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과 부동산, 그리고 우리 화폐인 원화도 모두 내리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묻는다. 뭐를 사야 오를 것이냐고, 또 언제쯤이면 증시가 회복하겠느냐고. 필자는 금년 3월께 달러가 오를 것이라 판단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달러를 사두는 것이 좋겠다고 권유했고 그 권유를 받아들인 분들은 상당한 재미를 보고 있다.사실 필자는 작년 11월 초 달러가 900원 밑으로 내려가는 것을 보고 오버슈팅임을 직감하고 적립식으로 달러를 사들이기 시작했다.달러를 사라는 얘기는 원화를 팔라는 얘기와 같다. 원화를 매도하라는 얘기는 ‘대한민국’을 매도하라는 얘기와 같다. 이렇게 얘기하니 마치 매국노라는 비난을 들을 수도 있겠다 싶다.아무튼 더 나아가서 ‘한국’을 팔라는 얘기는 한국 내의 모든 투자 대상을 매도하라고 권유하는 것과 같은 논리다.대표적인 투자 대상은 주식과 부동산이고 따라서 주식과 부동산을 팔라는 얘기로 귀결된다. 10월 7일 아침 달러가 작전주처럼 갭 상승하는 모습을 보고 다시 오버슈팅이 나오고 있구나 싶었다. 단기적으로는 매도 기회였다. 돌이켜보면 묘한 트릭이었고 우리 스스로 속은 감도 든다.미국이 2007년 초부터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 문제로 비틀거리자 달러는 급락 행진을 이어갔고 우리 수출 기업들은 달러 선물환 매도, 중소기업들은 ‘키코’라는 이상한 옵션을 매도했다.그런데 정작 6월께에 미국 금융 위기가 본격적으로 터지자 달러는 오르기 시작했고 그 이전부터도 원화는 이미 내리고 있었다.이번 금융 위기는 그냥 끝나지 않고 실물경제로 옮겨갈 것이 명확하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시작되고 있는 이 게임의 본질은 무엇인가.답은 ‘마이너스 게임’이다. 통화가 고정된 고유 가치를 지니지 않는 세상은 기준점이 없다. 오로지 플러스 게임과 마이너스 게임이 있을 뿐인데 많이 배웠다 싶은 사람들도 이 마이너스 게임의 본질에 대해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하지만 마이너스 게임은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몸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누가 적게 잃느냐가 승패를 가름한다.내가 펀드에 1억 원을 넣었다가 6000만 원으로 줄어들었다면 하락세라고 해도 혹시나 하고 기다리게 된다. 4000만 원이 얼마나 큰돈인데 싶어서 말이다. 하지만 아니다 싶어 손절하고 6000만 원을 건졌는데, 다른 이가 결국 3000만 원만 건지고 나온다면 나는 그 사람에 비해 두 배의 부를 지닌 셈이 된다. 자국 통화가 하락하는 나라에서 어떻게 부동산이 오르고 주식이 오르겠는가, 아주 간단한 얘기가 아닌가.물론 예외는 있다. 바로 미국이다. 미국은 결제통화인 달러의 나라이기 때문에 달러가 하락해도 주가가 오를 수 있는 특권을 지닌 나라다. 하지만 긴 세월 속에서 그럴 수는 없는 법이다. 그래서 이번에 투자은행 몇 개를 날려버리면서 ‘마이너스’ 게임을 하기로 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음모론적 생각도 든다.전 세계에 풀려 있는 달러, 미국에는 채무인 달러를 한방에 없애버리기 위해 이른바 장기판에서 상(象)을 주고 차(車)를 취하는 게임판을 짠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다.장사를 하다 보면 남기기도 하고 밑지기도 한다. 하지만 현명한 판단은 남기든 밑지든 결국 우리에게 부를 가져다준다.명리학자고려대 법대 졸업새빛인베스트먼트 고문프레시안 고정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