는 고소득자들이 강남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특징은 대전 부산 등 지방에 대한 선호도가 서울 비 강남권을 앞섰다는 것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와 혁신클러스터 건설, 공공기관 지방 이전 등 각종 지역균형 등 발전 계획이 쏟아지면서 그동안 서울, 수도권만을 고집하던 수요층이 점차 지방에 대한 매력을 크게 느끼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지방에 살고 싶다는 응답이 14.1%였으며 여기에는 은퇴 후 지방으로의 낙향을 희망하는 뜻도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있다.나이가 많을수록 희망 거주지가 다양한 반면 40세 미만에서는 직장 자녀교육 등의 문제로 서울 강남권, 경기 남부권 등 특정 지역에 대한 편중 의사가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가장 살고 싶은 아파트 브랜드는 어떤 것일까. 10명 중 4명 정도가 ‘삼성래미안’(42.4%)을 선택했고 GS건설의 ‘자이’와 현대산업개발의 ‘아이파크’가 각각 8.8%와 7.4%로 뒤를 이었다. 이는 지난해 11월 부동산정보제공업체 닥터아파트가 조사한 자료와도 일치한다. 2005년 10월31일부터 11월13일까지 만 20세 이상 96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아파트 브랜드 파워는 삼성래미안 GS자이 대림 e-편한세상 아이파크 순으로 조사됐다. 아파트 브랜드가 강조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부터다. 그 전까지만 해도 아파트는 대개 지역이름을 따 ‘OO아파트’로 불려졌다. 하지만 지난 1998년 분양가 자율화 이후 차별화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주택시장에 새로운 브랜드 시대가 열린 것이다. 브랜드의 등장은 아파트를 하나의 상품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집이 단순한 거주의 개념을 넘어서 해당 건설사의 이미지를 좌우하는 상품으로 자리잡았다는 점에서 아파트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이러한 점이 각 건설사마다 아파트 브랜드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다.브랜드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아파트 고유의 상품성에 있다. 2000년 이후부터 부동산 열풍이 불면서 아파트는 대형 건설사들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잡아 왔다. 건설사 입장에서 볼 때 아파트 브랜드가 회사 명운을 좌우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한 채에 적게는 수 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을 호가하기 때문에 브랜드만 잘 개발하고 관리하면 수조원의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 2003년 고려대 경영학과 박찬수 교수가 조사한 브랜드 가치 조사에 따르면 삼성래미안의 가치는 무려 1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문제는 아파트 브랜드를 잘 개발한다고 해서 능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지속적인 홍보를 통한 이미지 관리가 더 중요하다. 이런 점에 삼성래미안은 브랜드 이미지 관리의 선두주자다. 삼성래미안은 지난 99년 대형 건설사로는 최초로 브랜드를 도입한 사례로 꼽힌다.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브랜드 관리에 나선 결과 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판단된다. 삼성래미안에 대한 브랜드 선호도는 지역과 연령층 성별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조사대상 중 모든 계층에서 삼성래미안을 가장 좋아하는 아파트 브랜드라고 응답했다. 서울 강남지역에서 전체 응답자의 43.1%가 삼성래미안을 선택해 평균치(42.4%)를 웃돌았고 비 강남권도 42.6%가 삼성래미안을 꼽았다. 하지만 분당(40.0%) 일산(35.3%) 등 신도시에서는 평균치보다 약간 낮은 분포도를 보였다. 분당에서는 삼성래미안의 선호도가 낮은 대신 GS자이와 아이파크가 각각 10.0%와 15.0%를 기록했고 포스코건설의 ‘더샵’은 10.0%로 집계됐다. 일산에서는 삼성래미안에 대한 선호도가 분당보다 더 낮았고 선호하는 아파트가 없다는 응답이 무려 23.5%를 기록해 대조를 보였다.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는 일반 소비자에게 얼마나 많게 각인되었느냐가 성패를 좌우한다. 다양한 매체의 발달로 브랜드 홍보가 다각화한 측면은 있지만 인근 지역에 해당 아파트가 얼마나 많이 건립돼 있느냐는 점도 선호도와 연결된다. 일반적으로 분당이 일산보다 대형건설사가 지은 고급 아파트가 더 많다. 분당은 정자동 구미동을 중심으로 서울 강남에 버금가는 최고급 주상복합 아파트가 자리하고 있다. 이에 비해 일산은 중심상업지구에 주거용 오피스텔이 많다. 때문에 일산에 비해 분당에서 고급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것이 이번 조사에서도 그대로 반영됐다.다만 이들 두 곳 모두는 서울에 비해 선호아파트 수가 적게 분포됐다. 서울은 강남 비 강남과 관계없이 거의 모든 건설사들의 아파트 브랜드들이 고른 선호도를 보인 반면, 신도시에서는 삼성 GS 대우 포스코 한화 청구 만이 선호 아파트로 분류됐다.또 나이가 적을수록 브랜드 편애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39세 이하에서는 삼성래미안이 48.4%로 단연 독보적이었고 아이파크가 8.1%, GS자이가 6.1%를 기록했다. 반면 60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삼성래미안에 살고 싶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 26.6%에 불과했다. 20.3%는 ‘특별히 살고 싶은 브랜드’가 없다고 답했으며 10.9%가 ‘아이파크’, 7.8%가 ‘GS자이’를 선택했다. 여성보다는 남성이 특정 브랜드에 대한 애착이 커 여성 응답자 중 빅3(삼성래미안 GS자이 아이파크)를 선택한 경우는 57.9%인데 비해 남성 응답자는 이보다 약간 많은 59.7%였다. 삼성래미안에 대한 선호도는 특히 아파트(43.4%)보다는 연립 빌라 거주자(45.0%)들에게 높게 나타났다. 연립 빌라 거주자들은 잠재된 아파트 수요층으로 분류할 수 있다. 따라서 연립 빌라 거주자들이 어떤 아파트 브랜드를 선호하는가는 앞으로 얼마나 많은 잠재수요층을 가지고 있느냐와 직결된다. 이번 조사에서 아파트 거주자들은 조사대상 브랜드 30개 중 7개를 제외한 모든 아파트에 대해 선호도를 나타낸 반면, 연립 빌라 거주자들은 무려 16개 아파트 브랜드를 선택하지 않아 브랜드 선호도 측면에서 볼 때 앞으로의 아파트 분양시장은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관측된다.삼성래미안에 대한 선호도는 25평 미만 거주자들에게서 48.7%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55평 이상 거주자들은 30.0%에 불과했다. 소형 평형 거주자들은 상대적으로 대형 평형 거주자들에 비해 앞으로 여러 번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응답자 중 10.8%가 특별히 살고 싶은 아파트 브랜드가 없다고 응답한 부분이다. ‘비 강남권’(11.5%)에 살면서 나이가 많은(20.3%) 남성 응답자(14.7%)들이 주로 선택했다. 비 강남권은 상대적으로 강남권에 비해 집값이 싸기 때문에 그만큼 구매력이 낮음을 뜻한다. 실제로 월 가구 소득별로 분류해볼 때 월 소득이 300만~399만원인 계층에서 아파트 브랜드를 선택하지 않은 경우는 12.2%로 400만~499만원(6.9%), 500만원 이상(10.6%)보다 높았다. 청장년층에 비해 노년층에서 높게 나타난 것은 다양한 매체를 접한다는 것과 아파트 브랜드 가치에 대한 이해 부족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 선호 아파트 및 거주지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