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 교감하는 유일한 웰빙레포츠 승마 다이어트에 효과… 젊은 여성층 큰 관심
전 인류의 제전인 올림픽 가운데 인간 이외의 동물이 참가하는 유일한 종목이 승마다. 게다가 승마는 남자선수와 여자선수가 함께 기량을 겨루는, 올림픽에서 유일한 남녀혼성 스포츠다. 사실 문명이 시작됐을 때부터 인류는 수많은 야생동물을 가축(家畜)으로 길러왔을 터인데, 왜 오직 말만이 직립 보행하는 ‘호모 사피엔스’의 축제에 초대된 것일까.말도 여타 가축과 마찬가지로 인류의 식량자원이 되면서 인류 문명에 발을 들여놨지만, 점차 식용보다는 유통과 병참에서 높은 효용가치를 드러내면서 본격적으로 역사의 조연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말은 그 뛰어난 기동성으로 물자와 병력 이동에서 탁월한 기능을 발휘하며 역사의 물줄기를 좌우하곤 했다. 훌륭한 말을 많이 보유했다는 것은 곧 권력의 크기를 가늠하는 기준이 됐고, 근대에 이르러 대체 수단인 증기기관이 발명되기 전까지 말은 곧 권력을 운영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었다. 마력(馬力)은 곧 권력의 마력(魔力)이었던 셈이다. 유통과 병참 이외에 말은 인류의 엔터테인먼트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존재였다. 중세 유럽에서는 왕과 귀족들이 자신이 소유한 말 중 누구의 말이 가장 빠른가를 놓고 내기를 하기도 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말을 타고 여러 재주를 부리는 마상재(馬上才)를 태조 이성계가 즐기기도 했다. 닭이나 소 돼지 개 등 여타 가축에 비해 말은 그야말로 인류에게 다목적 유틸리티였던 것이다.유통과 병참의 수단으로서 말의 효용가치가 종말을 고한 오늘날, 비록 마유주(馬乳酒) 및 말고기 등으로 섭생과 농경에서 명목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말은 이제 엔터테인먼트 이외에는 효용을 찾기 힘들어졌고, 그 유일한 통로가 바로 경마와 승마다.경마가 오직 빠른 스피드만을 겨루는 스포츠라면 승마는 장애물을 빠른 시간 내에 통과하는 장애물비월, 말을 절도 있고 우아하게 제어하는 마장마술, 그리고 장애물비월과 마장마술이 혼합된 종합마술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시속 60km의 속도로 짧게는 1000m, 길게는 2300m를 달려야 하는 경마는 기수(Jockey)라는 전문 프로선수만이 할 수 있다면, 승마는 일반인들도 비교적 쉽게 입문할 수 있다. 이미 구미(歐美)에서 승마는 가장 대표적인 레포츠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승마처럼 억울한 스포츠도 없다. 골프와 요트 다음 단계의 고급 스포츠라는 인식으로 인해 일반인들은 감히 접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오해 때문.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승마는 순수 동호인만 5만여명으로 추산될 정도로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전국에 산재한 50여개 승마강습소의 수업료는 시간당 3만원 안팎에 불과해 이미 대중 스포츠로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승마는 몸의 유연성을 기르는 데 탁월한 효과를 지닌 레포츠다. 단순히 말 위에 앉아 있어서 운동량이 적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초보자들은 20분만 타도 온 몸이 땀에 젖고 근육이 저릴 정도다. 소화기 계통 강화와 척추 교정, 다이어트 등도 승마의 장점이지만 무엇보다 하나의 생명체와 함께 교감한다는 느낌은 다른 스포츠에서 느껴볼 수 없는 이채로운 경험이다. 말이라는 동물이 주는 매력에 흠뻑 빠져 승마를 시작한 사람이 많은 것도 이 때문. 승마하면 말갈기를 휘날리며 광활한 초원을 질주하는 영화속의 한 장면을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처음부터 그런 낭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초보자는 우선 기승(騎乘) 자세 및 간단한 부조(扶助:말을 제어하기 위한 소리 및 도구), 주의 사항 등에 관해 1시간 정도의 이론 교육을 받아야 한다. ☞ 서울근교 승마클럽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