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정남씨(51)는 몇 년 전부터 머리가 띵하고 깨질 듯한 두통에 시달려 왔다. 그 증상은 점점 심각해져 급기야 회사일과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 오랫동안 두통 증상이 나타날 때마다 진통제에 의존한 채 질환을 방치해 왔던 것이 문제였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서 두통이 만성화됐기 때문이다. 큰 병이라도 생긴 건 아닌지 불안한 마음에 종합검진도 받아봤다. 하지만 검사결과에서는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한의원을 찾은 김씨. 의사로부터 의외의 얘기를 듣게 됐다. 김씨의 두통은 뇌의 불균형으로 인해 기혈이 정체돼 생긴 것이라고. 김씨는 뇌의 균형을 맞춰주고 기혈의 순환을 도울 수 있는 탕약을 처방받았다. 일주일에 한 번씩 한 달 동안 꾸준히 치료받은 결과 지긋지긋했던 두통에서 완전히 해방될 수 있었다. 두통은 전체 인구의 90%이상이 경험하는 흔한 증상이다. 실제로 여자는 66%, 남자는 57%가 일년에 한번 이상 두통에 시달린다는 통계가 있다. 이렇게 흔한 증상인 두통은 머리에 나타나는 모든 통증을 말하는 것. 하지만 발생원인이 다양하고 그 아픔의 정도도 광범위하다. 머리가 약간 무겁다고 느끼는 경미한 두통에서부터 구토를 동반하는 중증까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두통을 방치하게 되면 만성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이 단계마저 넘어서면 습관화된다. 물론 그에 따른 통증의 강도도 세진다. 따라서 문제가 심각해지기 전에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양방에서는 두통을 가라앉히기 위해 진통제 처방을 하고 있다. 또 대부분 사람들이 병원을 찾지 않고 스스로 진통제를 구입해 복용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약을 복용하면 통증이 감소하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통제의 복용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우리 몸은 약에 대한 내성이 생겨 복용양이 점점 늘어나게 된다. 결국에는 많은 양의 약을 복용해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게 된다. 하지만 한방에서는 두통을 원인을 밝혀 근본적인 치료를 한다. 대부분 두통을 단순한 혈관의 확장 및 압력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만성적인 두통은 좌뇌와 우뇌의 균형이 깨지면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뇌에는 통증을 유발하거나 감지하는 조직이 있는데 이 곳이 어떤 자극을 받아 뇌가 불균형 상태가 되면 기와 혈의 순환이 저해되면서 두통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로 충격을 받아 한쪽 뇌의 기능이 떨어지게 되면 두통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치료 전 뇌의 불균형 상태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눈의 전정안구 반사를 통해 뇌의 불균형을 진단하는 비디오 안구 진탕 검사와 맹점검사 등을 통해 객관적인 진단을 내린 후 뇌의 균형을 잡아줄 수 있는 탕약을 처방한다. 이 때 처방되는 탕약이 바로 청뇌음(淸腦飮)이다. 청뇌음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생긴 열을 식혀주는 생지황(生地黃)과 기를 가라 앉혀주는 침향(沈香), 기를 순환시키고 진정시켜 주는 야국(野菊) 등을 기본 약재로 활용한다. 이러한 약재가 뇌의 균형을 바로 잡아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환자의 체질과 증상에 따라 두통과 함께 나타나는 증상들을 제거해 줄 수 있는 약재들을 가감하여 함께 처방한다. 예를 들어 두통과 함께 속이 메슥거린다는 환자에게는 담음(痰飮)을, 신경이 예민한 환자에게는 신경을 안정시키는 귀비탕(歸脾湯)을 처방하며 기력이 허약한 환자의 경우에는 기력을 보해줄 수 있는 보약 처방도 함께 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처방된 탕약을 복용하면 보통 1개월 이내에 두통에서 완전히 해방될 수 있다. 개인의 상태에 따라 그 시기가 조금씩 다르다. 또 상태에 따라 침치료를 병행하면 그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두통의 원인을 찾아 뇌의 균형을 맞춰주고 체질에 맞는 약을 복용하면 두통은 물론 피로감까지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치료 후에는 운동과 섭생을 통해 평소 뇌의 균형상태를 맞춰주고 뇌내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어야 두통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