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펀드 홍수시대다. 선박 펀드, 에너지 펀드, 부동산 펀드에 이어 문화 펀드(Culture Fund)까지 등장하고 있다. 지난 9월14일 굿앤리치자산운용은 100억원 규모의 ‘굿앤리치드라마특별자산펀드’를 결성, 김종학프로덕션이 제작하는 4편의 드라마를 지원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영화나 뮤지컬에 이어 드라마에도 펀드 시대가 열린 것이다. 미술계에서도 해외 유명작가들의 작품을 공동으로 매입하는 ‘아트 펀드’를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재테크 수단이 다양화되고 있는 셈이다. 컬처 펀드의 세계로 들어가 봤다.☞ 국내 문화산업 성장률 추이 : 본 다이이치생명 경제연구소는 최근 눈길을 끄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대중스타 배용준이 한·일 양국에서 유발한 경제적 효과에 대한 것이다. 보고서는 2004년 현재 배용준이 일본에서 유발한 경제적 효과가 2300억엔(약 2조3000억원)에 달할 것이고 한국에서는 이 중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1072억엔(1조72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낳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 스타가 한·일 양국에서 유발하는 경제적 가치는 무려 3조3072억원에 달한다고 했다. 이것은 순전히 2003년 일본 NHK가 방송한 드라마 ‘겨울연가’(KBS 2002년 방송) 덕분이다. ☞ 문화 콘텐츠 산업의 비전 : 이 같은 엄청난 문화 콘텐츠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한 정부는‘C-Korea, 부강하고 행복한 대한민국’이란 슬로건을 내세우기에 이르렀고 문화관광부는 7월‘문화강국-2010’육성전략을 발표했다. 이 전략에는 2010년까지 세계 5대 문화 강국을 목표로 사업장과 직원 없이 서류로만 존재하는 특수목적회사(SPC) 등 일반 투자자들의 문화상품 투자를 쉽게 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SPC는 영화 한 편이나 드라마 한 편을 만들기 위해 세웠다가 완성되면 해산하는 일을 가능하게 해 문화 콘텐츠 제작사와 개별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원활하게 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지난 6월 재정경제부는 컬처 펀드(Cult-ure Fund)의 전기를 마련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일반인이 다른 사람의 돈을 끌어들여 영화나 드라마, 뮤지컬 등 문화상품 등에 투자하는 10억~20억원 규모의 사모(私募)펀드를 설립할 수 있게 한다는 것과 펀드 판매를 알선 중개하고 권유할 수 있는 전문 펀드 판매중개회사 제도를 도입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자산운용업 규제방안’을 확정 한 것. 현재 일반 사모펀드는 자산운용사만이 설립 운영할 수 있으며 일반인들도 설립할 수 있는 사모투자펀드(PEF)는 기업인수합병에 특화되도록 투자대상이 제한돼 있어 문화 펀드 등에는 투자할 수 없다. 그러나 내년 상반기부터 새 법이 시행되면 일반인들도 영화 펀드나 드라마 펀드 등 다양한 문화 펀드를 운용할 수 있게 되며 문화산업에 대한 투자가 매우 제한돼 있는 현재의 상황과 달리 일반인들이 이러한 문화 펀드에 대한 투자가 매우 쉬워진다. 문화 펀드 시대가 열리고 있다. 관객에게 기쁨을 선사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확대일로에 놓여 있고 엄청난 이윤을 창출하는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각광받고 있다. 때문에 이윤을 나눠가지려는 투자자의 저변도 덩달아 확대되고 있다. 투자자도 금융사, 미디어사, 창업투자회사 등 기관투자가 위주에서 일반인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 실제로 우리의 문화산업 규모는 놀랄 만한 속도로 커지고 있다. DMB, 인터넷, 케이블, 위성방송의 등장으로 새로운 문화 콘텐츠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데다 한류의 영향으로 문화 콘텐츠 수출 등 다양한 판매 창구도 급증하고 있다. 2004년 문화산업통계에 따르면 2003년 말 현재 우리나라의 문화산업 시장규모는 출판 15조5500억원, 방송 7조1300억원, 광고 7조600억원, 게임 3조9000억원, 영화 2조3000억원, 뮤지컬을 비롯한 음악공연이 1조7900억원 등 44조1900억원에 달한다. 문화상품 수출 현황을 보면 2003년 말 현재 게임 1억8154만달러, 캐릭터산업 1억1631만달러, 방송 4213만달러, 영화 3097만달러에 달했고 이는 근래 들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문화산업의 규모가 급증세를 타고 있는데 비해 일반인의 투자는 미미했던 게 사실이다. 문화 콘텐츠의 주요 부분을 차지하는 영화의 경우, ‘바람난 가족’ ‘안녕, 형아’ 등 일부 영화가 일반인과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1인 최대 1000만원 한도 내에서 투자를 유치했으나 이것은 법적인 문제와 자산운용의 번거로움, 낮은 수익률 등으로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인터넷을 통한 일반인들의 소액투자는 영화사 등이 일반인들의 영화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마케팅 차원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투자에 한계가 있다. 그동안 1억원 내외에서 일반인 대상으로 투자 받은 영화는 30여 편에 달하며 10만원 이상 투자자는 25%라는 사실이 이를 잘 보여준다. 싸이더스IHQ의 오상민 팀장은 “실제로 일반인들이 영화에 투자하는 제도나 통로가 매우 협소한 편”이라며 “네티즌 등을 대상으로 투자를 받는 것은 영화 제작에서 아주 미미하고 현재 상황에서 일반인이 영화에 투자해 돈을 번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오 팀장은 “만약 예정대로 내년에 일반인이 운용할 수 있는 사설 투자 펀드가 운영된다면 영화에 대한 일반인의 투자 규모도 커질 수 있고 영화 투자로 인한 수익 규모도 엄청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송 프로그램 중 가장 각광받고 있는 드라마에 현재 일반인들이 투자할 수 있는 채널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방송사가 자체 예산으로 드라마를 제작해 왔고 1991년 외주 제작에 관련된 방송법 마련으로 외주 제작사가 드라마를 활발히 만들면서 일반 투자자의 투자 가능성을 높였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현재 외주 제작사의 드라마 제작비를 충당하는 통로는 드라마를 방송하는 방송사가 지급하는 제작비에, 기업으로부터 협찬이나 간접광고 명목으로 일부 제작비를 기부 받고, 지방자치단체로부터 협찬 받아 자체 충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근래 들어 드라마 제작비 규모가 커지면서 일부 제작비는 정부와 민간단체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문화 콘텐츠 투자조합에서 지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외주 제작사를 중심으로 일반인들의 투자 채널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일반인의 드라마에 대한 투자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뮤지컬 등 대형 공연에 대한 은행의 투자가 이뤄지면서 일반인들에게도 투자 기회가 생겨나고 있다. 일부 은행에서 사모 형태로 투자 받아 현재 공연작품에 투자하기 시작했는데 시중 은행들이 엔터테인먼트 펀드의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어서 일반인 투자자들의 펀드 참여가 훨씬 많아질 전망이다. 최상목 재경부 증권제도과장은 “일반인이 미니 펀드를 운용하게 되면 영화 등 문화상품 투자가 줄을 이을 것으로 관측된다”며 “영화 펀드의 경우 특정 영화에만 투자한 뒤 해산하는 기존 펀드와 달리 여러 영화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SPC 도입도 일반인의 영화투자에 대한 기회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진흥위원회는 그동안 영화제작 활성화를 위해 자금을 원활하게 확보할 수 있는 SPC 도입을 적극 요구해 왔다. SPC 도입으로 영화 콘텐츠 제작사와 개별 프로젝트(영화)의 자금이 완전 분리돼 투자의 투명성을 확보하면서 영화 자체에 대한 투자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 또한 현재 메인 투자사와 서브 투자사가 독점하고 있는 시장을 완화하면서 다양한 자금이 영화 산업에 유입될 수 있어 영화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 투자자들도 자유롭게 영화에 투자할 수 있는 채널이 마련될 수 있다. ☞ 문화펀드 투자 TI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