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와 가치 혼동하지 말길…아들이 크면 꼭 물려줄 것”
‘맥가이버’와 ‘형사 가제트’ 목소리의 주인공으로 우리에게 더 친숙한 성우 배한성. 한국성우협회 이사장과 서울예술대 겸임 교수로 활동 중인 그는 늘 스타일이 좋다는 말을 듣는 멋쟁이다. 그의 수준 높은 패션 감각의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20년 전부터 트렌디한 명품 브랜드 ‘불가리’의 마니아라는 것. 불가리 예찬론을 들어본다.지루한 장마 끝자락에 잠시 개인 하늘이 청명한 느낌을 주는 오후. 도심 속에서 푸르름을 느낄 수 있는 도산 공원에서 방송인 배한성씨를 만났다. 소매를 살짝 걷어 올린 화이트 컬러 드레스 셔츠에 베이지 컬러의 팬츠와 재킷으로 멋을 낸 그의 모습은 멀리서도 눈에 확 들어왔다. 그의 옷차림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바로 베이비 핑크 컬러의 화사한 넥타이.“올 봄에 구입한 불가리의 타이에요. 색상이 마음에 들어서 구입하게 됐죠. 제가 가진 불가리 제품 중 가장 많은 것이 바로 넥타이에요. 색상별로 신상품이나 조금 독특한 문양 제품이 나오면 곧바로 구입합니다. 이제는 일종의 컬렉션이 되어 취미로 삼을까도 생각 중입니다. (웃음)”유럽에서의 첫 만남배한성 이사장의 불가리 사랑은 2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불가리라는 브랜드를 처음 접한 것은 당시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갔을 때다. 유난히 머플러를 좋아하던 그는 그 곳에서 마음에 쏙 드는 머플러를 발견했는데, 그게 불가리 제품이었던 것. 그때 산 머플러는 아직도 변함없이 사용하고 있다고. 그렇게 시작한 불가리와의 인연을 계기로 부인에게 선물할 때도 주로 불가리 스카프를 선택한다고 한다. “명품 업체가 흔하지 않을 때 불가리의 가치는 특별했죠. 클래식한 분위기의 불가리는 개성이 뚜렷했어요. 머플러 끝에 새겨진 불가리 영문 이니셜은 제게 큰 자부심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중요한 모임이 있을 때면 꼭 불가리의 머플러나 넥타이를 착용하곤 하죠. 세탁도 꼭 호텔의 세탁소에만 맡깁니다.”그는 제 아무리 좋은 명품이라고 해도 꼼꼼히 비교하고 따져본 후에 구매하는 편이다. 불가리의 제품은 이런 ‘까다로운 고객’인 그에게 항상 만족감을 안겨준다고. 특히 넥타이와 시계는 대를 이어 물려줄 수 있을 정도로 품질이 좋다고 칭찬한다.“올해로 열넷이 되는 막둥이 아들이 있어요. 전 항상 아들에게 ‘사치와 가치를 혼동하지 말라’고 가르칩니다. 좋은 물건을 사서 오래 쓰고 대대로 물려준다면, 싸지만 품질이 떨어지는 물건을 여러 개 사는 것보다 훨씬 실용적이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제가 지금 맨 넥타이와 손목 시계는 아들이 크면 물려주고 또 그 손자에게 전해주어 대대로 사용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남자의 멋은 시계에서부터배 이사장은 소문난 자동차 마니아다. 지금까지 그의 손을 거쳐 간 자동차만 해도 무려 30여대에 달한다니 자동차 박사라고 해도 무방하다. 이처럼 자동차라는 기계에 관심이 많던 그의 시선은 자연히 손목 위의 작은 기계인 시계로 옮겨갔다. “몇 년 전에 한 남성잡지에서 앙케트를 본 적이 있는데 1000천만원이 생긴다면 무엇을 하겠느냐는 질문이었죠. 그런데 반수 이상이 멋진 시계를 사겠다고 하더군요. 저도 그 대답에 크게 동감했어요. 남자들이 할 수 있는 대표적 액세서리인 시계만큼은 저도 욕심이 많거든요. 몇 백만원에서부터 몇 천만원이 넘는 것까지 다양한 시계를 소장하고 있을 정도니까요.”잘 쓰는 것이 잘 사는 법3년 전부터 강의를 나가는 서울예술대의 제자들에게도 배 이사장이 항상 강조하는 것이 있다. 바로 패션 감각을 키우라는 것. 특히 남학생들에게 시계와 넥타이만큼은 품질이 좋은 것을 많이 소유할수록 좋다는 말을 강조한다. 여자들처럼 화려한 액세서리를 할 수 없는 남자들에게 이 두 액세서리는 그 사람의 취향과 개성을 나타내는 중요 지표가 되기 때문이라고. 온 몸에 배어 있는 그의 신사적인 매너도 그냥 나온 건 아닌 것 같았다. 자기 관리에 철저한 프로 정신이 돋보이는 배 이사장과의 만남에서 얻은 교훈 한 가지. “가치 있는 것에 쓰는 돈은 낭비가 아니라 더 나은 나를 위한 투자다. 잘사는 법에는 잘 쓰는 것도 포함된다.” ·불가리 타이불가리 타이는 ‘Seven Fold’ 기법으로 특징지어지며, 최상의 품질을 가진 타이를 위해 재단선 없이 일곱 번 접어 제작된 것을 의미한다. 고급 실크 소재에 여러 번의 날염을 반복해 한 개의 타이 안에서도 여러 가지 미세한 색상의 조화를 만끽할 수 있다. ·불가리 문페이스(Bulgari-Bulgari Moon Phase) 시계시계 자판에 달 모양의 디스플레이가 있으며,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달의 모양 변화를 보여준다. 문페이스 디스플레이 부분은 실제 달의 움직임과 똑같은 모습을 시계에 담고 있다. 마치 음력 달력을 보는 듯한 느낌으로 29일 반나절을 주기로 달의 모양이 변한다. 화이트 골드 케이스, 블랙 악어가죽 스트랩에 38mm의 플래티넘 다이얼로 돼있다. 스위스에서 제작했으며 30㎜ 방수가 가능하다. Brand storyB V L G A R I“내게 있어 불가리 숍을 들르는 것은 최고의 컨템포러리 아트 전시회를 방문하는 것과 같다.” -앤디 워홀(Andy Warhol)-이탈리아 브랜드인 불가리의 전통과 역사는 1879년 그리스인 소르티오 불가리가 이탈리아로 건너와 정교한 은제품들을 만들기 시작하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불가리 최초의 숍은 1884년에 로마의 시스티나 거리에 생겼으며, 로마의 중심지인 콘도티 거리에 1905년 문을 연 숍은 지금까지도 불가리의 본점으로 남아 있다. 특히 불가리 스타일이 유명해지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전반을 거치면서 불가리만의 독특한 개성을 디자인에 반영해 나가기 시작하면서부터. 현재는 보석, 시계, 가죽 제품, 실크, 아이 웨어, 향수에 이르기까지 토털 브랜드로 성장했다. 회장인 파울로 불가리(Paolo Bulgari), 부회장인 니콜라 불가리(Nicola Bulgari), 그리고 이들의 조카인 사장 프란체스코 트라파니(Francesco Trapani)가 불가리의 명성을 지켜 나가고 있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