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의 미래’ 메디포스트
스닥시장의 대표 줄기세포주인 메디포스트가 2009년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미국의 차기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가 줄기세포 활용을 비롯한 바이오 관련 산업에 호의적이라는 소식으로 이른바 ‘오바마 수혜주’ 테마가 형성된 데다 세계적 제약사의 잇단 한국 투자 계획 발표로 영업 환경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또 유럽에서 한 스페인 여성이 자신의 줄기세포로 배양한 장기를 성공적으로 이식받았다는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줄기세포주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폭됐다. 이에 따라 주가도 재평가를 받으며 주주들에게 화답했다. 2008년 12월 중순 현재 메디포스트 주가는 10월 금융 위기 이후 급락한 하락분을 모두 만회해 연초 수준인 1만5000원대를 다시 회복했다.메디포스트는 제대혈은행 넘버원(NO.1) 기업이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세포 분리 및 배양 기술, 임상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제대혈(탯줄) 성체줄기세포 치료제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제대혈은행이란 제대혈을 각종 검사 후 특수 내용 기술로 영구적으로 보관했다가 치료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곳을 말한다. 제대혈은행에는 일반적인 상업적 제대혈은행 개념으로 아기 본인과 그 가족만을 위해 보관하는 가족은행과 제대혈을 기증받아 환자에게 공급하고 세포 치료제 등의 연구 목적에도 활용하는 공여은행 2가지가 있다.제대혈 시장의 시장점유율(MS) 1위는 단연 메디포스트다. 보건복지가족부 등에 따르면 메디포스트가 44%, 라이프코드가 19%, 차병원이 13%, 히스토스템이 6% 등으로 메디포스트가 압도적인 수준으로 앞선다. 제대혈 계약 건수로도 주요 경쟁 업체보다 2배 이상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1996년 최초로 가톨릭 제대혈은행이 설립됐다. 이후 삼성서울병원 등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공여은행이 운영됐다. 메디포스트는 2000년 6월 26일 93명의 임직원이 모여 문을 열었고, 제대혈은행은 2002년 하반기부터 급속도로 확산됐다. 메디포스트가 가족용 제대혈 보관의 필요성을 산부인과 의사들과 산모들에게 적극 홍보한 시점과 맞물린다. 제대혈은행의 성장은 아직까지 진행형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저출산·노령화시대로 접어들면서 자녀에 대한 투자가 급증할 뿐만 아니라 줄기세포 치료 대상 환자가 점차 증가하면서 미래 핵심 산업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우리나라의 경우 제대혈 보관은 2005년 출산 대비 10%대에서 2015년에는 30~40%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메디포스트는 2005년 연골 재생 치료제 ‘카티스템™’의 상업 임상시험을 한국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승인받았다.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한 세계 최초의 상업화가 이뤄진 것이다. 메디포스트는 2007년 11월에 임상1, 2상을 완료했다. 이어 8월에 임상3상을 승인을 획득, 고려대 구로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가천의대 길병원, 인하대병원, 이화여대목동병원, 한양대병원 등 8개의 대형 종합병원에서 약 1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유효성에 대해 시험하고 있다. 임상3상 검증이 완료되면 품목 허가를 받아 본격적으로 관절연골손상 동종줄기세포 치료제를 시장에 출시하게 된다. 무엇보다 메디포스트는 제대혈 성체줄기세포 치료제의 상업화에 필수적인 배양 설비 분야에서 대량생산 체제를 갖춘 점이 가장 큰 강점이다. 세계 최초 상업 임상 승인 제품인 카티스템을 비롯해 국내외 특허 등록 7건, 특허 출원 13건, 상표 등록 12건 등의 인·허가를 확보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식약청 기준에 부합하는 세포 모니터링, 기능 평가, 생산 설비 등의 인프라를 완벽하게 구축한 것이다.메디포스트는 2008년 7월 태국의 재생의학의료시술 전문회사인 프로제닉(Progenic)사와 제대혈 유래 간엽줄기세포의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연간 최소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이며 제대혈 유래 간엽줄기세포의 해외시장 첫 판매다.프로제닉사는 줄기세포 연구·개발(R&D) 및 시술 전문 기업으로 혈액 질환, 신경계 질환, 근골격계 질환 등 다양한 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 메디포스트 관계자는 이에 대해 “메디포스트의 세포 배양 기술이 해외에서 인정받은 사례”라며 “이번 계약을 통해 회사의 기술 및 줄기세포의 사업성을 관련 업계에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메디포스트는 또 제대혈 유래 간엽줄기세포가 시험관 내에서 뇌종양 세포에 특이적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유명해졌다. 2008년 10월 중순 미국의 줄기세포 관련 학술지인 ‘Stem cells and Development’에 신경질환 줄기세포 치료제와 관련한 논문이 게재된 것이다. 이 회사 장종욱 박사는 “뇌종양 세포로부터 과분비되는 특정 사이토카인을 제대혈 유래 간엽줄기세포의 상기 사이토카인 수용체가 인지해 뇌종양 세포로 이동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이는 제대혈 유래 간엽줄기세포가 뇌종양을 사멸시킬 수 있는 치료 유전자를 탑재한 운반체로 응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박사의 이 연구는 국책 과제인 보건복지가족부 암정복추진개발사업의 지원 하에 이뤄졌다. 현재 동물 실험을 진행 중이다.메디포스트의 2008년 실적은 R&D 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 영향으로 전년에 비해 부진했다. 2007년부터 160억 원 규모의 연구소 신설 투자를 진행 중인데다 개발비용으로 2008년 3분기에만 54억 원을 투자했다. 이는 매출액 대비 65.8%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메디포스트의 2008년 3분기 매출액은 91억8900만 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각각 7억 원과 3억 원의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발생,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상반기까지 매출액은 63억 원, 당기순이익은 1억2900만 원을 각각 기록했다.2009년에는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줄기세포의 해외 판매 사업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인 제약사들의 한국 투자 계획이 잇따라 발표되는 등 영업 환경이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은 최근 분석 보고서를 통해 “황우석 사태 이후 바이오 거품이 꺼지면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고 있다”며 “2009년 한 해는 국내 바이오산업 부흥의 원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또한 세계적 제약사 화이자와 바이오 기업에 주로 투자해 온 노바티스 펀드의 잇따른 한국 투자 계획도 바이오산업 성장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8년 12월 발표된 폐질환 치료제 ‘뉴모스템’의 보건복지가족부 보건의료연구개발사업 신약 비임상, 임상시험 지원과제 선정 및 연구비 지원과 제대혈 유래 연골재생치료제 ‘카티스템’의 정부 지원(약 45억 원)도 2009년년 실적 개선 기대를 높여주는 요인이다.“바이오 업체 옥석 가리기 과정 통해 2009년 국내 바이오 산업 부흥의 원년이 될 가능성 높아”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