즘 재테크 시장의 최대 화두는 단연 ‘펀드’다. 펀드 전성시대가 열린 가운데 수익률을 기준으로 보면 중남미, 인도, 동유럽 등을 겨냥한 해외펀드가 특히 돋보인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중남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평균 40%가 넘어 국내 주식형 펀드보다 약 10%포인트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인도 주식형 펀드는 30%, 동유럽 주식형 펀드는 29%로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보다 높았다.특히 부유층의 자금이 해외 펀드에 대거 몰려들었다. 올 들어 해외펀드의 수탁고는 1조1000억원, 펀드 수도 60여 개가 늘었다. 같은 기간 해외채권형 펀드의 수탁고가 1200억원이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해외주식형 펀드에 몰린 자금 규모는 무려 1조2000억원이 넘는다. 이머징 마켓을 겨냥한 해외주식형 펀드가 이처럼 인기를 끄는 것은 무엇보다 이 지역 주가가 높은 경제성장률을 바탕으로 크게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우리나라도 개인들의 외국 부동산 투자까지 허용할 만큼 해외 투자와 관련한 규제를 완화했고, 올 들어 원화 환율도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보인 것도 해외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을 촉진시킨 요인으로 분석된다. 앞으로도 해외펀드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어느 국가의 경제성장률이 더 높고, 어느 나라의 주가가 더 상승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 기준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러 기준이 있으나 뉴밀레니엄 시대에 접어들어 고성장하는 국가들의 성장 동인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 답을 구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먼저 고성장하는 국가들은 대부분 거시정책 기조가 분배보다는 성장을 우선하고 이 과정에서 심화되는 소득불균형은 인위적인 배분보다는 ‘기부와 나눔 문화’로 해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상대적으로 분배요구와 노조가 강한 국가는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다.또 경제운용과 관련해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경제 주체들에게 경쟁을 최대한 북돋는 국가일수록 성장률이 높다. 이와 함께 인구수가 많고 경제연령을 젊게 유지하는 국가일수록 성장률이 높다. 최근처럼 수요보다 공급이 압도적으로 많은 상품공급 과잉시대에 한 나라의 경제성장은 시장규모와 상품흡수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을 시사해 주는 대목이다. 부존자원이 많은 국가의 경제 성장세도 견실하다.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경제 이기주의로 자원의 민족주의가 1970년대 이후 다시 고개를 들면서 부존자원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정보기술(IT)과 같은 첨단기술 업종에 강점을 갖고 있는 국가들도 빠른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런 기준으로 볼 때 이른바 브릭스(BRICs)를 대상으로 한 해외펀드가 계속해서 유망해 보인다. 브릭스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첫 영문글자를 따서 만든 신조어로 전 세계 주요 국가의 대외정책과 기업들의 해외진출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브릭스 국가들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다. 브릭스의 면적은 세계 전체 면적의 29%에 달한다. 또 전 세계 인구의 43%에 달하는 27억 명이 브릭스에 몰려 있다. 특히 이들의 낮은 물가를 고려한 실질구매력은 세계의 24%에 이르며 원유와 천연가스, 철광석과 비철금속 등 천연자원 매장량도 어마어마하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소의 차이가 있으나 브릭스 국가들은 새로운 성장 동인을 갖고 있기 때문에 뉴밀레니엄 시대의 세계경제를 주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