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인테리어 디자이너 위용인

‘아파트 디자인 시대’를 연 위용인 실내 건축 디자이너는 업계에서 ‘평면 설계의 마술사’로 통한다. 화성 동탄에서 월드메르디앙의 ‘200 대 1 신화’를 창조한 주역이자 대구에서 앙드레 김과 맞붙어 승리한 위용인 위드프랜 대표에게는 ‘건축 디자인계의 앙드레 김’이란 별칭도 따라다닌다. 명품 아파트의 ‘미다스’답게 패션에 있어서도 진정한 자기 철학을 가진 멋쟁이 위 대표의 슈트 철학을 들어본다.내 건축 디자인 회사 위드프랜의 위용인 대표는 업계에서 모델로 통한다. 180cm가 훌쩍 넘는 큰 키에 단단한 골격과 서글서글한 눈매의 마스크가 조화를 이뤄 마치 전문 모델같은 분위기를 자아내기 때문이다. 쉰이 넘은 나이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의 당당한 체격은 보너스다. 덕분에 수많은 회사로부터 광고 모델을 제의받기도 했다.“예전에 MBC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선택! 토요일이 좋다’에 2년간 출연한 적이 있어요. 러브하우스의 전신과 같은 프로그램이었는데, 무료로 집을 개조해 주는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고 그것에 대해 설명하는 역할을 맡았죠. 공중파 프로그램의 영향력 때문인지 광고 모델 제의가 많이 들어왔고 실제로도 몇 번 한 적이 있습니다. 요즘도 전문직 종사자들을 등장시키는 광고 제의가 들어와요. 재미있기는 하지만 제 일이 아니어서인지 좀 힘들더라고요. 제겐 영락없이 건축 디자인이 천직인 것 같아요.”그가 광고계의 러브콜을 받는 것은 단순히 외모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홍익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자신만의 커리어를 수십 년간 외도 한 번 없이 일궈와 그 분야의 넘버원으로 인정받는 이 시대의 진정한 스페셜리스트다.“건축 디자인을 전공하고 20여 년 전부터 사업에 뛰어들었죠. 건축 인테리어 디자인뿐만 아니라 마케팅, 카탈로그 제작, CF까지 건축에 관련된 모든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제 인생 최대의 작품은 ‘월드메르디앙’인데요, 우리나라에 아파트 브랜드를 처음으로 도입한 계기가 됐죠. 이후 래미안이나 자이 등 아파트 디자인 시대가 열렸으니까요. 지금도 1년에 1만5000가구를 직접 설계하고 있습니다.”위 대표가 세상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계기는 1998년 파주 교하 월드메르디앙 아파트 분양 때부터다. 모두가 힘들다던 외환위기 시절에 아파트 하나로 공전의 히트를 친 것. 외환위기의 충격으로 분양 시장이 빈사 상태에 빠졌지만, 그는 이른바 ‘로체풍’이란 유럽식 디자인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3000가구가 넘는 대단지가 불티나게 팔렸고 대기업은 물론 지방 중소업체까지 너도나도 그의 디자인을 몰래 베껴갈 정도였다. 이후 아파트 건설사들은 위 대표의 디자인을 흉내 낸 아파트들을 속속 내놨고 그럴 때마다 위 대표는 더 큰 보람을 느꼈다고. 이후 목동파라곤, 디아뜨갤러리, 오류동 금강아파트 등에서 그가 내놓은 평면은 소비자에게 그대로 먹혀들며 대박 행진을 이어갔다.3년 전에는 대구에서 앙드레 김과 한판 붙기도 했다. 삼성이 앙드레 김을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영입하고, 월드메르디앙은 이에 맞서 위인용 대표로 맞불 작전을 펼쳤기 때문이다. 똑같은 지역에서 같은 시기에 분양했고 결과는 위 대표의 승. 이후 위 대표의 위상이 더욱 높아졌음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요즘은 경기 악화로 국내 건설 시장이 많이 시들해졌어요. 그 때문에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죠. 두바이와 마카오에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아직 확정된 바는 없어요. 하지만 우리나라의 건축 인테리어가 세계적인 수준에 다다랐음은 두 말할 나위 없는 사실이죠.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 점이 무척 자랑스럽습니다.”일 이야기를 하는 내내 진지했던 그가 사진을 찍겠다고 하자, 파운데이션을 꺼내 얼굴에 바른다.“요즘은 남자들도 화장을 하는 시대라고 하더라고요.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은 나이에 관계없이 트렌드에 민감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젊은이들이 무엇에 관심이 있나 면밀히 살피죠.”그의 말마따나 활동적인 점퍼 차림에 날렵한 스니커즈를 신은 모습에서 기성세대의 완고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전체적인 스타일은 클래식하지만 스타일의 섬세한 부분까지 들여다보면 요즘 젊은 세대들의 취향이 군데군데 묻어나온다.“가족이 미국 맨해튼에 거주하고 있어 1년에 반 정도는 거기서 생활하죠. 그래서인지 쇼핑은 주로 미국에서 하게 되더군요. 뉴욕 록펠러센터에 자주 가는 편이고, 스타일리시하면서도 기능적인 옷을 선호합니다. 캐주얼은 콜로헨이나 상하이탕을 좋아하고 양복은 원단이 좋은 갤럭시를 많이 입고 있어요.”그는 뭘 입든, 트렌디하거나 클래식하거나 극과 극을 고집한다. 취미 중 하나인 시계 컬렉팅에도 그의 이런 점은 고스란히 나타난다. 클래식 슈트를 입을 땐 고가의 크로노스위스 투르비옹 시계를 착용하고 가벼운 캐주얼 차림일 땐 알레시의 중저가 디자인 시계를 차기도 한다. 하지만 신발만큼은 수제화를 고집하는데, 요즘은 집 주변인 청담동에 자리한 이탈리아 수제 구두 숍에서 구두를 맞춰 신는다.“구두만큼 양복도 중요하기 때문에 수제로 만든 것을 선호하는 편이죠. 갤럭시 양복은 국내 브랜드로는 드물게 비접착식으로 손바느질한 게 마음에 듭니다. 입었을 때 편하고 라인도 잘 빠져 자주 손이 가는 옷이죠. 클래식하면서도 실용적이라는 게 강점인 것 같습니다.”일에도 스타일에도 확고한 신념을 가진 위 대표는 은퇴 후에 직접 전원주택을 지어 살 생각이다. 그만의 감각과 날카로운 지성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 어떤 모습일지 기대된다. 1959년생. 1977년전남 고등학교 졸업 1980년홍익대 건축학과 졸업 1995년일본 도시컨설턴트 디자인 실장 1996년MBC ‘선택 토요일이 좋다’ 전속인테리어 디자인 1999년위드프랜 설립 2000년행복이가득한집과 문화관광부 주최 새천년 국내 디자인 초이스 작가 선정 2005년청주대 외래강사국민대 외래강사토지개발공사 외래 고문 2000월드건설(주) 주택사업부 Creative이사세종건설(주) 주택사업부 Creative이사 2008년위드프랜 대표(현)이탈리아 최고급 소재로 제작된 수젤로 라인의 핀 스트라이프 슈트, GALAXY.스카이 블루 컬러의 타이와 행커치프, 화이트 셔츠 모두 GALAXY.나일론 100%의 이탈리아 직수입 고급 소재로 만들어진 블루 재킷, GALAXY.자잘한 체크가 멋스러운 이탈리아 직수입 고급 소재의 셔츠, GALAXY.뱀부 소재가 들어가 청량감을 주는 팬츠, GALAXY Casual.건축하는 사람들은 디자인에 몸담고 있기에 워낙 스타일리시하다. 위 대표 역시 편안하면서도 멋스러운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얼굴이 검은 편이기 때문에 파스텔 톤보다는 브라운이나 블루 계열이 잘 어울린다. 이런 스타일은 슈트 연출을 할 때 너무 딱딱하기보다는 편안한 스카프 연출을 해주는 것이 좋다. 나이가 있기 때문에 배가 나왔을 경우를 감안해 니트보다 셔츠로 체형 커버를 시도할 수 있다.이번에 시도해 본 스타일링은 지적이면서도 편안한 슈트의 느낌이다. 갤럭시의 최고급 라인으로 이탈리아 수입 소재를 사용한 ‘수젤로(Suggello)’의 네이비 블루 그레이 투 톤 컬러 슈트를 시도해 봤다. 여기에 타이나 행커치프도 블루 계열로 통일해 지적인 느낌을 한층 살렸다.위 대표는 얼굴이 샤프한 편이므로 깔끔한 솔리드 네이비나 블루 슈트도 잘 어울릴 것이다. 여기에 포켓치프를 컬러풀하게 연출해 포인트를 준다면 화사한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이다.글 김지연·사진 이승재 기자 jykim@money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