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 직원의 권유로 적립식 펀드에 가입했죠
대담 = 남궁 덕 편집장신상훈 신한은행장에겐 항상 ‘덕장’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겸손함과 검소함이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행원들과의 유대감이 높아 따르는 후배들이 많다. 묵묵히 동생들을 챙겨주는 ‘큰형님’ 이미지의 신 행장이지만 일을 추진할 때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 탱크 같다. 행원에서 시작해 최고경영자(CEO) 자리까지 오른 신 행장은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이 부자’라며 자신만의 부자 철학을 소개했다. “돈이 많으면 불안하고 너무 없어도 걱정”이라며 “그저 적당히 쓸 정도 있고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부자”라고 말한다. 이런 그가 제시하는 재테크 방법은 분산 투자와 절약과 저축이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생각에 예금 위주로 자산관리를 하고 있다”며 “최근 담당 직원의 권유를 받고 적립식 펀드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고객 제일주의를 경영 이념으로 삼고 있는 신 행장을 만나 돈버는 얘기, 부자론, 경제 이슈 등에 대해 들어봤다.-행장께서 평소에 생각하시는 부자의 기준은 무엇입니까. “부자의 기준은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돈이 많으면 불안하고 또 너무 없어도 걱정이고…품위 유지를 할 수 있고,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정도면 부자라고 말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개인적으로 여윳돈의 투자와 자산관리는 어떻게 하시는지요.“사실 저는 다른 분들과 다른 투자 방법이나 특별한 자산 증식 노하우를 갖고 있지 못합니다. 은행원으로 첫 발을 내디딘 이후 그저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생각에 예금 위주로 자산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요즘 ‘10억원 만들기’가 직장인 사이에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고 하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절약과 저축이야말로 가장 기본적이고도 확실한 재테크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얼마 전에는 ‘수익률도 비교적 높고 주가의 움직임 등을 챙겨 보는 재미도 있다’는 담당 직원의 권유를 받고 저희 은행에서 판매 중인 ‘적립식 펀드’에 가입했습니다.”-그렇다면 오랜 금융인으로서의 경험과 현재 은행장 입장에서 고객, 투자자에게 해줄 수 있는 투자 조언은 무엇입니까.“고객이 성공할 때 비로소 거래 동기가 달성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금융회사의 존재 이유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그러한 능력과 철학을 지닌 금융회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객의 성공이란, 단순히 부의 축적과 같은 금전적 가치를 넘어 고객이 원하는 편익을 제공받고 즐거움과 거래가치를 느낄 때 달성됩니다. 이는 은행이 단순히 상품 판매에만 초점을 두지 않고 장기적인 관계 구축을 통해 고객과 성공의 길을 함께 걷는 파트너(Win-Win)가 됨을 의미합니다. 투자는 자신만의 원칙을 세우는 게 중요합니다. 불리기에 앞서 종자돈을 모으는 게 중요한데 역시 절약과 저축밖에 다른 왕도가 있을까요.”-많은 금융회사들이 공격적으로 프라이빗 뱅킹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최근에는 일종의 숨고르기를 하듯이 주춤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향후 PB 시장에 대한 전망은 어떠신지요.“선진국 사례에서 보듯이 PB 시장은 리스크 관리 부담에 비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인 까닭에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장이 아무리 매력적이라고 하더라도 경쟁이 치열한 만큼 자신의 능력에 대한 검증과 철저한 준비 없이 무작정 PB 사업에 뛰어들어서는 결코 기대한 만큼의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려울 것입니다. 고객과 시장의 니즈 파악, 잘 교육된 훌륭한 PB(Private Banker), 그리고 PB 영업에 대한 사전 이해와 협력 시스템이 없이는 고전할 수밖에 없는 힘든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PB 영업과 관련, 타행과 차별화해 진행하고 있는 서비스로는 무엇이 있습니까.“신한 PB센터는 모두 독립형으로 기존 1,2층에 두던 일반 은행 점포와 달리 상층형 점포(Sky-Branch) 형태입니다. 또 거액 자산을 보유한 고객만을 위해 별도 회원제로 운영하면서 고객의 비밀 보장과 편의 제공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둘째, 신한금융지주사의 자회사를 통한 다양한 금융상품 제공이 가능합니다. 다시 말해 고객께서 맡기는 자금을 지주사의 분야별 전문 자회사를 통해 편리하고 다양하게 운용해 드리고 있습니다. 셋째, 전문가 자문 서비스가 매우 강합니다. 거액 고객의 종합자산관리를 위해 부동산·세무·법률 각 분야의 전문가와 PB 팀장이 하나의 팀을 이뤄 종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합니다.”-금융대전을 치르느라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텐데 평소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시는지요.“잘 아다시피 최근 우리가 몸담고 있는 금융권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런 저런 회의와 행사 참석으로 인해 늘 시간이 쫓기듯 바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추구하는 웰빙(well-being)과 몸짱 신드롬이 새로운 ‘문화 코드’로 자리잡고 있는데, 저는 정반대로 가고 있으니 큰일이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가급적 아침 시간을 쪼개 수영도 하고, 주말엔 등산도 하면서 건강을 돌보려 합니다. 사실 땀 흘린 후 산 정상에서 맞보는 시원한 바람이야말로 느껴본 사람만이 그 기분을 알 수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가끔은 직원들과 단축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체력과 단합을 다지고 있습니다.”-마지막으로 자녀교육은 어떻게 하고 계신지요. 특히 은행장으로서 금융 관련 교육이 궁금합니다.“은행 업무로 바쁘게 생활하다 보니 자녀교육은 전적으로 아내가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늘 미안하게 생각하는 부분이지요. 이런 나의 심정을 아내와 자녀들이 잘 이해를 해줘 고마울 뿐입니다. 다만 저는 어려운 이론이나 명분을 강조하기보다는 항상 자기의 본분에 맞는 계획적인 삶을 살도록 애들에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과거 무계획적인 소비와 지출이 한 나라의 경제 전체를 어렵게 만들었듯이 개인도 가계도 실정에 맞게 인생 계획을 짜고 체계적인 경제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