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핫이슈
미국의 한 고등학교에 큰 아들을 유학보낸 K상사 김 사장은 요즘 환율 탓에 웃고 우는 날이 많다. 그는 오는 9월 딸의 유학을 앞두고 6월 초 약 2만달러를 사서 예금했다. 당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04.20원. 이후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말부터 급등하기 시작, 7월8일에는 달러당 1054.80원(종가 기준)을 찍었다. 한 달여 만에 앉아서 100만원 이상의 환차익을 얻은 그의 얼굴엔 희색이 돌고 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다음날 원·달러 환율은 하루 새 11원이나 떨어지는 등 급락세를 보이며 12일엔 1039.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틀(휴일 제외) 만에 30만원을 손해본 셈이다. 요즘 원·달러 환율시장의 급변에 따른 재테크 시장의 명암이다.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하루 새 10원 이상이 급등락하는 전형적인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이나 자녀들을 해외에 유학 보낸 가계들은 환율 변화에 일희일비하고 있다. 직접 달러를 만질 일이 없는 개인들이라 해도 환율변동은 주가나 금리 등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환율변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환테크 요령을 숙지해 손해는 줄이고 이익은 최대화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7월 들어 1010원대에서 1050원대로 수직 상승하던 원·달러 환율이 주춤한 것은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과정이라는 게 외환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정미영 삼성선물 과장은 “그동안 환율 상승을 이끌었던 해외 투자은행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고, 달러 매도를 망설였던 국내 수출업체들도 여기에 동조한 결과”라고 분석했다.그러나 환율 조정 과정이 얼마나 이어질지에 대해선 ‘상당기간 조정’과 ‘곧바로 재반등할 것’이란 견해가 맞서고 있다. 이진우 농협 금융공학실장은 “최근 달러화를 대거 매수한 해외 투자은행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어 환율 조정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1020원 선까지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정 과장은 “원·달러 환율이 이미 1050원 선을 상향 돌파했던 만큼 1070원까지는 큰 저항 없이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장기적으로 환율은 하향 안정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은 최근 환율전망을 통해 월평균 원·달러 환율은 7월 달러당 1035원, 8월 1030원, 9월 1030원 등으로 1030원대를 유지한 뒤 10월에는 1025원, 11월 1015원, 12월 1020원 등으로 점진적인 하향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했다. 외환은행 경제연구팀의 강지영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흐름은 당분간 미국경제에 달려 있다”고 전제한 뒤 “미국의 무역수지가 계속 악화되고 있어 3개월 정도 지난 뒤에는 다시 약 달러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분할매수·분할매도 전략 필수환율 하락기(원화가치 상승시) 행동수칙의 기본은 ‘달러는 빨리 팔고, 늦게 사라’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계속 내린다면 해외에 있는 자녀에게 학비 등을 보낼 때 시기를 늦춰 환율이 추가 하락한 뒤 송금하는 것이 낫다. 해외여행을 할 때는 달러화나 여행자수표보다는 신용카드를 쓰는 것이 유리하다. 해외에서 신용카드로 쇼핑할 경우 카드회사는 현지 가맹점의 물품대금 결제요구에 따라 가맹점에 달러로 우선 결제한 뒤 국내은행에 달러화 결제를 요구하게 된다. 이때 국내은행이 카드회사에 대금을 지불함과 동시에 물건을 구입한 고객에게 청구할 대금이 확정되는데, 물건을 구입한 시점부터 청구대금의 환율이 확정될 때까지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 보통 3∼4일 걸린다. 환율 상승기(원화가치 하락시)에는 환율 하락기와는 정반대로 행동하면 된다. ‘달러는 빨리 사고,늦게 팔라’는 얘기다. 해외 송금의 경우 달러매입을 서두르고 미리 보낸다. 환율이 오를수록 같은 원화로 바꿀 수 있는 외화액이 적어지기 때문에 당장 필요한 금액은 미리 환전해 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해외에서 물품을 구입할 경우에는 카드보다 외화 현찰로 하는 게 유리하다. 특히 해외송금이 많은 사람이라면 외환거래를 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분할매수·분할매도’다. 이는 주식투자에만 적용되는 원칙이 아니다. 특히 요즘같이 환율이 급등락할 때 더욱 요구되는 방법이다. 환율의 움직임은 귀신도 모른다. 따라서 특히 외국에 아내와 자녀들을 보내놓고 자주 송금해야 하는 ‘기러기 아빠’들이나 해외이주 계획 등으로 거액의 송금이 필요할 경우 위험을 줄이기 위해 분할매수 전략이 요구된다. 예컨대 2∼3개월 뒤 상당액의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면 30%가량씩 서너 번에 걸쳐 달러를 매수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은행에서 선물환계약을 통해 미리 환율을 계약해 놓는 방법도 있다.환전 이벤트를 잡아라환율이 변화무쌍한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여름 휴가시즌을 맞아 해외 휴가계획을 잡고 있는 사람들은 환전에 주의가 요구된다. 이럴 때일수록 은행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환전 수수료 할인 혜택을 이용, 환전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외화가 필요하면 은행창구에 가서 줄을 서기보다는 인터넷으로 환전신청을 하는 게 좋다. 은행 창구를 방문할 때에 비해 환전비용을 20~30%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출발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환전하면 가장 비싼 수수료를 물 뿐만 아니라 각종 부가 서비스도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리 환전을 해두는 게 좋다. 특히 여름 해외여행 성수기를 맞아 대부분의 은행들이 실시하는 환전·송금 우대 서비스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를 이용하면 환전 수수료를 아끼는 것은 물론 해외여행상품권 등 다양한 경품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환테크 요령유학생 자녀가 있는 가정은 환율이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송금할 돈을 외화예금에 넣어두는 것이 좋다. 이자수입은 물론 상당한 환차익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일 때 1만달러를 입금했다가 환율이 1100원으로 올랐을 때 찾으면 100만원의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환율이 떨어지면 오히려 환차손을 입는 만큼 적절한 환율 예측은 필수적이다. 특히 외화예금에 가입할 때는 수수료 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외화예금을 이용할 경우 시장환율과 적용되는 환율이 다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환율이 20원 이상 올라야 환차익을 볼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환율이 제자리 걸음에 그친다면 사실상 손해를 본다는 얘기다. 또 환율이 상승하면 해외펀드가 각광받는다. 해외펀드에 투자할 경우 투자수익에 환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일 때 해외펀드에 투자해 1100원에 국내펀드로 변경한다면 펀드 투자수익에다 100원의 환차익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다만 해외 뮤추얼펀드는 실적배당 상품으로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또 외화예금과 마찬가지로 환율이 반대로 움직인다면 상당한 환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최근에는 펀드 자체에서 투자금액에 대한 국내외 통화선물 계약까지 체결하고 있어 해외투자에 따른 환율변동 위험을 최소화하고 환차익까지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도 나오고 있다.☞ 은행별 환전행사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