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경제학자 케인스는 “주식투자는 미인투표”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그는 주식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아닌 다른 시장 참가자의 생각이며, 일반적인 투자자의 생각을 따르는 게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증시에선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면서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는 종목이 미인주가 되곤 합니다. ‘종합주가지수 1000시대’를 부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이번 주식시장의 상승장에선 소위 ‘개미군단’의 참여가 예전과 달리 많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큰 손’ 투자자의 매수세도 눈에 띄지 않았다는 분석이네요. 역시 뭐니뭐니 해도 매수세의 주역은 적립식 펀드라고 합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적립식 펀드에도 ‘큰 손’ 비율은 그리 많지 않았다는 게 증권업계의 설명입니다. 이건 뭘 말합니까. 개미군단이 ‘적립식 펀드’라는 깃발 아래 헤쳐 모여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세력이 됐다는 얘기입니다. 뿔뿔이 흩어져 있던 그들의 표가 몰표가 돼서 주가를 띄워 올렸다는 것입니다. 이걸 동의하십니까.전국의 땅값이 들썩거리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요. 노무현 정권이 소위 부동산 불로소득자를 향해 칼끝을 겨누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그것도 주식시장을 빗대어 해석할 수 있습니다. 땅 투자는 진짜 부자들만 하는 거 다 아시겠죠. 그런데 땅 투자에 있어 ?개미?랄 수 있는 지방주민들이 땅값을 올리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얘깁니다. 개발계획이 잇따라 발표된 충남 아산에 살던 현지 주민들은 살던 전답이 수용되면서 목돈을 벌게 되고, 그 돈으로 주변 땅을 사 값을 올리고 있다는 겁니다. 자연스레 개발권역 근처 땅이 모두 오르는 셈이지요. 개발 계획을 수립ㆍ시행하는 건 서울의 큰 손들이지만, 그로 인해 상승 탄력을 받은 땅값을 재차 부양하는 건 개미들이라는 분석입니다.이 얘기를 동의하건 말건 시세를 만드는 건 사람들의 마음인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우연한 계기가 사람들의 마음을 돌립니다. 전국의 땅값을 밀어올린 건 아이러니하게도 노무현 정권의 ‘균형발전론’이었고, 주식시장을 견인한 건 ‘부동산 때려잡기’였습니다. 큰 시세가 날 때 사람들의 행동은 일사불란해집니다. 이번 호에 실린 ‘경매 고수’ ㈜GMRC 우형달 사장과 ‘펀드 고수’ 한국투자신탁운용 김상백 본부장을 통해 여러분은 ‘미인투표’의 이면을 들여다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