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완 GM대우 부사장
대우의 라세티 프리미어 신차 발표회가 있었던 지난 10월 30일 제주 섭지코지 휘닉스 아일랜드. GM대우 디자인을 총괄하는 김태완 부사장은 떨리는 마음으로 단상에 섰다. 그 순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준중형 세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시간들이 머리를 스쳐갔다. 단상에 선 김 부사장은 “라세티 프리미어는 GM대우의 미래를 선도할 차세대 차량 중 첫 번째 모델로 GM의 글로벌 엔지니어링과 디자인팀이 힘을 모아 전 세계 시장을 겨냥해 만든 야심작”이라고 라세티 프리미어를 소개했다.라세티 프리미어는 차량의 기반이 되는 아키텍처만 해외에서 개발됐고 엔진과 디자인은 GM대우가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차가 글로벌 브랜드로 판매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세티 프리미어는 국내와 유럽, 미국 등지에서 생산되며 전 세계 130개국에서 판매될 예정이다.김 부사장은 “라세티 프리미어는 국내뿐만 아니라 GM 디자이너들에게 카 디자인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차”라면서 “강렬한 직선미를 강조하는 기존 GM 디자인에 동양적인 곡선미를 가미해 전혀 다른 새로운 라세티를 만들어냈다”고 소개했다.라세티 프리미어는 후드에서 트렁크까지가 아치형 루프라인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벨트 라인을 크롬 코팅 처리해 격조를 한층 높였다. 전체적인 외형은 스포츠 쿠페와 비슷하다. 그릴은 다소 투박하게 보일 수 있지만 보닛부터 뒤쪽 범퍼까지는 부드러운 곡선으로 처리했다.김 부사장이 라세티 프리미어의 디자인 포인트라고 강조한 부분은 앞좌석에 듀얼 콕피트 디자인이다. 비행기 조종석과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센터패시아를 중심으로 좌우를 똑같이 디자인했다. 센터패시아에 오디오, 에어컨 디자인도 대시보드 라인과 연결된다. 대시보드와 기어박스도 완만한 곡선으로 이어진다. 외관은 역동적, 내부는 부드러움을 강조한 것이 라세티 프리미어 디자인의 핵심이다.김 부사장은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 불고 있는 자동차 디자인 열풍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일반인들은 외관을 무조건 부드럽게 처리하는 것이 공기저항계수를 낮춰 연비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직선이 적당하게 살아 있어야 오히려 연비가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체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자동차 디자이너들의 관심은 외관을 예쁘게 디자인하면서 하이브리드와 같이 크기가 큰 엔진을 효과적으로 차체에 집어넣는데 있다”고 말했다.그는 그러면서 “조만간 출시될 라세티 프리미어 디젤 모델과 소형차 비스토 후속 모델은 기존 GM대우차의 이미지를 180도 바꿀 것”이라며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김 부사장은 피터 슈라이어 기아차 부사장과 같은 영국 왕립예술대학(RCA) 출신으로 1995년 대우차에 근무하면서 매그너스, 라세티, 칼로스, 마티즈의 외관 디자인을 주도했고 이후 이탈리아 피아트사에서 친퀘첸토, 푼토, 두카토 등 주로 혁신적인 디자인이 강조된 소형차 디자인을 맡았다.글 송창섭·사진 이승재 기자 realsong@moneyro.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