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전 송금시 우대등 각종 해택에 부가서비스는 ‘덤’
은행 VIP 고객은 평균 7.5개의 통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MONEY 창간호). 부자들뿐만 아니라 은행 고객 상당수는 생활비 통장, 급여통장, 비상통장, 과외수입통장 등으로 수입·지출 특성에 따라 자금을 분리해 관리하고 있다. 여기에 보험·증권계좌, 신용카드까지 평소 챙겨야 하는 계좌가 많아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자칫 실수로 분실이라도 하면 재발급 수수료에 시간 낭비까지 감수해야 한다.이 같은 고민은 ‘통합계좌관리’로 말끔히 해결할 수 있다. 1개 금융회사의 여러 금융상품을 단일 상품계좌로 관리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수입·지출·투자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자산관리의 첫 단추를 꿰는 셈이다.통장 하나로 30개 통합… 환율 혜택현재 은행권에서 ‘전자통장’이라는 통합계좌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곳은 국민 신한 조흥은행 등이다. 전자통장은 손톱 만한 IC(직접회로)칩에 최대 30개 통장의 내역을 담고 있다. 여러 개 종이통장을 가방에 넣고 다닐 필요도 없고, 종이통장 거래 내역이 꽉 차서 새 통장을 발급받아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다. 각종 세금영수증과 함께 혹시나 해서 사용한 통장을 몇 년씩이나 보관할 필요는 더더욱 없다. 현금카드 기능도 갖춰 24시간 전자통장 기기가 있는 지점에서 이용할 수 있다.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KB전자통장을 선보인 이래 7개월 동안 18만8000개의 계좌가 개설됐다고 밝혔다. 이 통장은 예적금통장, 인터넷통장, 대출통장 등 최대 30개의 통장을 하나로 통합해 관리할 수 있으며 발급 비용은 무료다. 조흥은행은 지난 4월 예적금통장, 인터넷통장, 대출통장 등 최대 20개의 계좌를 하나로 묶어 관리할 수 있는 세이프원(Safe One) 전자통장을 출시했다. 환전과 해외 송금 때는 기존 고객보다 30%의 환율 우대 혜택까지 제공한다. 이와 함께 금융 거래시 수수료가 생기면 수수료의 10%를 포인트로 적립, 6월과 12월에 각각 1000포인트(1000원) 단위로 돌려주는 포인트백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스마트원 카드라는 전자통장을 국민은행의 전자통장과 비슷한 시기에 내놓았다. 통장을 하나로 관리할 수 있는 기능에 현금카드와 공인인증서, 직불카드, 교통카드 기능까지 포함돼 있다. 발급비용은 무료.MMF+증권거래+공과금 납부까지증권사의 통합계좌는 금액과 기간에 상관없이 하루만 맡겨도 은행보다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통합계좌에서 MMF(머니마켓펀드)를 이용할 경우 은행의 보통예금처럼 자유롭게 입출금할 수 있고, 은행에(수시입출금 0.5%) 비해 5배가량 높은 연 2.5~3%대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또 하나의 계좌로 주식투자는 물론 적립식 펀드와 같은 금융상품 거래와 채권 매매도 가능하다. 공과금 자동납부에다 급여이체, 자동이체 등과 같은 은행권 서비스도 증권통합계좌로 가능하다.증권사 통합계좌의 선두 주자인 동양종금증권의 증권통합계좌는 입출금이 자유롭고 기업어음(CP), 채권 등에 투자해 평균 3%대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이 계좌로 공모주 청약에 나설 수도 있다. 다만 동양종금증권의 증권통합계좌는 운용 결과에 따라 수익률이 정해지는 실적 배당 상품이다. 동양종금증권 통합계좌인 자산관리계좌(CMA)는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가 된다. 교보증권은 계좌를 담보로 야간이나 휴일에 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한 소액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외에 삼성 우리투자 미래에셋증권 등 대부분 증권사가 자산관리계좌 서비스를 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제공하고 있는 통합보험은 은행과 증권사의 통합계좌와는 조금 성격이 다르다. 하나의 계좌로 여러 금융상품을 이용하는 개념보다는 온 가족의 상해나 질병, 자동차, 화재보험에 이르기까지 50여개의 위험 보장을 한 번에 받을 수 있도록 묶어 놓은 일종의 ‘종합선물세트’인 셈. 현대해상을 비롯한 6개 손해보험사가 통합보험 상품을 내놨다. 통합보험의 장점은 경제성이다. 보험은 개별로 가입하면 불필요한 보험료를 추가로 부담하는 경우가 많다. 보험료는 보통 위험보험료, 저축보험료, 사업비 등으로 이뤄진다. 그래서 보험을 여러 개 가입하면 사업비나 저축보험료 등을 중복해서 부담하게 된다. 반면 통합보험은 이 같은 불필요한 거품을 뺄 수 있다. 다만 통합보험은 한 번에 보험을 여러 개 가입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교보생명은 교보어카운트보험이라는 통합보험을 통해 재해, 질병, 사망 등 총 55가지 보장특약 중 필요특약을 마음대로 설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삼성화재의 슈퍼보험은 결혼, 출산, 주택구입 등 생활 변화에 따라 보장 내용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동부화재 컨버전스보험은 보험료 운영 특약으로 여유자금이 생겼을 때 수시로 보험료 납입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또 LG화재의 웰빙보험은 가입 고객 가족에게 전문 주치의와 담당 간호사를 배정, 문진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며, 현대해상의 행복을다모은보험은 신생아 담보, 선천이상수술 등 자녀만을 위한 담보특약이 강화돼 있다.최근 금융권의 통합관리 추세에 카드사와 선물회사까지 가세했다. 올 들어 카드사들이 내놓기 시작한 ‘원카드(One Card)’는 쇼핑과 주유, 오락, 마일리지 등 기존 개별 카드에서 제공하던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카드 한 장에 담은 게 특징이다. 가장 뒤늦게 통합계좌 서비스를 내놓은 선물사들은 국내 선물 계좌 하나로 KOSPI, 국채, 달러, 코스닥 선물, 해외 선물을 모두 거래할 수 있다. 특히 은행권과의 업무 제휴를 통해 계좌 개설과 입출금 서비스를 연계하고 있다.금융권 관계자는 “창구와 자동화기기의 거래 수수료가 다른 일본에선 고객들이 수수료가 낮은 기기 창구로 가서 줄을 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며 “통합관리계좌는 단 0.1%의 수익도 놓치지 않는 치밀함으로 시작하는 재테크의 첫 단추”라고 말했다. ☞ 통합계좌 흐름도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