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업계에선 경인운하가 개통되면 인천 경서, 검암지구와 김포 검단신도시, 풍무동 등의 집값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한다.그동안 침체를 겪어 왔던 검단신도시의 경우 조만간 보상 문제가 매듭지어지면 상승세는 한층 더 커질 것으로 인근 부동산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년 여간 표류한 경인운하 건설 사업의 재추진으로 경인운하 주변 개발과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최근 경인운하 건설 사업이 경제성이 있다는 판단 아래 3월부터 재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터미널은 물론 터미널의 복합물류단지와 관광, 레저, 편익시설 등도 유치해 운하를 국제관광레저로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운하를 끼고 있는 인천시와 서울시 역시 운하 주변 지역에 운하 친수 공간 등 각종 개발 사업을 적극 추진하기로 하고 기본 계획 수립에 착수했다.경인운하 구간은 인천에서 영종도를 잇는 영종대교 입구 북쪽인 인천시 서구시천동(서해)에서 서울 강서구 개화동(한강)까지 18km다. 인천공항고속도로 인근인 인천 서구의 백석, 검암, 다남동, 계양구 둑실동, 상야동 등을 거쳐 김포대교와 행주대교 사이 한강으로 연결된다.경인운하는 현재 9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고 방수로 확장공사를 진행 중인 굴포천 방수로 구간(굴포천~서해) 14.2km 중 한강 쪽으로 3.8km만 파면 사실상 완료된다. 경인운하 수심 6.3m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재 깊이 4.1m인 굴포천 방수로를 2.2m만 추가로 준설하면 운하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경인운하 개설이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1987년 7월 대홍수로 굴포천 유역에 엄청난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낸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에 따라 당시 건설교통부는 1992년 굴포천 종합 치수 사업으로 굴포천의 물길을 서해로 돌리기 위해 땅을 파내는 굴포천 방수로 사업을 하게 됐다. 현재 폭 80m 확장 공사를 진행 중이다. 정부는 1995년 방수로 공사 구간을 좀 더 늘려 한강까지 연결해 운하로 활용하기로 하고 경인운하 건설 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2003년부터 환경단체의 반대로 사업이 중단되고 방수로 공사만 진행돼 왔다. 국토해양부는 오는 3월 굴포천 방수로~김포터미널(한강) 연결수로 착공에 이어 6월에는 교량, 갑문(선박출입문) 등 주요 공정에 착수한다. 2011년 12월 완공과 함께 선박을 운항할 계획이다.경인운하는 4000톤급 선박이 인천 서해에서 한강까지 화물을 실어 나르게 돼 경인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등의 내륙 교통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2년 이후에는 중국과 용산을 오가는 여객선도 운항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해양부 권진봉 건설수자원실장은 “방수로를 운하로 활용하면 홍수 예방은 물론 물류비 절감, 교통난 해소와 함께 문화·관광·레저 등으로 활용할 수 있게 돼 지역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의 화물과 인천항만으로 들어오는 화물을 경인운하를 통해 김포와 서울까지 수송할 경우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할 때와 비교해 1 TEU(20피트 길이의 컨테이너 1개: Twenty-foot Equivalent Units)당 6만 원이 절감될 것으로 국토부는 전망하고 있다.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정부는 경인운하 서해 입구인 인천 서구 시천동(서해 입구)에 인천터미널(약 280만㎡)과 김포터미널(약 200만㎡)을 만들고 각 터미널에 배후 물류단지를 조성한다. 배후단지에는 화물 창고, 가공, 조립, 유통 시설이 들어서며 터미널을 기점으로 4차로 제방도로도 건설된다. 또 경인운하를 횡단하는 교량은 모두 12개가 건설된다. 이뿐만 아니라 인천터미널 갑문 3기 중 1기가 레저용으로 설치되며 김포터미널에는 요트 등을 즐길 수 있도록 마리나 부두가 들어선다. 이는 서울시가 현재 추진 중인 르네상스 계획과 연결돼 추진된다.서울시는 용산터미널이 완공될 경우 용산~중국 직항 여객선(5000톤) 운항이 가능해져 경인운하와 한강을 국제 관광 물류 명소로 발전시킨다는 청사진도 내놓고 있다. 정부는 또 경인운하 사업을 통해 경제특구인 인천 송도국제도시와 청라지구, 검단신도시, 김포 고촌지구 등 주변 지역에 자전거 도로, 산책로, 공원 등 친수 공간을 조성해 국제적인 관광 명소로 만들 계획이다. 특히 경인운하의 인천·김포터미널에 여객·화물·유통 시설과 함께 공원 해양레저 상업시설들이 들어설 배후단지가 조성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근 신도시를 비롯한 주변 대규모 택지지구에 대한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인운하에 인접한 인천 검단신도시, 청라지구 등 인천 서구지역과 김포한강신도시 등 김포지역, 서울 강서구, 마포구 등의 부동산 시장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실제로 현장에선 경인운하 개통 소식이 알려지면서 급매물 위주로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경인운하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는 김포 풍무동, 김포 검단신도시, 인천 서구 원당동 등은 지난해 말부터 급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김포 풍무동 명지공인 송명덕 대표는 “경인운하 소식을 듣고 외지인들의 문의 전화가 크게 늘었다”면서 “아직은 지역 내 주민들이 큰 평형대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많지만 자금사정이 나아지면 이쪽(김포, 인천 서구)에 집을 구입하려는 외지인들의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포 원당동 풍림아파트 66㎡(20평)대 급매물은 1억8000만 원, 99㎡(30평)대는 2억2000만~2억3000만 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풍무동 프라임빌 159㎡(48평)는 얼마 전 3억 5000만 원에 급매물로 팔렸다.관련 업계에선 경인운하가 개통되면 인천 경서, 검암지구와 김포 검단신도시, 풍무동 등의 집값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동안 침체를 겪어 왔던 검단신도시의 경우 조만간 보상 문제가 매듭지어지면 상승세는 한층 더 커질 것으로 인근 부동산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김포 고촌면 일대는 경인운하 터미널까지 예정돼 있는데다 서울 강서구까지 차로 5분밖에 소요되지 않고 서울외곽순환도로를 바로 이용할 수 있어 경인운하의 최대 수혜 지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고촌면 현대 힐스테이트, 동일 하이빌 등은 정부의 운하 계획 발표 후 매물이 모두 소진된 상태다. 한국토지공사 청라사업단 박영식 개발팀장은 “경인운하의 서측 관문인 인천터미널이 청라지구 북단에 계획돼 있어 수송 시스템 확충과 관광객 유치 등의 측면에서 청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부동산 경기가 회복기에 들어서면 운하 건설이 청라지구의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경인운하 사업은 인천시 입장에서도 대형 호재다. 경인운하 개통과 맞물려 인천시는 시 면모를 일신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천시는 최근 경인운하가 통과하는 서구와 계양구로부터 운하 주변 개발 계획을 건의 받아 인천발전연구원에 사업 타당성 검토 용역을 의뢰하는 한편 인천 서북부 개발 계획안에 대한 청사진을 마련했다.개발계획안에 따르면 우선 운하 건설로 남북으로 갈리는 인천 서구와 계양구는 모두 6개의 교량으로 연결되며 이들 교량과 이어지는 도로가 곳곳에 신설돼 양분된 서북부 지역을 잇게 된다. 특히 운하가 시작되는 시천동 일대 284만㎡ 규모의 땅에는 5선석 규모의 접안 시설과 갑문 5기를 갖춘 인천터미널이 들어서며 인근 3만3000여㎡ 부지에는 고급 빌라 타운을 조성한다. 인천터미널에서 수백m 떨어진 나대지에는 50만㎡ 규모로 미니 수변 도시를 조성한다. 이곳에 살게 될 5만∼7만여 명의 주민들은 수상택시로 서울이나 영종도, 청라지구로 출퇴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인천터미널과 운하 둑을 따라 길이 15.6km의 도로를 만들어 서구 가정동∼김포 간 6차로와 서구 경서동∼인천공항고속도로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계양산과 연계한 생태공원과 자전거 전용도로도 만든다는 게 시의 구상이다.인천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백석동에도 새로운 물류단지와 고급주택 단지가 들어서고 논밭뿐인 계양구 둑실동은 현재 왕복 2차로의 ‘서낭길’을 통해 운하 교량이 연결된다. 운하 남쪽의 산림 지역인 목상동은 방축동∼다남동 사이에 신설될 도로와 교량을 통해 둑실동과 왕래할 수 있게 되며 운하 남쪽의 검암동과 북쪽의 오류동에는 운하를 남북으로 가로지를 인천도시철도 2호선의 정류장이 설치되는 등 경인운하 주변으로 도로와 철로가 거미줄처럼 뻗어나갈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김인완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기자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