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폰에 들어가는 부품은 케이스 키패드 LED(발광다이오드) 카메라모듈 힌지(경첩) 등 다양하다. 하지만 마이크로폰은 휴대폰에 내장되는 까닭에 그 용도를 모르는 이들이 많다. 마이크로폰은 소리에너지를 음성신호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기기다. 바로 이 마이크로폰 시장의 절대 강자가 비에스이홀딩스다. 휴대폰이 ‘멀티미디어화’하면서 비에스이가 주목받고 있다. 마이크로폰 기능이 첨단화하는 것은 물론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키아 삼성전자 등 다수의 휴대폰 메이커들이 비에스이 부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만 봐도 ‘작지만 강한’ 정보기술(IT) 기업임을 알 수 있다. 물론 신규사업인 스피커 분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비에스이는 주식교환 방식으로 지난 3월초 디지탈캠프를 통해 우회 상장했다. 디지탈캠프는 이후 사명을 비에스이홀딩스로 바꿨다. 코스닥 상장사인 비에스이홀딩스가 장외업체인 비에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형태다. 따라서 비에스이 실적이 고스란히 코스닥 상장사이자 모회사인 비에스이홀딩스(이하 비에스이)에 그대로 반영되는 구조다.지난 3월 우회상장으로 코스닥 입성당초 기대감과 달리 비에스이 주가는 우회 상장 후 내리막길을 탔다. 우회상장 후 첫 거래일인 3월4일 2만원을 웃돌던 주가는 5월19일 9430원으로 1만원 아래로 추락했다. 이후 1만∼1만3000원의 박스권을 형성하던 주가는 7월초 특허분쟁 관련 소송 해소, 노키아 공급 물량 확대 등의 호재에 힘입어 상승세를 탔다. 최근에는 1만8000∼1만9000원대로 오르며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하반기 실적 호조와 더불어 시장에서 리레이팅(재평가) 움직임이 활발하다. 외국인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은 8%대.세계시장 점유율 40% 웃돌아비에스이는 휴대폰용 마이크로폰 부문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40%를 웃돈다. 높은 점유율 때문에 향후 성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비에스이의 성장 전략을 살펴보면 이 같은 의구심이 사라진다. 비에스이는 기존 제품의 고객층을 다변화하고 고객사 내에서 경쟁사 대비 점유율을 높여가는 전략을 구사한다. 주요 부품의 국산화와 생산의 수직계열화, 규모의 경제에 따른 높은 원가 경쟁력 등이 비에스이가 마이크로폰 시장 세계 1위 업체로 우뚝 솟은 원동력이다.휴대폰 선두업체인 노키아를 공략하는 비에스이의 전략을 보면 ‘작지만 강한’ 면모를 볼 수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노키아 내 점유율이 16%에 머물렀으나 올해 40% 수준으로 높아졌다. 노키아쪽 매출은 지난해보다 186% 증가했다. 노키아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비에스이의 최대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스피커분야 신규사업 적극추진지름이 4mm인 마이크로폰 매출은 지난 2분기부터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상반기 월 평균 공급대수가 600만 대에서 지난 9월 1300만 대로 급증했다.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이어져 내년 노키아 내 점유율이 56% 수준으로 상승할 것이란 게 증권사들의 추정이다. 이처럼 비에스이가 노키아 점유율을 올릴 수 있었던 요인으로 △신속하고 적절한 고객 대응 △우수한 품질 △높은 기술력과 우수한 연구개발력 등이 꼽힌다. 비에스이는 노키아뿐 아니라 모토롤라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에릭슨 등 휴대폰업계 ‘빅 5’를 모두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때문에 국내 휴대폰 부품업체 중 고객 분포와 시장 지배력이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6월 지멘스의 휴대폰 사업부를 인수한 벤큐(BenQ)도 점유율 확대가 기대되는 고객사다. 벤큐 내 점유율이 10% 수준으로 낮아 향후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분석이다.박진수 비에스이 사장은 “세계 휴대폰 시장이 외형 면에서는 슬림폰, 기능 면에서는 DMB폰 등 멀티미디어폰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이 같은 경향은 초소형 마이크로폰과 고음질의 스피커 수요를 촉발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비에스이는 스피커 분야를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스피커는 마이크로폰과 반대로 전기신호를 음성신호로 바꾸는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우선 고부가가치 플랫 패널 스피커 분야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고 동시에 휴대폰용 일반 스피커인 다이내믹 스피커 분야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마이크로폰 사업을 통해 전 세계 주요 휴대폰 업체와 구축한 탄탄한 영업망을 활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휴대폰용 스피커의 세계시장 규모는 4천억∼6천억원으로 추정된다. 매년 5% 이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플랫 패널 스피커는 연말부터 휴대폰에 채택돼 내년 시장을 본격 형성한 뒤 2007년 525억원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구동칩이 개발돼 노키아 LG전자 등에서 제품을 테스트 중이다. 이달 중 다이내믹 스피커 샘플도 완성할 계획이다. 영업이익률은 10%, 시장점유율은 30%가 목표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스피커 부문이 4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내년에는 매출 기여도가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비에스이는 자회사인 비에스엘과 이츠웰 등을 통해 내년부터 LED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물론 리스크 요인이 없지는 않다. 원·달러 환율 변동이 주가의 걸림돌이다. 매출의 55% 이상이 수출이고, 이중 80%가 달러로 결제되기 때문에 환율 변동은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 밖에 휴대폰 메이커들의 수익성 하락은 부품업체의 단가 인하 압력으로 이어진다는 점도 흠이다. 하반기에 주식교환과 관련된 비용처리가 일단락되고 옛 디지털캠프의 부실자산 처리 및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처리도 마무리될 전망이다. 500억원 규모의 비에스이의 영업권 상각비 처리가 문제로 남는다. 회사측은 5년 간 정액 상각한다는 입장이지만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내년 일시에 상각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목표주가 2만원…추가상승 여력굿모닝신한증권은 올해 비에스이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17%가량 증가한 1671억원, 영업이익은 우회상장 등의 비용 발생으로 11.69% 줄어든 219억원으로 추정했다. 외형은 증가하지만 수익성은 다소 부진한 성적표다. 그러나 하반기, 특히 4분기부터 수익 모멘텀이 강화돼 내년부터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로폰 분야의 원가 절감이 수익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비에스이는 생산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 내 생산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본사에서 월 4000만 개, 중국 둥완법인이 월 1500만 개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국내 생산물량을 중국으로 이전하기 위해 톈진법인을 설립 중이며 4분기 내 완공된다.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내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2110억원, 358억원으로 추정됐다. 외형과 수익성 모두 올해보다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는 2만원 안팎이지만 추가 상향 조정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마이크로폰 분야의 시장 점유율에 비해 주가는 저평가됐다는 지적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계 증권사들도 최근 분석을 시작하면서 잇따라 매수 추천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