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DI 개교 10주년 기념 특별전 여는 원대연 학장
성 아트 & 디자인 인스티튜트(SADI)’가 개교 10주년을 맞아 특별한 전시회를 마련했다. ‘명품을 만드는 디자이너가 명품이 되어야 한다’는 모토 아래 스파르타식 교육으로 유명한 SADI의 원대연 학장을 단독 인터뷰했다.삼성이 1995년 설립한 디자인전문학교 SADI(Samsung Art & Design Institute)가 올해로 개교 10주년을 맞는다. 학교 측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동양에서는 최초로 뉴욕의 명문 패션학교인 FIT(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가 소장한 의상으로 전시회를 연다. ‘레인보우:컬러와 패션 전’이라는 주제로 개최되는 이번 전시회는 11월24일부터 내년 1월27일까지 로댕갤러리에서 열린다. 샤넬, 크리스찬 디올, 구치, 캘빈 클라인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세계적 디자이너의 작품 45점과 19세기 서양 의상 5점을 선보이며 서정기, 정구호, 박은경, 김동순, 앤디앤뎁 등 국내 디자이너 5인의 작품도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원대연 SADI 학장(58)은 신문 기자를 거쳐 제일모직 사장을 역임한 전문경영인 출신. 그가 부임한 2002년 4월 이후 SADI가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 학장을 만나봤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하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제일모직 사장 시절 해외출장 때마다 그곳의 의상박물관을 찾아가곤 했습니다. 그때 서양 학생과 한국 학생의 디자인 경쟁력이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패션의 역사를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할 수 있는 서양 학생에 비해 실물을 볼 수 없는 한국 학생들은 생동감 있는 작품을 만들기가 버거울 수밖에 없지요. 물론 해외연수 경험이 있는 극소수 학생들은 다르겠지만요. 그래서 이번 개교 10주년 행사를 통해 국내 학생들에게 유명 디자이너들의 특징 있는 패션을 보여주고 싶었고,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과 FIT에 소장돼 있는 의상들을 동양 최초로 공수해 와 전시회를 열게 됐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컬러와 패션에 관해 다루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영문 전시명이 ‘she is like a rainbow’입니다. 패션 안에서 색깔의 의미와 변천사에 대해 조명해 보고 싶었습니다. 캘빈 클라인 등 미국 디자이너의 작품 16점과 크리스찬 디올, 지방시, 샤넬 등 프랑스 디자이너 작품 11점, 이세이 미야케, 요지 야마모토 등 일본 디자이너의 의상, 구치 지안프랑코 페레 등 이탈리아 디자이너 작품 5점이 화려한 컬러의 물결을 이룰 것입니다. 또한 다섯 명의 한국 디자이너들은 한국의 오방색(황,청,백,적,흑)을 테마로 의상을 제작해 국내 디자인의 현주소를 함께 조망해 볼 수 있습니다.”▷ 국내 디자이너 5인은 어떻게 선정했습니까.“우리 학생들에게 국내 디자이너를 알리기 위해 5명을 선정했습니다. 이번에 선정된 다섯 명의 디자이너들은 SADI에서 10여년 간 직접 학생들을 교육한 교수들입니다. 현장에서 땀 흘린 디자이너들이 컬러와 의상의 매치를 어떻게 이루어내는지 전시회를 통해 생생하게 가르쳐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삼성이 SADI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맞습니다. 삼성은 21세기가 디자인 경쟁 시대라고 보고 있습니다. 디자인이 곧 국제 경쟁력을 좌우할 것입니다. 따라서 보다 우수한 국내 디자이너 양성을 위해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SADI를 설립한 것입니다. 원래 디자인대학을 설립하려고 했으나 수도권 과밀 억제정책으로 서울과 경기권에는 학교를 신설할 수 없어 3년제 디자인 전문학원이 됐습니다. 미국의 디자인 명문인 파슨스 스쿨의 커리큘럼을 공유하고 파격적으로 편입 기회를 제공해 한때는 유학을 위한 ‘징검다리 학교’라는 오명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삼성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졸업생의 90% 이상이 취업하고 나머지는 삼성에서 인턴십을 갖게 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 끝에 디자인의 명문 사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입니다.” ▷ SADI에 관심 있는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한마디 해주십시오.“우리 학교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모든 학생들에게 문을 열어 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교육 과정이 그리 녹록지 않다는 것입니다. 전체 학생의 60%가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지만 제적이나 유급 조치도 엄격하게 실시하기 때문에 혹독한 교육과정으로도 이름이 높습니다. 또한 개교 10주년을 맞아 프로덕트 디자인학과를 새롭게 시작합니다. 강력한 산·학 연계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며 최고의 제품디자인 교육을 제공할 것입니다. 박사급 전임교수 50명이 학생 5명당 1명꼴로 배치돼 철저한 과제 중심 토론수업을 진행합니다. 등록금은 일반대학 수준이지만 교육의 질은 남다를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앞으로 SADI의 발전 방향이 궁금합니다.“지난 10년 간 발자취를 차곡차곡 쌓아 발판을 만들고 내년부터 체계적으로 관리해 50년 후에는 큰 박물관을 만들 예정입니다. 뉴욕의 FIT는 현재 5만 점의 귀중한 의상들을 소장하고 있는데 SADI도 그런 컬렉션을 마련해 미래의 패션 꿈나무들에게 남겨주고 싶습니다. 또 단기적으로 2008년까지 캠퍼스를 확장할 예정입니다. 현재는 논현동에 두 개의 건물을 캠퍼스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학원이라는 이미지가 더 강한 것 같습니다. 다가올 2010년에는 국내 최고의 디자인 전문학교로, 2025년에는 세계적인 명문 디자인학교로 우뚝 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