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UBS자산운용 하나UBS배당60주식펀드
을철이면 투자자들에게 주목받는 펀드가 있다. 고배당주에 집중 투자하는 배당주 펀드가 주인공이다. 배당성향(배당금을 순이익으로 나눈 값)이 높은 고배당주들은 연말 배당을 앞두고 하반기 이후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특히 최근처럼 약세장이 지속될 경우 배당주 펀드는 일반 액티브형 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률 경쟁에서도 우위에 있다. 안정적인 배당수익이 예상되는 고배당주는 하락장에서 성장주보다 주가가 덜 빠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9월 5일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지수는 25.97% 하락했지만 유가증권시장의 고배당주 50개로 이뤄진 배당지수(KODI)는 하락률이 16.97%에 그쳤다.하나UBS자산운용의 대표 배당주 펀드인 ‘하나UBS배당60주식펀드’는 국내 배당주 펀드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2003년 5월에 설정된 클래스C형은 설정액이 약 7500억 원에 이른다.배당주 펀드의 기본 운용 전략은 보유 종목의 주가가 예상보다 많이 오를 경우 주식을 팔아 자본 이익을 챙기고, 반대로 주가가 떨어져 손실이 나면 배당 시점까지 보유해 배당수익으로 손실을 만회하는 방식이다. 배당성향이 높은 주식은 일반적으로 실적도 양호하면서 안정적이어서 특히 약세장에서 두각을 나타낸다.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공모형 주식형 펀드 425개 가운데 9월 5일 기준으로 작년 말 대비 수익률 상위 20개 펀드 중 10개가 배당주 펀드였다.시기적으로는 하반기부터 배당주 펀드로 자금이 몰리는 경향이 뚜렷하다. 우리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2007년의 경우 2월부터 4월까지는 배당주 펀드에서 월평균 50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유출됐다. 하지만 5월 이후 자금이 꾸준히 들어와 11월까지 총 2조6600억 원가량이 배당주 펀드로 순유입됐다.배당주 펀드는 고배당주를 타깃으로 한다는 점에서 상품마다 운용 스타일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운용사마다 조금씩 투자 전략을 달리하고 있다. 주가 상승 가능성이 큰 종목을 적극적으로 편입하는 액티브형과 순수 고배당주에만 초점을 맞추는 패시브형이 대표적인 전략이다. ‘삼성배당주장기’ ‘산은하이디배당’ ‘프레스티지고배당주식’ 등은 대표적인 액티브형 배당주 펀드로 분류된다. 반면 ‘세이고배당주식형’ ‘신영밸류고배당주식’ ‘프라임배당적립식주식’ 등은 패시브형 배당주 펀드에 속한다.‘하나UBS배당60주식펀드’는 이 두 유형의 중간 지점에 자리하고 있다. 고배당주를 주로 편입하면서도 시장 상황에 맞게 추가 수익이 기대되는 종목들을 적절히 혼합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하나UB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에서 2005년 1월부터 이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성창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펀드 설정 초기에는 순수배당주 위주로 운용하다가 이후 블루칩 위주로 시세 차익을 겨냥한 종목을 일부 편입하기 시작해 현재는 패시브형과 액티브형의 중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황 전망에 따라 운용 전략은 일부 수정된다. 가령 강세장이 예상되면 배당성향은 조금 낮더라도 주가 상승 여력이 큰 종목 비중을 늘리고, 반대로 시장이 조정기에 들어가면 고배당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식이다. 현재 펀드에 편입된 주식의 90% 이상은 대형주로 구성돼 있으며 중소형주와 코스닥 종목은 10% 미만으로 조절해 운용의 안정성을 높였다.운용팀은 △시장평균 이상의 배당수익률 △부채비율 200% 이하 △주가수익률(PER) 주가순자산배율(PBR) 등이 고평가되지 않은 기업 △일평균 거래 대금 1억 원 이상 등의 기준에 따라 투자 대상 배당주를 골라낸다. 배당수익률이 높으면서 이익이 안정적이고 현금 보유가 많은 주식이 우선 투자 대상이다. 국내 기업들이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해 내부 잉여 현금이 추세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주주 중시정책의 확대로 배당 정책도 강화되고 있어 배당주의 주가 흐름이 장기적으로도 좋을 것이라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성 매니저는 “과거 배당주 펀드는 하반기에 가입했다가 연말에 수익이 나면 이듬해 초 환매해 다른 펀드로 갈아타는 상품이란 인식이 강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배당주 펀드가 장기간 안정적인 성과가 가능하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장기 투자 상품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월가에서 잘 알려진 ‘다우의 개(Dog of the Dow)’ 투자 전략을 예로 들면서 국내에서도 배당주에 장기 투자하는 문화가 정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우의 개’ 투자 전략은 미국 다우지수 구성 종목 중 전년도 배당수익률이 높은 10개 종목을 골라 같은 금액씩 1년간 분산 투자하는 방식이다. 해가 바뀌면 다시 전년도 10개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것을 되풀이한다. 흔히 고배당주는 주가 움직임이 더뎌 투자자들이 기피하지만 장기로 투자하면 예상 밖의 위력을 발휘한다는 것이 이 전략의 핵심이다. 과거 30년간 다우지수가 연평균 12% 오르는 사이 ‘다우의 개’는 연간 18%씩의 상승률을 보였다는 분석도 있다.7월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 포스코 LG전자 현대차 태광 하나금융 KT 국민은행 KT&G 삼성화재 등이 주요 투자 종목이다. 태광은 이 펀드가 2004년부터 보유하고 있는 효자 종목 중 하나다. 운용팀이 7000원대부터 매입하기 시작한 태광은 이후 꾸준히 주가가 올라 지난해 5만 원 직전까지 상승했다. 관이음새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중동에서의 수요 급증으로 배당 여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 운용팀의 분석이 맞아떨어져 고수익을 올린 케이스다. 성 매니저는 “배당주 펀드는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갑자기 50%로 치솟는 종목보다는 연간 10~20%씩 꾸준하게 유지하는 기업을 더 선호한다”며 “특히 적자를 탈피해 배당 여력이 막 생기기 시작하는 종목을 선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소개했다. 그는 “성장주 위주로 투자하는 일반 주식형 펀드들은 지난해 말 이후 펼쳐진 조정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을 많은 투자자들이 체험했을 것”이라며 “배당주 펀드는 화려하지 않지만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상위 30% 정도는 꾸준하게 지키기 때문에 장기 투자 상품으로 딱 맞다”고 강조했다.박해영 한국경제신문 기자 bono@hankyung.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