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부자들이 투자할 만한 30억원 이상의 중대형 경매물건은 어느 정도일까. 지난 2004년 기준으로 한 해 동안 진행된 전국 경매물건은 모두 46만5000여건으로 월평균 3만8000건이 경매에 부쳐졌다. 이 중 1억원 미만의 소형 경매물건이 36만여건으로 전체의 77.5%라는 압도적인 구성비를 이루었고, 감정가 30억원 이상의 중대형 물건은 총 2463건으로 전체의 0.53%에 불과하다.그러나 최초 감정가 규모를 거론하면 얘기는 사뭇 달라진다. 전체 경매물건의 77.5%를 차지하는 소형 경매물건의 최초 감정가는 총 15조5000억원으로 전체의 22.46%에 불과하지만, 전체 물건의 0.53%에 불과한 30억원 이상 중대형 물건의 최초 감정가는 총 16조원으로 전체의 23.28%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큰 비중을 보이고 있다. 매월 1조3300억원의 중대형 경매물량이 항상 대기하고 있는 셈이다. 30억원 이상의 중대형 물건을 종목별로 보면 근린시설과 공장건물이 각각 전체 2463건의 37.39%, 30.6%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고, 다음이 숙박시설로 14.63%의 구성비를 보였다. 이와 비례해 최초 감정가 역시 근린시설과 공장건물이 각각 전체의 37.0%, 27.81%를 기록했고, 토지가 16.3%,숙박시설이 10.32%로 그 뒤를 이었다. 30억원 이상의 중대형 물건은 낙찰가율이 평균치보다는 낮게 형성돼 있기 때문에 투자 수익률 면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갖게 된다는 이점이 있다. 즉 지난해 전국에서 진행된 경매물건 평균 낙찰가율이 66.63%였던 반면 30억원 이상 물건의 평균 낙찰가율은 59.5%로 전체 평균보다 7% 이상 낮았다. 물건 종류별로 보면 근린, 공장, 숙박시설이 각각 52.92%, 58.27%, 48.25%로 평균치보다 낮게 형성됐고 토지만 71.38%로 평균치를 훨씬 웃돌았다. 근린, 공장, 숙박시설의 낙찰가율이 낮은 이유는 입찰자가 한정돼 있어 경쟁률이 낮은 데다 이들 물건의 대부분은 다수의 임차인으로 인한 명도나 유치권 등의 법률적 하자와 결부되는 것으로 그 하자를 치유할 시간과 금전적 비용이 입찰가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일까? 30억원 이상 중대형 물건의 낙찰률도 평균치보다 훨씬 낮게 형성되고 있다. 즉 지난해 30억원 이상 물건의 낙찰률은 19.0%로 전국 평균 낙찰률 27.35%보다 무려 8.35% 낮다. 10건이 경매에 부쳐지면 2.7건이 팔리는 것이 보통이지만 30억원 이상 물건은 1.9건 정도밖에 팔리지 않았다는 얘기다. 종목별로 볼 때 공장이 21.8%의 낙찰율을 보였을 뿐 근린이나 숙박시설, 토지 등은 16~18%대의 낙찰률을 기록해 30억원 이상 물건의 평균 낙찰률보다 낮았다. 같은 종목의 낙찰률이 30억원 미만에서는 20~31%를 보인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그만큼 물건규모가 클수록 투자자층이 얕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중대형 물건의 경매 투자여건은 2005년 들어 더욱 좋아졌다.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진행된 30억원 이상의 경매물건은 총 1251건으로 최초 감정가 총액이 8조6500억원에 달한다. 월평균 1조7000억원이 넘는 규모로 지난해 월평균 감정가보다 시장규모가 더 커졌기 때문이다. 더불어 평균 낙찰가율은 56.88%로 오히려 지난해보다 2.6%가량 하락했고, 30억원 미만 물건의 낙찰가율 67.36%에 비해서는 무려 10%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토지 낙찰가율만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한 75.56%를 기록했을 뿐 근린이나 공장 및 숙박시설 모두 낙찰가율이 작년 수준이거나 많게는 9% 이상 떨어졌다. 지난해보다는 더 저렴하게 물건을 취득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고 볼 수 있다.낙찰률은 19.66%로 지난해의 19.0%와 비슷하게 나타났으나 공장에 대한 낙찰률(29.77%)이 지난해보다 8%가량 상승했고 토지(20.83%) 역시 작년보다 2.6% 올랐다. 반면 근린은 지난해보다 0.89% 하락한 15.97%의 낙찰률을 보였다. 30억원 미만 물건의 평균 낙찰률이 30.38%이고 토지가 37.2%, 공장이 28.7%를 기록한 것과는 크게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물건 수, 시장규모, 낙찰가율, 낙찰률 등의 경매동향을 보면 부자들이 투자해야 할 감정가 30억원 이상의 물건 중에서도 투자대상으로 뽑을 수 있는 주된 종목은 1순위 근린, 2순위 공장, 그 다음이 토지 또는 숙박시설이 된다는 계산이다. 물론 이러한 물건들은 부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요즘 부상하고 있는 각종 부동산펀드와 부동산투자를 업으로 하는 기업과도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간 내 운용수익을 내야 하는 펀드의 성격상 보유기간 및 목표 수익률 설정이 비교적 자유로운 개인투자자를 따라갈 수는 없다. 또한 기업 역시 개인투자자들보다 의사 결정 과정이 순탄치 않다는 점 때문에 그들보다 열세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개인투자자(또는 부자)는 부동산펀드나 기업보다 가격결정과 수익률 및 의사결정 체계에 있어 경쟁우위에 있을 수밖에 없다. 올 들어 진행되는 30억원 이상 중대형 물건의 감정가 규모는 월 평균 1조7000억원. 이 중 낙찰된 물건의 감정가 합계는 5월까지 1조6500억원으로 월 평균 3300억원에 달하고, 낙찰가 총액은 9386억원으로 월 평균 1877억원 정도가 경매시장에 유입되고 있다. 바꿔 말하면 월 평균 3300억원 정도의 투자할 만한 물건이 부자를 위해 항상 준비돼 있고 부자를 비롯한 투자자들은 이 물건을 감정가의 56.88% 수준에서 매입하고 있는 것이다. 취득 관련 제비용과 하자치유비용을 감안하더라도 분명 굉장한 매력 덩어리임에는 틀림없다. ☞ 고가물건 낙착율 추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