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 아파트 시장은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규제 완화와 새로운 개발 계획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시장 분위기가 강남을 중심으로 호전되고 있다. 특히 강남3구는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 기대감으로 인해 매물 회수와 호가가 오르기 시작했고 폭락하던 전세가도 하락세가 멈추거나 일부 지역에서는 오름세로 전환됐다.시장 분위기가 이렇게 전환된 첫 번째 이유는 지난해 11월 이후 올해 1월 사이에 규제 완화 정책이 집중적으로 거론되면서 시장 수요를 자극한 측면이 크다. 우선 소위 부동산 3대 규제의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3대 규제 해제란 분양가 상한제 폐지, 강남 3구 투기 및 투기과열지구 지정 해지, 지방 미분양 아파트 양도세 감면을 지칭하는 것인데 이러한 남은 규제가 시장 회복 차원에서 해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가격 상승으로 연결된 것이다. 그리고 최근 서울시가 재건축 규제 완화를 수용하고 한강 공공성 회복 추진에 따른 한강변 초고층 아파트 건립 허용 방침을 밝힌 점도 이를 가속화했다. 여기에 제2롯데월드 개발 허용이 가시화되면서 송파 지역에서 개발에 따른 가격 상승 기대감이 매우 높아진 상태다.두 번째로는 수급면에서의 개선이 나타나고 있다. 작년 내내 심각했던 강남 지역 내에서의 공급초과가 연초 들어 상당 부분 해소됐다. 작년 하반기 이후 대규모 입주를 시작하면서 발생한 공급초과 현상은 매매가만이 아니라 전세가를 동시에 폭락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최근 전세 물량이 상당 부분 소화되면서 전세가가 회복됐고, 이에 따라 시장에서 잠실 지역 입주 흐름이 원활해졌다.세 번째는 금리 인하에 따른 부담 완화를 들 수 있다. 1월 하순 들어 주택 대출금리가 급락하면서 상대적으로 주택 담보대출에 따른 부담이 줄어들었다. 또한 향후 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투기지역 해제에 따른 대출 비율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도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이처럼 최근 강남3구를 중심으로 가격 반등 조짐이 나타나지만 이러한 반등이 본격적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무엇보다 실물경기의 침체가 이제 본격화되는 시점이기 때문에 금리 인하나 부동산 규제 완화만으로 부동산 시장을 회복시키는 어려울 것이다. 경기 침체와 소득 감소가 수요 자체를 위축시켜 다른 조건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주택 수요를 근본적으로 진작시킬 수 없다.특히 강남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가격 하락세가 주춤하더라도 이를 대세라고 판단하기에는 섣부른 감이 있다. 오히려 일부 지역에서는 본격적인 가격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택 수요는 광역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주거지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난다.따라서 지역 내에 실수요가 형성되지 않는 경우 시장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다. 서울 주요지역의 경우 아파트의 70~75%가 같은 구에 있는 매수자에게 거래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강남3구는 이 비율이 50% 수준으로 여타 지역과 달리 정책이나 전체 시장 변화에 민감한 지역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우선 강북 지역의 가격 하락이 여전하고 수도권 내의 신도시나 나머지 도시 모두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향후 규제 완화에 따라 국지적으로 일시적인 가격 반등이 가능할 수 있지만 실물경기 전체의 회복 없이 이러한 움직임이 확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부동산114 대표서울대 경제학 박사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