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펀드도 요즘 인기가 높은 실물 펀드로 꼽힌다. 선박 펀드는 투자자의 자금과 금융회사 차입금으로 선박을 매수, 해운회사에 빌려준 후 임대료를 받아 이를 투자자에게 배당으로 돌려주는 상품이다. 연 5.8%의 높은 고정수익을 지급하면서도 3억원 이하까지는 배당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점이 메리트로 부각되면서 거액 자산가 등의 돈이 선박 펀드에 몰리고 있다.‘안전하면서도 은행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는 상품은 없을까?’초저금리 시대가 고착화하면서 요즘 이런 고민을 하는 자산가들이 크게 늘고 있다. 증권사 PB(Private banker·거액 자산운용자)들의 설명을 들어보면 특히 거액 자산가일수록 그런 욕구가 더 크다고 한다. 현재 1억원을 은행 정기예금에 예치해 봐야 세금을 떼고 나면 손에 쥐어지는 금액은 한 달에 약 24만3000원, 1년에 약 291만원이다.정기예금 등 확정금리 상품에서 탈피, 펀드로 대표되는 실적배당 상품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전문가들은 주식형 펀드의 일종인 배당주 펀드나 가치주 펀드, 실물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대안투자(Alternative Investment) 상품에 투자할 경우 원금 손실 가능성을 크게 줄이면서도 은행 금리보다 2~3% 이상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권고하고 있다.배당주 펀드는 그 이름에서 잘 알 수 있듯 배당수익률(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수치)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고배당주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고배당주는 강세장에서는 정보기술(IT)주 같은 성장주보다 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단점이 있는 대신 높은 배당수익률 때문에 약세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은 장점이 있다. 배당주 펀드는 이런 특징을 지닌 배당주에 집중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다. 성장주 투자 비중이 높은 여타 주식형 펀드처럼 고수익이 기대되지 않지만, 은행 예금보다는 높고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고자 하는 투자자에게 제격이라는 얘기다.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배당주 펀드는 연말쯤 가입을 고려할 만한 상품으로 치부됐다. 배당주는 배당이 가까워지는 연말에 상승폭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당주 펀드는 요즘 간접투자시장에서 연중 스테디 셀러로 입지를 굳혔다.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배당주 펀드에 유입된 자금(혼합형 포함)은 작년 한 해 동안 1조6000억원이었지만 올 들어 5개월이 채 안돼 2조원이 들어온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물론 저금리 시대가 고착화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가치주 펀드는 이른바 ‘가치투자’를 원칙으로 하는 주식형 펀드다. 가치투자는 미국의 투자 귀재인 워런 버핏이나 그의 스승인 벤자민 그레이엄 등에 의해 널리 알려진 것으로 기업이 보유한 내재가치보다 저평가된 종목(가치주)을 발굴, 주가가 제 가치를 찾아갈 때까지 장기 보유하는 투자 방법이다. 일반 주식형 펀드가 삼성전자 등 대형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과 달리 가치주 펀드는 중소형주 편입 비중이 높은 편이다. 투자자들이 외면하고 있는 중소형주에 가치주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배당주 펀드와 가치주 펀드는 요즘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 펀드의 수익률이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펀드평가회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5월10일 현재 주식형 일반성장형(주식편입비율 70% 이상) 1년 수익률 부문에서 1~3위를 차지한 펀드들은 신영투신운용의 ‘신영비과세고배당주식형1’(45.90%), 세이에셋자산운용의 ‘세이고배당주식형’(44.33%), 한국투신운용의 ‘TAMS거꾸로주식A-1’(40.95%) 등이었다. 신영비과세고배당주식형1과 세이고배당주식형은 대표적인 배당주 펀드이고, TAMS거꾸로주식A-1은 가치투자를 국내 처음으로 표방한 가치주 펀드다.수익률 평가 기간을 6개월로 좁히면 배당주와 가치주 펀드의 약진은 더 두드러진다. 일반성장형의 수익률 상위 10개 펀드 중 배당주와 가치주 펀드는 미래에셋투신운용의 ‘미래에셋3억만들기배당주식1’(28.77%) 등 6개나 됐다. 주식편입비율이 40~70%인 안정성장형도 세이에셋자산운용의 ‘세이고배당밸런스드60주식혼합형’이 16.13%로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2위에 올라 있는 마이다스자산운용의 ‘마이다스블루칩배당주식형’(14.46%) 등 상위 10위권에 5개 배당주 펀드가 있다. 주식편입비율이 40% 미만인 안정형 부문에서도 랜드마크투신운용의 ‘랜드마크1억만들기고배당혼합1’이 12.45%로 1위를 차지했다.하지만 배당주 펀드 등이 이처럼 수익률 상위권을 휩쓰는 것은 다소 예외적인 현상이라는 지적도 있다. 작년 8월 종합주가지수가 반등하는 과정에서 고배당주 등에 대한 재평가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주가가 급등,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이 났다는 설명이다. 박미경 한국투자증권 고객자산관리부장은 “고배당주의 주가가 그간 많이 상승한 만큼 지금 시점에서 신규 가입하는 투자자는 목표수익률을 은행 금리+알파 수준으로 낮춰 잡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권고했다.저금리 시대를 맞아 최근 각광받고 있는 또 다른 유형은 대안투자 상품이다. 대안투자란 주식과 채권 등 ‘전통적’ 유가증권 대신 부동산 선박 금 등 실물자산에서부터 장외 파생상품, 헤지 펀드 등에까지 투자하는 상품이다. 종합주가지수는 올 3월 사상 네 번째로 1000선을 돌파한 뒤 약세로 전환,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초 폭등했던 채권금리(국고채 3년물 기준)마저 2월 중순 4.5%대까지 치솟은 뒤 반락, 다시 3%대(국고채 3년물 기준)로 떨어지자 ‘주식보다는 덜 위험하면서 채권보다는 기대 수익률이 높은’ 제3의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대안투자 상품 중에서도 특히 각광받는 것은 부동산이나 선박 등에 투자하는 실물 펀드다. 부동산 펀드는 지금 진화 중이다. PF 형태의 부동산 펀드에서 빌딩 매입 후 받는 임대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펀드도 등장했고, 최근에는 경매 투자에 나서는 상품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6월 중에는 시행사의 개발 지분을 인수하는 새로운 형태의 펀드도 나올 예정이다. 대한투신운용은 현재 2000억원 정도를 모아 70~80%는 PF 등 비교적 안전한 투자를 통해 원금 보존을 추구하면서도 나머지 20~30%는 시행사의 부동산 개발 지분을 인수, 고수익을 노리는 형태의 부동산 펀드를 준비 중이다. 리츠(REITs)도 부동산 펀드와 유사한 실물 펀드다. 리츠는 주식이나 수익증권 발행을 통해 일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은 뒤, 이를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유가증권 등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상품이다. 우리나라에는 일반리츠와 기업구조조정리츠(CR리츠) 등 두 종류가 있는데, CR리츠가 대부분을 차지한다.리츠는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5~9%대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또 증시에 상장돼 있기 때문에 환금성이 뛰어난 것도 장점이다. 운용기간은 보통 5년이지만, 1년에 두 차례 투자자에게 배당금을 지급한다. 리츠는 주가 변동에 따른 시세차익을 노릴 수도 있지만 6개월마다 운용이익을 주주에게 현금으로 배당해주기 때문에 일종의 반기 배당주로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경기 침체로 건물의 공실률이 높아지면 배당금이 낮아지는 위험이 있고, 만기 시점에 건물 가격이 떨어져 처분에 문제가 생길 경우 투자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선박 펀드도 요즘 인기가 높은 실물 펀드로 꼽힌다. 선박 펀드는 투자자의 자금과 금융회사 차입금으로 선박을 매수, 해운회사에 빌려준 후 임대료를 받아 이를 투자자에게 배당으로 돌려주는 상품이다. 연 5.8%의 높은 고정수익을 지급하면서도 3억원 이하까지는 배당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점이 메리트로 부각되면서 거액 자산가 등의 돈이 선박 펀드에 몰리고 있다. 그러나 보통 만기가 7∼10년으로 부동산 펀드보다 길고, 중간에 환매가 불가능한 게 단점이다. 증시에 상장돼 있지만 거래량이 극히 적어 유동성에 제약이 따른다는 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 배를 빌려간 해운업체가 파산하는 경우 임대료를 받지 못할 위험이 있다.대안투자의 또 다른 유형은 이른바 절대수익 추구형 펀드로 부를 수 있는 펀드 오브 펀드, 헤지 펀드, 멀티 에셋 펀드, 자산가격 연계증권 등이다. 펀드 오브 펀드는 다른 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특히 해외 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해외 펀드 오브 펀드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투자 지역별로, 투자 대상별로 우수한 수익률이 예상되는 다양한 주식형 펀드 또는 채권형 펀드들에 투자하기 때문에 단일 펀드에 투자할 때보다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해외 펀드 오브 펀드 역시 해당 시장의 주가나 금리 변동에 따라 자산가치가 변하기 때문에 자칫 가입 당시의 시장 예측이 잘못될 경우 투자 성과가 저조해질 수도 있다.이런 위험을 줄이기 위한 상품이 펀드 오브 헤지 펀드다. 펀드 오브 헤지 펀드는 헤지 펀드에 분산 투자한다. 헤지 펀드는 주가나 채권가격의 등락에 상관없이 연 7~10%대의 절대수익을 추구한다. 헤지 펀드들은 주식 채권은 물론 외환, 상품 등 시장과 지역에 제약을 받지 않고 국제시장을 넘나들며 수익 기회를 포착한다. 하지만 펀드 오브 헤지 펀드 역시 투자 위험이 상존한다. 최근 미국에서 일부 헤지 펀드의 파산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 이를 잘 입증한다. 헤지 펀드는 운용의 투명성이 낮고 투자자금 환금성이 월 1회 또는 분기 1회 등으로 제약이 따르는 단점이 있다. 특히 투자구조가 복잡해 손실이 나도 그 과정을 납득하기 어려운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얼마 전에는 멀티 에셋 펀드라는 이색 상품이 출시되기도 했다. 이는 서로 다른 자산군, 예를 들어 해외 주식, 채권, 부동산, 실물에 최근 수익률 등을 토대로 정해진 비중대로 분산 투자하는 운용 전략을 사용하는 상품이다. 가령 직전 분기에 해외 주식의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채권과 부동산이 그 뒤를 차지했다면 주식에 50%, 채권에 30%, 부동산에 20%를 투자하는 식이다. 최근 가격 상승이 높았던 자산이 다음 분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제 아래에서 이른바 ‘모멘텀 매매전략’을 이용한 것이다.이 외에도 주가지수나 환율 등 특정 자산의 가격에 수익률이 연동되는 자산가격 연계상품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안투자 상품이다. 이 유형의 대표적 상품인 ELS(주가연계증권)는 더 이상 긴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최근 1~2년 사이 보편화됐다. 대부분 원금이 보존되면서도 주가지수나 개별 종목 주가 등락에 따라 연 8~10%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그동안은 주가와 연계된 ELS 상품이 거의 대다수를 차지했지만 조만간 금값이나 석유, 원·달러 환율 등의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상품·신용 연계증권(CLS)도 잇따라 나올 것으로 보인다.전문가들은 대안투자 상품이라고 모두 ‘만능’은 아니라는 점은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상훈 대한투자증권 상품개발팀장은 “대안투자 상품에 가입할 때는 장점에만 치우치지 말고 해당 상품의 위험을 재무상담사와 상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